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김현영 “평창 때 받은 사랑, 베이징서 보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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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ㅣ안소윤 인턴기자] 2019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팀이 이전 시즌과 다른 모습으로 이목을 끌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진 메달리스트만 대중들에 관심을 받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작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후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예상치 못한 좋은 성적에 대중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2018/19시즌 선발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뛰어난 실력뿐 아니라 남다른 팀워크, 탄탄한 선수층이 더욱 돋보였다. 그 가운데 소치 동계올림픽에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김현영(성남시청, 26)이 지난 3월에 열린 월드컵대회 500m 개인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번 시즌 좋은 성적에 김현영은 그저 운이 좋았다며 겸손함을 보였지만 제 3자가 봤을 때 그의 선전은 당연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지 이제 1년, 다시 4년 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향해 달려가고자 하는 김현영을 <스포츠니어스>가 직접 만났다. 그의 스케이팅처럼 이번 시즌도 안정적이었을까.

이번 시즌 잘 마무리하셨는데 귀국 후 휴식을 조금 가지셨나요?

아직 국내시합이 남은 상태여서 계속 운동 했어요. 부상은 아니지만 담이 심하게 걸려서 귀국 후 대회 준비를 잘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즌이 잘 끝나서 속이 후련해요.

그래도 경기 끝까지 포기 안하시고 잘 마무리하셨어요. 329일에 진행된 경기까지 포인트가 쌓여서 여름 국가대표팀에 합류 하는 건가요?

아니요. 여름 국가대표 합류는 각 선수마다 가장 잘한 두 종목을 합산해서 높은 순대로 합류하게 됩니다. 오늘 대회는 제 베스트 기록은 아니어서 큰 영향을 주진 않았어요.

김현영 선수 이번 시즌 정말 잘해주셨어요. 이번 시즌 돌아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역시 아직도 배워야할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나름 국가대표에 합류한 경력이 꽤 오래됐다고 생각했는데 매 해 시즌을 치룰 때마다 새롭고 부족한 점을 더 채워가야겠다는 걸 느꼈어요.

이번 시즌 월드컵 파이널 500m 개인 최고 기록이 나왔어요. 예상하셨나요?

사실 전혀 예상 못했어요.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큰 기대는 안했는데 링크장 얼음이 워낙 좋다보니 저도 모르게 실날과 같은 희망을 가졌었어요. 빙질이 너무 좋아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기록에 대한 욕심을 냈던 것 같아요.

 

김현영
김현영은 평창올림픽에서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김현영 SNS

올해 개인 최고 기록이 나올 정도로 열심히 훈련한 만큼 힘든 점도 있었을 것 같아요. 이번 시즌 훈련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나 본인 스스로에게 아쉬웠던 점 있나요?

올해가 올림픽 끝난 다음해여서 심리적, 체력적으로도 많이 쳐졌었어요. 목표도 잃고 작년 초에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을 향해 계속 달려온 것 같아서 휴식을 취하고 싶단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 상태임에도 생각보다 좋은 성적 낸 것 같아서 한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욕심이 생기다보니 ‘열심히 해서 더 좋은 성적내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후회도 남더라고요.

선배 이상화 선수가 잠정 휴식으로 김현영 선수가 단거리 대표주자로서 팀을 이끌어야 할 상황인데 이로 인해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커졌다거나, 이전과 바뀐 점이 있는 지 궁금해요.

오히려 예전에 많이 느꼈었는데, (상화)언니가 매 년 여름마다 캐나다로 전지훈련 가셨기 때문에 자주 마주칠 기회가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대학교 3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단거리 주장을 맡아왔어요. 대표팀 막내였다가 갑자기 주장을 맡게 돼서 어색했지만 지금은 시간이 지나다보니 적응이 되었습니다.

김현영선수는 어떤 계기로 스피드 스케이팅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스케이트는 초등학교 3-4학년 때 시작했어요. 이모부가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셨는데 제가 인라인스케이트 타는 모습을 보고 스케이팅에 소질 있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당시 인라인 스케이트 타고 코너링 하는 제 모습을 보시고 이모부가 저희 어머니께 “내가 코너링 하는 것보다 더 잘한다. 한번 스케이트 시켜보자”고 제안해주셔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 후 링크장에 방문했는데 시작해보니 재밌어서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해오고 있어요.

