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안산=임형철 기자] VAR 때문에 한 경기에서 골을 두 번이나 취소당한 불운의 선수가 있다. 안산그리너스 2년 차 박진섭이 주인공이다.

안산그리너스는 3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2 2019 개막전 경기에서 대전시티즌에 1-2로 패했다. 전반 5분 만에 키쭈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던 안산은 10분 뒤 터진 빈치씽코의 동점 골로 균형을 맞췄지만 전반 33분 윤용호에게 중거리 슛 골을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특히 안산은 후반전 박진섭 교체 투입을 토대로 중원을 장악하며 경기 분위기를 바꿨지만 이 과정에서 터트린 두 골이 모두 VAR로 취소되는 아픔을 경험했다. 놀랍게도 취소된 두 골의 주인공은 한 명의 선수였다. 안산그리너스 2년 차 박진섭에게 2019년 3월 3일은 마가 낀 날임에 틀림없었다.

경기 후 만난 박진섭은 두 골이나 취소된 아픔을 겪은 뒤에도 애써 차분함을 유지했다. 박진섭은 전반적인 개막전 경기 내용에 대해 “동계훈련 때부터 감독님이 원했던 전술적인 부분이 전반에는 잘 나오지 않았다. 개막전인 데다가 홈 경기에 대한 부담 역시 작용했다”며 “후반전이 되어 전술적인 움직임이 살아났고 골까지 넣었는데 VAR로 두 번이나 취소되니까 선수들 분위기도 침체할 수밖에 없었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후반전 분위기를 바꾼 주인공이 박진섭임에는 틀림없었다.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의 중원 싸움에 큰 보탬이 됐고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을 토대로 두 골에 가까이 다가섰다. 박진섭은 “감독님이 공격에 집중하라고 얘기하셨다. (김)대열이 형이 뒤를 든든히 받쳐줬기 때문에 나도 더 자신 있게 전방으로 튀어 나갈 수 있었다. 자신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애써 차분함을 유지하던 그조차 VAR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는 “이게 참...”이라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후 박진섭은 솔직한 대답을 내놓았다. “우리가 피해를 봤을 때는 ‘이런 거 없어야 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이득을 봤을 때는 ‘아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게 되는 게 사람 심리다”라며 “결국 경기의 일부분이지 않은가. 우리가 적응해야 한다. 좋은 판정, 공정한 승부를 위해 VAR이 필요한 건 분명한 사실이다”라고 털어놓았다.

한편 박진섭은 골 취소와 관계없이 앞으로도 득점을 노리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가져가겠다고 공헌했다. 박진섭은 “나는 대학 시절부터 침투나 득점에 자신이 있다. 득점왕도 경험해봤다. 감독님도 내 능력을 알아주는 거 같다”며 “이번 시즌 공격 포인트를 많이 올려서 최대한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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