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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파주=김현회 기자] K3리그 파주시민축구단 이은노 감독은 FA컵 4라운드에서 K리그2 수원FC를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왜 하필이면 수원FC였을까.

파주시민축구단은 27일 파주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9 KEB하나은행 FA CUP 3라운드 아주대학교와의 경기에서 김영남과 김도윤이 나란히 두 골씩 뽑아내며 4-0 대승을 거두고 FA컵 4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후 만난 이은노 감독은 “아주대를 분석하기 위해 직접 아주대 경기가 열리는 U리그를 찾아 선수들 특징을 분석했다”면서 “굉장히 다이나믹한 팀이라 선수들에게 긴장을 좀 하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은노 감독은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경험이 있는 편이라 침착하게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면서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월하게 좋은 상황을 만들어 어렵지 않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승리를 자평했다.

파주시민축구단은 K3리그에서도 하부리그인 베이직리그에서 올 시즌 상부리그인 어드벤스리그로 승격했다. FA컵도 중요하지만 승격팀이라 K3리그 어드벤스리그에서의 경쟁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파주시민축구단은 K3리그 개막전 양평시민축구단과의 원정경기에서 1-2로 패하며 힘겨운 생존 경쟁을 시작했다. 특히나 험난한 원정에서 승점 1점을 손에 넣을 뻔했다가 패해 그 타격이 적지 않았다.

이은노 감독은 “양평 원정을 갔는데 그런 날씨에서 경기를 준비해 본 건 처음이었다”면서 “경기 시작 전에 눈이 너무 많이 쌓여 경기를 진행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회의까지 했다. 그런데 경기 시작 5분 전에 갑자기 해가 뜨고 눈은 비로 변했다. 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 30분 동안 몸을 푼 건지 뭘한 건지도 모르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파주시민축구단은 K3리그 어드벤스리그로 승격한 이후 치른 첫 경기에서 혹독한 경험을 했다.

그는 “우리가 그날 경기를 잘 했다”면서 “원정경기였고 양평은 원래 어드벤스 리그 소속팀이라 더 긴장하고 들어갔는데 우리 경기력이 괜찮아 1-1 무승부로 경기를 이어갔다. 그런데 이렇게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으면 좋았을 텐데 이기고 싶은 마음에 공격적으로 하다가 실점하고 1-2로 졌다. 이런 경험이 리그에서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쉽지만 좋은 약이 됐다. 다음 경기는 화성 원정인데 원정 부담이 있지만 잘 준비하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는 말을 덧붙였다.

이은노 감독은 K3리그에서는 다소 소박한 목표를 설정했지만 FA컵에서는 목표를 높게 잡았다. 그는 “우리가 K3리그 베이직리그에서 갓 올라와 당장 우승권으로 올라갈 수는 없다. 중상위권까지 도전해 보고 싶고 경기력이 생각보다 괜찮다면 플레이오프까지도 노려보고 싶다. 그래도 경험 있는 선수들이 많아서 여름에 체력적으로만 잘 버텨주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선수들에게 FA컵은 8강까지 가보자고 했다. 우리가 FA컵에서 지금껏 32강을 통과해 본 적이 없어 목표를 16강으로 하려다가 우리도 한 방이 있으니 8강까지는 노려보자고 했다”고 웃었다.

그렇다면 이은노 감독은 다가올 FA컵 4라운드에서 어떤 팀과 격돌하고 싶을까. 8강까지 가려면 상대적인 약체를 만나는 게 좋겠지만 그는 K3리그 팀들이 피하고 싶은 팀을 콕 집어 지목했다. 그는 “그 팀이 올라올지 못 올라올지는 모르겠지만 FA컵 4라운드에서는 수원FC를 만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대의 감독과 악연이라도 있는 걸까. 아니면 이은노 감독이 선수 시절 수원FC의 전신인 수원시청축구단과 좋지 않은 사이였던 걸까. 이은노 감독은 “나는 김대의 감독하고 개인적인 친분도 없고 수원시청과도 악연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원FC를 FA컵 4라운드에서 만나고 싶은 이유를 들었다. 이은노 감독은 “사실 우리 팀에 수원FC로 이적하고 싶어하는 선수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김대의 감독이 이 선수를 관찰하기 위해 몇 번 우리 경기를 보러온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선수가 굉장히 능력 있는 선수인데 그때마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면서 “FA컵에서 수원FC를 만나 이 선수가 김대의 감독 앞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다. 이 선수가 더 큰 무대에 진출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제자의 앞길을 위한 스승의 따뜻한 마음이었다.

이은노 감독은 “우리는 K3리그 팀이다. 선수를 잡아놓을 수 없다”면서 “선수가 좋은 무대에 올라가서 뛰는 모습을 보는 게 우리의 보람이다. K3리그에서 좋은 선수를 끝까지 데리고 있겠다는 건 욕심이다. 선수들이 더 큰 무대에 진출했으면 좋겠고 그러기 위해서는 수원FC를 꼭 만났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꼭 그 선수를 투입해 김대의 감독에게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웃었다. 파주시민축구단은 과연 바람대로 수원FC와 FA컵 4라운드에서 격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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