키가 크셔서 장거리도 잘 타실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단거리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엔 장거리 훈련부터 해야 체력이 길러져서 어릴 때 장·단거리를 다 타봤어요. 장거리도 곧 잘 탔는데 단거리를 더 물 흐르듯이 잘 타서 단거리 종목을 선택했습니다. 본격적인 선수 생활하기 전엔 쇼트트랙도 탔는데 초등학교 6학년 때 코치 선생님께서 “너 쇼트트랙 선수할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할래?”라고 말씀하셔서 “뭐가 달라요?”라고 물어봤는데 “쇼트트랙은 새벽 훈련을 해야 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어린 마음에 아침 운동하기 싫어서 스피드스케이팅을 선택했어요. 근데 스피드스케이팅도 아침 운동 있는 날은 엄청 빨리 시작해요. 대표팀 합류 전, 고등학교 때까진 새벽 5-6시에 훈련 시작해서 학교 다녀와서 또 운동하고 이 패턴의 반복이었어요.

제가 직접 스피드스케이팅 선발전 직관 갔을 때 김민선 선수, 이상화 선수 등 정말 단거리 선수들이 쟁쟁하다고 느꼈어요, 그동안 이 강자들 사이에서 매번 대표팀 발탁될 수 있었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 지 궁금합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쇼트트랙처럼 변수가 많은 종목이 아니어서 선수들끼리 훈련하다보면 상대 선수의 최고기록, 역량을 알게되요. 오랫동안 함께 훈련하다보니 스케이트 타는 걸 보면 그 선수가 오늘 어느 정도 탈지 예상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매번 무조건 4등 안에만 들자는 생각으로 선발전에 임했던 것 같아요.

스피드스케이팅 훈련 중 부상당한 적은 없나요?

2017 삿포로 아시안게임 시즌에 부상을 당했었어요. 보통 스피드스케이팅 훈련할 때 초·중·고·대학교 선수들과 실업팀 선수들이 다 같이 타요. 그러다보니 사람이 많아서 엉켜서 넘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제 경우는 선배가 넘어지면서 저를 걸고 넘어져서 결국 부상을 당했어요. 발목이 돌아가서 병원에 가보니 인대파열이었는데 수술을 안하고 재활로 몸 상태를 되찾으려 하니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제 기억엔 당시 동계 유니버시아드에서 굉장히 좋은 성적을 낸 걸로 기억하는데 그런 아픔이 있었을 줄 몰랐어요.

네 맞아요. 당시 동계 유니버시아드 시즌이었는데 저에게는 중요한 대회여서 걱정 많이 했어요. 시즌 중반이었지만 기록을 이미 다 낸 상태였어요. 그동안 운동만 하느라 심적으로 지친 상태였는데 오랜만에 쉰다는 사실에 다른 생각없이 그저 행복했던 것 같아요. 제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조금 낙관적인 편인가봐요.

김현영
ⓒ김현영 SNS

김현영 선수는 선수로서 강점이 있다면?

제가 제 강점에 대해 많이 생각 해봤는데 여전히 못 찾고 있어요. 다른 선수들도 제가 왜 잘 타는지 의아해 하더라고요. 근육도 잘 안 생기는 스타일이고 달리기도 대표팀에서 제일 못 뛰어요. 심지어 웨이트도 대표팀 내에서 가장 못 들거든요. 그렇다고 코어가 좋은 것도 아닌데 저도 제 스스로가 신기해요. 처음에 대표팀 들어왔을 때는 어머님들이랑 코치님들이 저한테 대표팀 오래 못 갈 거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나요.

그들의 말은 선입견에 불과했네요.

그쵸, 지금까지 대표팀에서 잘 훈련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니 선입견이 맞는 것 같아요.

단거리 선수들 중 김현영 선수처럼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달고 싶어서 운동한 꿈나무 선수들이 많을 텐데 고민상담하는 후배들이 종종 있나요?

제가 최근에 카카오톡 안고독방을 오랜만에 들어갔는데 한 어린 팬 분이 제가 스케이트 타는 걸 보고 멋있어서 스피드 스케이팅을 시작하셨대요. 그 이야기 듣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저를 보고 운동을 한 선수가 있다는 사실에 너무 고마웠어요. 운동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으셔서 그런지 굉장히 귀여운 고민을 털어놓으시곤 해요. 기회가 되면 그 선수가 장거리 선수인지 단거리 선수인지 꼭 물어보고 싶어요.

다른 선수들도 김현영 선수에게 이런 귀중한 에피소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요?

아니요. 뭔가 부끄러워서 따로 이야기 하지는 못했어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처음 밝히는 에피소드 입니다.

