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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대구=곽힘찬 기자] ‘두 경기 연속골’. 대구FC 팬들은 보통 이 말만 들으면 에드가 또는 세징야의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이 상황에서는 김진혁을 나타내는 말이다. 0-1로 끌려가고 있던 대구를 구해낸 김진혁은 동점골을 터뜨린 후 홈 관중석을 바라보며 포효했다.

6일 오후 2시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대구FC와 성남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6라운드 경기에서 대구는 후반전에 터진 김진혁의 동점골에 힘입어 1-1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초반부터 성남의 강한 압박에 고전하던 대구는 선제골을 헌납한 후 패배를 기록하고 히로시마 원정을 떠나게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김진혁은 지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해결사로 나섰다. 세징야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은 김진혁은 187cm의 신장을 앞세워 두 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김진혁은 “높은 신장이 내 장점이다.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고 몸을 사리지 않은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웃었다.

사실 김진혁은 수비수와 공격수를 번갈아가며 뛰었다. 조광래 대표의 권유에 따라 센터백으로 포지션 변경을 한 김진혁은 지난 시즌까지 주로 수비수로 뛰었다. 하지만 올 시즌 안드레 감독은 에드가의 대체자로 김진혁을 낙점했고 지난 동계훈련에서 슈팅 훈련을 시키는 등 공격수의 능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동계훈련 당시 흘린 땀이 결실을 맺고 있다. 에드가가 부상으로 잠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김진혁에게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그리고 두 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팀의 선전을 이끌었다. 하지만 김진혁은 에드가가 돌아오기를 원했다. 지난 인천전이 끝난 후 “에드가가 왔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던 김진혁은 이날 성남전이 종료된 후에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팀을 위해서 에드가가 빨리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공격수와 수비수를 번갈아 가면서 뛰게 되면 김진혁에게 역효과가 올 수 있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진혁은 “어떻게 됐든 공격이든 수비든 경기에 나설 수만 있다면 해야하는 것이 맞다.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포지션이 많다는 것은 뛸 수 있는 시간 역시 늘어난다는 뜻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DGB대구은행파크는 11,600명의 관중이 운집하며 홈 네 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득점을 기록하며 대구를 패배의 수렁에서 구해낸 김진혁은 “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전율을 느껴보고 있다. 팬들 덕분에 한발 더 뛸 수 있는 힘을 얻었다”며 팬들을 향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과거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이렇다 할 기회를 얻지 못했던 김진혁에게 올 시즌은 스스로의 축구 경력에 있어 최고의 시즌이라고 말할 수 있다. 프로 데뷔 이후 첫 두 골, 두 경기 연속골, 잠정 리그 득점 1위 등 모두 지금까지 없던 일들이 자신에게 생기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얼떨떨하기만 한 김진혁은 “주변에서 미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분명히 지금까지는 나에게 최고의 시즌이다. 그래도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흐트러지지 않도록 스스로를 다그쳐 더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성남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대구는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내며 히로시마 산프레체 원정을 떠나게 됐다. 김진혁은 “처음 치르는 대회지만 정말 욕심이 난다”면서 “선수들 모두 더 열심히 준비해 16강행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며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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