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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포항=곽힘찬 기자] 송시우는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시절 후반 막판 동점골 또는 역전골의 명수였다. 많은 팬들은 그를 두고 ‘시우타임’이라고 불렀다. 현재 네이버 국어사전에 ‘인천 유나이티드의 축구선수 송시우가 경기 막판에 골을 넣는 것을 가리켜 시우 타임이라고 표현한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명시되어 있을 정도다.

송시우는 1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하나원큐 2019 K리그1 2라운드에서 홀로 두 골을 터뜨리며 상주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송시우의 활약에 힘입은 상주는 2연승을 기록하면서 리그 1위로 올라서게 됐다.

경기를 마친 후 만난 송시우는 “이겨서 너무 기분이 좋다. 1라운드 때 시작을 잘한 것이 오늘 경기까지 이어진 것 같다. 동계훈련에 준비를 많이 했던 게 오늘 결과로 나왔다”며 경기 소감을 밝혔다.

사실 송시우는 지난 시즌 상주 상무 유니폼을 입은 이후 12경기에서 단 한 골만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시우타임’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송시우는 “훈련소를 다녀와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마음고생을 했다. 그래서 이번 동계훈련 때 슈팅 연습 등을 많이 하며 준비를 열심히 했고 올해 꼭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새 시즌을 맞았다”고 털어놨다.

송시우는 지금까지 ‘조커’로서 경기를 뛰어왔다. 그래서 득점을 기록할 수 있는 기회도 후반전 중반에서 막판이 유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날 포항전에서 전반전에 동점골을 터뜨리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송시우의 한 경기 프로 두 골은 처음이었고 전반에 득점을 기록한 것도 역시 처음이었다. 송시우는 “두 골을 넣은 것보다 전반에 넣은 게 더 기분 좋다”면서 “앞으로 더 많이 넣겠다”고 전했다.

작년까지 ‘조커’로 활약해온 송시우는 올 시즌엔 두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지금껏 후반전에 투입되어 경기를 뛰어 왔기에 선발 두 경기는 체력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송시우는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학 시절 선발로 계속 뛰어왔었다가 프로 무대로 와서 조커로 뛰게 된 것이다. 그런 부분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상주는 올 시즌 초반 2연승을 달리며 선전하고 있다. 작년 후반기 멤버 그대로 올 시즌을 맞이했기에 상주의 조직력은 다른 팀들보다 더욱 유리하다. 이날 포항전에서도 윤빛가람, 송시우, 김민우를 비롯한 선수들이 뛰어난 연계 플레이를 선보이며 포항 수비진을 휘저었다.

여기에 송시우의 시계까지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 ‘후반전에 투입되는 송시우’라는 편견을 무너뜨리는 전반 동점골까지 기록했다. 송시우는 “인천에서의 시우타임과 상주에서의 시우타임은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상주에서도 항상 경기에 투입될 때 득점을 기록해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생각할 뿐이다. 전반에 뛰든 후반에 뛰든 똑같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송시우의 ‘시우타임’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후반전의 ‘시우타임’에서 90분 ‘시우타임’으로 확장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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