2017년 올림픽 직전에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팀 스프린트 동메달 획득하셨잖아요. 정말 축하드려요. 장거리 종목이 아닌 단거리 종목이 팀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한 게 처음인 것 같은데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아요. 앞으로 팀 스프린트가 올림픽 정식 종목 될 가능성도 있을까요?

저희도 올림픽 종목이 될 줄 알았는데 채택 가능성 없다고 발표났어요. 다음 올림픽을 베이징에서 개최되다보니 중국이 팀 스프린트에 강해서 무조건 정식 종목 될 줄 알았거든요. 기존에 있던 매스스타트가 없어지고 팀 스프린트가 생길 줄 알았는데 매스스타트가 계속 유지된다고 하더라고요. 단거리도 종목도 장거리 종목처럼 선수들에게 대회 참여 기회가 더 주어지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김현영 선수가 시니어 데뷔 이후 정말 꾸준히 잘해줬다고 생각해요. 다른 선수들은 한번 나가기도 힘든 올림픽을 두 번이나 다녀왔는데 김현영 선수가 느꼈던 소치 올림픽과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후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일단 두 올림픽은 제게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것 같아요. 소치 동계 올림픽 당시에는 나이가 어려서 출전하는데 의미를 두고 즐기면서 하자는 마음으로 임해서 성적도 좋지 않았어요. 러시아는 워낙 큰 국가이다 보니 소치 동계올림픽은 경기장을 비롯한 모든 시설들을 크게 지었더라고요. 그래서 올림픽 느낌이 물씬 났는데 반면에 평창 동계올림픽은 소치해 비해 정말 아담했어요. 한국에서 개최되다 보니 많은 분들이 오셔서 저를 위해 응원해주시는데 아직도 그 함성이 잊혀지지 않아요. 소치 때는 거의 외국 관중들이거나 우리나라 선수뿐이어서 느낌이 전혀 달랐어요. 제가 소치 동계 올림픽 때는 가족들보고도 오지 말라고 했는데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가족들까지 초대했어요.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경험은 돈과 절대 바꿀 수 없을 것 같아요. 지금 돌이켜보면 소치 동계올림픽을 먼저 경험한 것이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하는 데 큰 도움 된 것 같아요.

ⓒ김현영 인스타그램 제공

이미 두 번의 올림픽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 올림픽을 또 도전하겠다는 결심은 쉽지 않을 결정일 것 같아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준비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계기가 따로 있나요?

큰 고민 없이 자연스럽게 결정된 것 같아요. 실제로 스피드스케이팅 선배들도 세 번 도전하는 분들도 많이 계셨잖아요. 평창 때 제 나이가 전성기였지만 선생님들께서도 베이징까지 나가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하셨어요. 베이징 동계올림픽 지나고도 계속 운동해야하는 거 아니냐고 하셨지만 그건 아직 장담을 못할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했어요. (이)규혁오빠는 올림픽을 다섯 번 다녀오셨고 주변에 세 번 정도 출전하니까 두 번 출전하면 벌써 그만둔다는 시선으로 봐요. 그리고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원하던 성적이 나오다보니 조금 욕심내서 베이징까지 열심히 해보고 싶습니다.

단거리 맡언니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 나갔는데 선수촌 혹은 해외서 월드컵 시리즈 준비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있나요?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선수들과는 화기애애 잘 지내는 편이에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특히 감동이었던 적은, 원래 제 생일이 항상 시합이랑 겹쳐요. 그동안 생일을 외국에서 축하 받았던 것 같아요. 재작년 올림픽 선발전 5일 전에 제 생일이었어요. 12시 되자마자 컨디션 조절 차 자려고 했는데 룸메이트 언니가 “벌써 자? 너 원래 늦게 자잖아”라고 말하면서 깨우는 거에요. 알고 보니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제 생일이라고 12시 되자마자 케이크 들고 준비하고 있었더라고요. 모두 한참 예민하고 중요할 시기에 축하해줘서 고맙고 감동 받았어요.

엄천호 선수와 저번 주에 인터뷰를 했는데 맏형으로서 후배들과 거리감 없이 지내려고 노력했다고 말씀하셨어요. 김현영 선수는 후배들에게 어떤 선배인가요?

저도 후배들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제가 다가가기도 하는데 너무 다가가면 후배 선수들이 불편할 수도 있으니 그 점을 조심스럽게 생각해요. 제가 어렸을 때 선배들한테 싫었던 기억들을 되돌이켜 보니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 깊어졌어요. 그래서 주로 선을 지키는 편인데, 만일 후배들이 먼저 다가오면 저는 오히려 더 마음을 열어줘요. 앞으로도 알뜰살뜰히 챙겨주고 싶어요.

