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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포항=곽힘찬 기자] 포항 스틸러스 이석현의 경기력이 예전 같지 못하다. 최순호 감독을 비롯해 많은 팬들 역시 이석현을 향해 걱정스러운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석현의 경기력 저하는 무엇이 원인일까.

포항 스틸러스는 7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19 6라운드 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20분 아길라르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던 포항은 후반에 교체 투입된 이석현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가까스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이석현은 득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경기력에 만족할 수 없었다. 잦은 패스 실수로 빌드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동료들과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자신감이 떨어졌던 탓일까.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그의 모습은 무척 어두웠다.

최순호 감독 역시 경기가 끝난 후 이석현의 경기력을 두고 “이석현을 계속 관찰하고 있는데 작년에 합류했을 때 패스 연결의 확률을 비교해 볼 때 85% 이상에서 70% 이하로 떨어졌다. 이 문제가 심리적으로 가라앉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대화를 통해서 편안함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석현은 분명 심리적으로 힘들어하고 있었다. 이석현은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포항의 ‘살림꾼’이었다. 자리를 잡지 못했던 FC서울을 떠나 포항으로 트레이드 된 이석현은 많은 포항 팬들의 반발을 샀지만 이적 직후 17경기에 출전해 5골 4도움을 기록하는 등 포항 중원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넓은 시야와 뛰어난 탈압박 능력, 그리고 정교한 패스 등 포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컸다. 특히 지난해 8월 전북 현대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자신에 대한 우려를 모두 불식시켰다.

하지만 올 시즌이 시작되면서 패스 실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등 갑자기 경기력이 저하됐다. 이날 제주전을 지켜보던 포항 관계자 역시 “생각이 많은 것 같다”며 의문을 표시했다. 최순호 감독이 말한 것처럼 무엇이 이석현을 힘들게 한 것일까.

일각에서는 군 문제를 가장 유력한 이유로 꼽고 있다. 1990년생인 이석현은 아직까지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석현이 포항으로 이적하던 당시에도 곧 군에 입대해야 하는 선수를 정원진과 트레이드한다는 비판이 존재했다. 이제 30살에 접어든 나이이기에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하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

하지만 정확한 입대 날짜가 나오지 않아 이석현으로 하여금 생각이 많아지게 한다는 것이다.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를 하게 되면 K3(4부 리그) 등의 팀으로 옮겨야 한다. 과거 황지수 현 포항 코치가 그랬다. 황지수는 지난 2009년 10월 공익으로 입대해 낮에는 경기도 동두천시의 동사무소에서 쌀을 배달했고 저녁에는 K3 양주시민축구단 소속으로 경기에 출전했다. 그리고 2년 뒤 2011년 포항으로 복귀해 다시 주전 자리를 꿰찼다.

황지수의 사례를 살펴보면 이석현이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년 후반기 포항으로 와 맹활약하며 이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는데 입대를 하게 되면 축구 인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황지수처럼 다시 포항으로 돌아와 곧바로 주전 자리를 차지한다는 보장도 없기에 이석현의 머릿속은 너무 복잡하다.

이석현의 경기력이 갑자기 저하됐다고는 하나 이명주에 이어 채프만까지 떠난 포항의 현 중원에서 이석현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무시할 수는 없다. 최순호 감독 역시 이석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에 직접 “대화를 통해서 편안함을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만약 이석현의 부진이 계속 이어진다면 포항의 성적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스스로 이겨내 개인적인 부진을 털어낼 수밖에 없다. 감독, 코칭스태프를 비롯해 많은 포항 팬들까지 걱정스러움을 드러내고 있는 지금, 이석현은 자신 앞에 닥쳐온 ‘어떤 위기’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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