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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온라인 뉴스팀] 20년을 코트에서 뛰어온 임영희가 농구장을 떠나게 됐다. 그가 떠난 코트에는 눈물만 남았다.

임영희는 18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0득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마지막 무대를 아름답게 장식했다. 비록 68-75로 패했지만, 임영희는 ‘승자’였다.

우리은행은 1차전에서 90-81로 승리했지만 2차전에서 80-82 역전패를 당했고 이날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하면서 7연속 챔피언 등극 도전에 실패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은퇴를 예고했던 임영희의 현역 마지막 경기가 예상보다 빨라져 우리은행이 느끼는 아쉬움은 더 컸다.

임영희는 1999년 마산여고를 졸업하고 광주 신세계에 입단, 2009~2010시즌 우리은행으로 이적한 이후 전성기를 구가했다. 2012~2013시즌부터 통합 6연패를 달성하는데 박혜진과 함께 큰 역할을 했다.

2012~2013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싹쓸이했고 2013~2014시즌 챔피언결정전 MVP에 올랐다. 시즌 베스트5 포워드 부문에도 세 차례나 선정됐다. 2017년 WKBL 창립 기념 여자프로농구를 빛낸 12명의 선수에 현역 선수로 박혜진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지난 8일 수원 OK저축은행과 이번 시즌 최종전에서 여자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600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임영희는 그렇게 여자프로농구의 '전설'이 됐다.

임영희가 떠난 코트는 눈물바다였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오늘 경기가 임영희의 마지막 경기였다. 아침에 연습하면서도 마지막일 것 같다는 생각에 울컥했다"면서 "임영희에게 우승을 시켜주고 싶었다. 이런 식으로 마무리해서 정말 미안하다"면서 오열했다.

그는 "임영희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난 6년 동안 잔소리도 많이 했고 다그친 적도 있었다. 이렇게 와준 것만으로 고맙다"면서 "임영희라는 선수를 만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했다.

신세계와 국가대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상대 박하나(삼성생명)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신세계에 입단했을 때 (임영희) 언니와 룸메이트를 했다. 그때 음식을 함께 해먹기도 했다. 언니가 만들어준 김치 수제비가 기억이 많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친하기도 하지만 우리은행을 이기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존재였다. 경기가 끝나고 언니가 '꼭 우승하라'고 했다. 언니의 앞날에 더 밝은 미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적장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도 박수를 쳤다. 그는 "프로 무대에서 40살이 될때까지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게 쉽지 않다. 정말 대단한 선수"라면서 "여자프로농구가 인기를 얻고 인지도를 얻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좋은 앞날이 펼쳐지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국가대표에서 함께 했던 김한별(삼성생명)은 "임영희의 마지막 경기라는 사실이 슬프다"면서 "우리은행은 물론 여자프로농구 나아가 국가대표를 위해 헌신해왔다. 또 늘 국가대표팀에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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