 

ⓒ 김현영 인스타그램 제공

올림픽 출전 후 팬클럽이 생겼다고 들었어요. 작년에 팬미팅도 진행했다고 들었는데 인상 깊었던 점 있나요?

저에게 팬클럽이 생긴 것은 가장 놀라운 일인 것 같아요. 처음엔 ‘제가 뭐라고 팬미팅을 열어주시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팬미팅 규모를 크게 하지 말고 열 분정도 모여서 같이 밥 먹는 자리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팬미팅처럼 꾸며주셔서 너무 놀랐어요. 제 팬 계정 관리해주시는 분께 가장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팬미팅 진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몸이 불편하신 팬 한 분이 힘들게 자리 함께 해주시고 제게 선물을 주고 가셨어요. 그런 팬 분들 덕에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은 것 같아요. 저도 나중에 그 분에게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다른 선수들이랑 인터뷰 했을 때는 좋은 성적을 위해 운동하는 선수가 많았어요. 근데 김현영 선수는 운동을 열심히 해야 하는 특별한 원동력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운동선수인지라 성적이 많이 중요해요. 하지만 그래도 스케이트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가 당장 부상을 당해서 스케이트를 못 신을 수도 있는데 너무 슬프잖아요. 제 행복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싶어요.

19/20 시즌 목표가 있다면?

사실 큰 대회가 있으면 그 대회를 목표로 삼고 운동하는데, 그 외 시즌 목표는 항상 똑같아요. 스피드 스케이팅은 자신과의 싸움이다보니 제 기존 기록을 점차 줄여가고 싶습니다. 제가 국제 대회에서 10등 안에 든 적이 선수 생활하면서 처음이에요. 힘들어도 참고 열심히 훈련하다보면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절친한 선배인 박승희 선수가 은퇴 후 새로운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어요. 운동이 아닌 다른 방향을 선택해서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은데 김현영 선수도 은퇴 후 하고 싶은 일이 있는지요.

언니가 선수시절부터 패션 쪽에서 일하고 싶다고 항상 말해 와서 저도 은퇴하고 빨리 다른 일 하고 싶다고 말했었어요. 아마 30살 초반 쯤 은퇴를 할 텐데 아직 너무 젊잖아요. 100세 시대인 만큼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승희 언니가 꼭 잘됐으면 좋겠어요. 선수 시절에도 그랬지만 승희언니가 제게 큰 본보기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은퇴 후 스케이트와 관련 없는 일을 하고 싶어요. 만약 일이 잘 안된다면 다시 링크장으로 돌아갈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을거에요. 한 곳에만 너무 얽매어있는 것 같아서 여러 방면을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마디 해주세요.

이렇게 제 자신에 대해 샅샅이 살펴보는 인터뷰를 처음 해보는 것 같아요. 매번 형식적인 인터뷰만 했었는데 이 계기로 제 스스로를 다시 생각해봤어요. 저는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때부터 국민의 의식이 달라졌다는 걸 느꼈어요. 정말 심한 악플 중엔 “못하는데 때려 치워, 국민 세금이 아깝다”라는 글도 있었는데, 지금은 못해도 그저 열심히 한 모습을 보고 박수쳐주시더라고요. 무조건 1등만을 바라본 관중이 결과와 상관없이 좋아해주시는 모습보니 굉장히 감동 받았어요. 그래서 더욱 평창을 못 잊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 꼭 전해드리고 싶어요.

김현영의 긍정적인 모습에 누군가는 ‘간절함이 없는 선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직 자신의 강점을 모르겠다고 한 김현영은 인터뷰를 통해 국가대표 선수로서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다른 학부모 혹은 코치님이 “너는 근육도 잘 안 붙고 자세가 좋지 않아서 대표팀에 오래 있지 못 할 거야”라고 말했을 때 김현영은 당당히 두 번 연속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또한 김현영은 매년 10월 대표팀 선발전에서 꾸준히 활약했다. 마치 찬물도 뜨거운 물도 아닌 본인에게 알맞은 적정 온도를 유지해온 것 처럼 안정적이었다. 이번 시즌 최고 성적을 기록한 김현영은 국제 대회 출전에 재미를 붙인 듯해 보였다. 오랜시간 대표팀을 함께한 만큼 국민들은 김현영의 태극마크가 당연시 느껴질 수도 있다. 이처럼 어린나이에 두 번의 올림픽을 경험한 김현영은 3년 뒤 베이징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감동 물결을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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