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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수원=홍인택 기자] 수원FC에 끌려가던 부산아이파크의 동점골을 기록한 권용현이 다이어트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권용현이 활약한 부산아이파크는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2라운드 수원FC와의 경기에서 이동준의 활약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FC안양전 패배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이번에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경기를 마친 권용현은 친정팀으로 돌아온 조덕제 감독만큼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그도 수원FC가 친정이기 때문이다. 그는 수원FC 승격 후 제주와 경남으로 이적한 뒤에도 2016년, 2018년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섰다. 권용현은 "저를 키워줬던 팀을 상대로 경기를 뛰니까 긴장된 것도 사실이다. 기분이 묘했다. 개인적으로 신인 시절의 두근거림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부산 구덕운동장보다 더 친숙한 수원종합운동장에 상대팀의 유니폼을 입고 들어오는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그는 "딱 하나만 생각했다"라며 입을 열었다. 권용현은 "부끄러운 모습 보이지 말자고 생각했다. 사실 좋지 않은 모습으로 부산에 왔다. 수원FC에도, 부산에도 부끄럽지 말자는 생각이 제일 컸다.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권용현은 후반 시작과 함께 경기에 투입됐다. 그리고 경기장에 들어가자마자 친정팀 골문에 비수를 꽂았다. 권용현은 순간 세리머니에 대한 고민에 빠졌다. 그는 "수원FC 팬들에게는 정말 죄송했다. 저도 고민을 많이 했다"라며 "동계훈련 때 부산 팬들과의 약속이 있었다. 첫 골을 넣으면 큰절을 올리겠다는 약속이었다. 부산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경기 후 수원FC 팬들에게 찾아가서 인사도 드렸는데 욕을 많이 먹었다"라며 수원FC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친정팀 상대로 골을 기록한 권용현은 부산 팬들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앞서 경기 후 열렸던 기자회견에서 밝힌 조덕제 감독의 말처럼 그는 동계훈련에서 누구보다 시즌을 열심히 준비했다. 조덕제 감독은 권용현이 체중 감량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귀띔했다. 조 감독은 "권용현이 최근 몸이 불어서 고생했는데 탄수화물 섭취를 안 하면서 살을 뺐다"라고 전했다. 권용현의 무리한 다이어트는 그의 출전에도 영향을 줬다. 조 감독은 "체력 문제로 전반전부터 기용하려고 하다가 후반에 기용하게 됐다"라며 권용현 투입 시기에 대해 알려줬다.

권용현은 다이어트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는 "야식 참는 게 가장 힘들었다. 운동하고 밤에 배고프고 먹고 싶은데 참는 게 가장 힘들더라"라면서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치킨이 가장 먹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밥을 안 먹고 운동했다. 첫 경기부터 몸이 무겁더라"라며 고개를 숙였다. 권용현은 "조 감독님이 저한테는 말을 되게 아끼신다. 칭찬보다 쓴소리를 많이 해주신다. 이번에도 '네가 안 좋은 모습을 보이면 나도 너를 선택할 수 없다'라고 하셨다"라며 "이번 다이어트 때문에 또 쓴소리를 들었다. 안 좋은 게 운동할 때 다 티가 나더라. 다시 피지컬 코치님과 상의해서 운동과 함께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살은 더 쪘는데 몸은 더 올라왔다"라고 전했다.

배틀그라운드에서 이겼을 때처럼 이날 경기에서 역전승에 성공했으니 오늘은 치킨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언제 먹을 수 있겠냐는 질문에 권용현은 갈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속내는 오늘 당장이라도 먹고 싶은 것처럼 보였지만 그는 "내일 점심에는 먹을 수 있지 않을까. 먹고 소화시킬 수 있게 내일 점심이 좋을 것 같다"라며 웃었다.

권용현은 마지막으로 "수원FC 팬들에게 죄송하다. 제가 그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됐지만 지금 팀과 의리를 지키기 위해 세리머니를 했다. 앞으로도 수원FC 팬들이 기억하는 권용현은 앞으로 나아갈 거고 멋지게 할 것이다"라면서 "부산 팬들은 제가 나아갈 때 항상 옆에 계셔줄 분들이다. 좋은 모습, 팬들이 우리 선수들에게 원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승격이라는 목적도 이루겠다. 두 마리 토끼를 못 잡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팬들과 노력하고 싶다.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팬들에게 인사를 남기며 입맛을 다신 채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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