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성남=조성룡 기자] 10년 만의 K리그, 결코 쉽지 않았다.

10일 성남종합운동장. 성남FC와 FC서울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경기를 앞두고 성남 구단 관계자는 비교적 수척해 보였다. 안부를 물으니 그는 피로를 호소했다. 알고보니 홈 경기장 때문이었다. 올 시즌 성남은 3월부터 6월까지 홈 경기를 기존의 탄천종합운동장이 아닌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진행한다. 상반기 동안 탄천종합운동장이 잔디 및 트랙 교체와 전광판 등 시설 개보수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모란'이라는 지명으로 부르는 성남종합운동장은 10년 만에 K리그 경기를 개최했다. 성남의 시민구단 전환 이후로는 처음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시기다. 그만큼 성남종합운동장 또한 K리그 개최와는 거리가 먼 그저 그런 종합운동장이 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해놓지 않고 경기를 치를 수는 없었다. 그리고 이번 서울과의 경기는 성남의 홈 개막전이었다.

성남종합운동장은 1984년 건설된 경기장이다. 여러가지 시설이 상당히 낙후되어 있는 곳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설 노후화보다 10년 가까이 K리그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종종 성남의 R리그 경기가 이곳에서 열렸을 뿐 K리그 경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성남 직원들은 이 황량한 경기장을 탄천종합운동장 못지 않게 성남의 색으로 물들여야 했다.

자기 집을 이사하면서 인테리어를 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런데 이 드넓은 종합운동장을 꾸며야 했다.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 예상됐다. 성남은 개막 약 2개월 전부터 본격적인 성남종합운동장 공사에 들어갔다. 현수막 등으로 외관을 꾸몄고 협소한 내부 시설을 쥐어짜내 각종 편의시설을 비치했다. 사실 성남의 기자회견장은 원래 VIP룸으로 활용되던 곳이었다.

뿐만 아니라 경기장 외부의 여러 행사 시설도 배치하고 설치해야 했다. 특히 구단 용품샵이 제일 문제였다. 물리적으로 탄천종합운동장에 설치되어 있는 것을 가져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 '천막을 설치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 홈 경기인데 그럴 수는 없다'는 것이 대세였다. 결국 새로 컨테이너를 구해 도색 등 작업을 해야했다. 성남은 관련 업체와 협의 끝에 오크밸리 리조트에 있는 컨테이너를 공수하는데 성공했다.

무려 두 달이라는 넉넉한 시간을 잡았지만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홈 개막전은 점점 다가왔고 성남 구단은 마지막까지 인테리어 작업에 힘을 쏟았다. 결국 성남은 홈 개막전 바로 전날에도 밤샘 작업을 해야했다. 홈 경기장의 모든 작업이 완료된 시각은 홈 개막전 당일 오전 7시. 홈 개막 9시간 전에 모든 작업이 완료된 셈이다. "정말 쉽지 않았어요." 성남 구단 관계자는 웃으며 말했지만 피로가 묻어 있었다. 그 고생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했을까. 성남종합운동장에는 구름 관중이 몰려와 10년 만의 경기를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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