[스포츠니어스 | 부천=임형철 기자] 놀라운 골을 넣은 부천의 송홍민이 이름 때문에 따라오는 고충을 토로했다.

송홍민의 소속팀인 부천FC1995는 7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전남드래곤즈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19 5라운드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부천은 전반 15분 송홍민의 중거리 슛으로 먼저 리드를 잡았지만 7분 뒤 김영욱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주며 달아오른 분위기를 길게 이어가지 못했다. 이에 부천은 네 경기 째 무승 행진을 이어갔다.

경기 후 송홍민은 놀라운 골을 넣은 것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송홍민은 "골을 넣은 순간을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뻤다"며 "믿고 기회를 주신 코치진과 감독님께 고맙다. 특히 슈팅할 때 힘을 빼라고 지도해주신 송선호 감독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송홍민은 원래 슈팅할 때마다 있는 힘껏 때리는 습관이 있었다. 그러나 웬만한 상황에서의 슈팅에 모두 힘이 들어가다 보니 공이 많이 뜨거나 옆으로 벗어나는 등의 문제가 따라왔다. 훈련에서 이를 지켜본 송선호 감독은 조용히 그를 불러 "슈팅할 때는 힘 좀 빼라"고 한 마디 건넸다. 이 말에 깊은 감명을 받은 송홍민은 습관을 바꿔 벌써 두 경기 연속으로 골을 넣고 있다.

송홍민은 "볼이 오는 순간 때려야한다는 직감이 왔다. 지난 경기에서도 골을 넣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며 "다들 전남전을 이기기 위해 정말 열심히 뛰었다. 물론 골을 넣어 기분은 좋지만 팀이 이겼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한편 송홍민은 인터뷰 중 조용히 고민을 토로했다. 멋진 골을 넣을 때마다 포털 사이트 영상에 달린 댓글을 확인한다는 그는 댓글 내용 때문에 아쉬울 때가 많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동안 송홍민의 골 장면에 달린 덧글은 "이상하다 글 제목 손흥민 아니었나", "우리흥", "언제 토트넘에서 부천 갔지", "손흥민 골 멋있게 넣네" 등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을 찾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손흥민이 아닌 송홍민은 "내심 기분은 좋다. 훌륭한 선수와 함께 언급되는 건 기쁜 일"이라면서도 "가끔은 내 이름이 전해지지 않는 것 같아 아쉬울 때도 있다"고 밝혔다.

송홍민은 이에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 "이제 부천의 송홍민이라는 선수도 있다는 걸 각인시키기 위해 뛰겠다"고 선언한 그는 "손흥민만큼 골을 많이 넣지는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손흥민처럼 멋있게 넣을 수는 있다. 앞으로 한 발 더 뛰며 멋진 골 많이 넣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 시각 현재 한 맞춤법/문법 검사기 사이트에서는 송홍민의 이름을 '손흥민'을 잘못 입력한 틀린 말로 간주해 오타로 감지하고 있다. 송홍민이 부천에서 놀라운 활약을 바탕으로 이 맞춤법/문법 검사기 사이트와 대중들에게 손흥민이 아닌 송홍민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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