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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서울 잠실=김현회 기자]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양 팀 감독이 만났다. 3일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19 서울이랜드와 광주FC의 개막전 경기를 앞두고 양 팀 감독이 만났다. 서울이랜드 김현수 감독과 광주FC 박진섭 감독은 이 경기를 위해 칼을 갈았다.

두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도 친분이 두터웠다. 서로 같은 팀에서 뛴 적은 없었지만 K리그를 대표하는 수비수로서 큰 족적을 남겼다. 사석에서도 허물 없이 지내는 사이다. 하지만 김현수 감독은 이날 프로 감독으로서 데뷔전을 치르는 부담감이 있었다. 박진섭 감독도 올 시즌에는 승격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부담스러운 원정 개막전을 승리로 이끌어야 했다.

경기 전 두 감독이 만났다. 이 둘은 경기 감독관과 미팅을 가졌다. 경기를 앞두고 올 시즌 바뀐 규정에 대해 전달하는 자리였다. 둘 사이는 누구보다도 가깝지만 그래도 첫 경기를 앞두고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서로 “살살하라”며 가벼운 농담을 주고 받았다. 사석이 아닌 경기장에서 경기를 앞두고 양 팀 감독 신분으로 마주하니 편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때 이 둘의 공통된 화두가 등장했다. 바로 전날 열린 K리그2 경기였다. 특히나 이 둘은 한 가지 공감대를 형성했다. 바로 전날 전남 원정에서 3-0 대승을 거둔 아산무궁화에 관한 이야기였다. 아산이 아무리 강팀이라지만 주축 선수 상당수가 제대했고 절반은 새로운 선수로 채운 상황에서 이런 결과는 놀라웠다. 더군다나 상대는 올 시즌 승격을 노리고 있는 전남드래곤즈였다. 이 경기 결과는 충격에 가까웠다.

이 둘은 이 이야기로 하나가 됐다. “아산 너무 잘 하더라.” 어색했던 이들은 아산 이야기로 어색함을 풀었다. 잠깐이나마 이 둘은 축구를 좋아하고 K리그2를 사랑하는 축구팬 중 하나로 돌아갔다. 한창 이 이야기를 주고 받은 뒤 서로의 라커로 돌아가 막 시작할 경기를 준비했다. 그리고는 다시 전쟁을 준비했다. 올 시즌 승격을 위해서는 첫 단추를 반드시 잘 꿰야한다. 그래서 더더욱 이들에게는 이 순간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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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스러운 경기를 앞둔 이들에게도 아산은 화두였다. 박진섭 감독은 “서로 덕담을 주고 받다가 아산 경기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강팀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전남 원정에서 그런 대승을 거둘지는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그는 “아산은 K리그2 공공의 적”이라면서 “누가 아산과 비기거나 이겨줄지가 K리그2 순위 싸움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번씩 아산의 발목을 잡을 팀들이 그만큼 K리그2에서는 높은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김현수 감독은 “아산의 첫 경기가 인상적이었다”면서 “워낙 출중한 선수들이 많은데 거기에 어리고 유망한 선수들이 가세했다. 오세훈 같은 어린 선수들이 어제 경기처럼 계속 자신감을 얻으면 더 무서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 경기에서 FC안양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예상하지 못한 1-4 대패를 당한 부산아이파크에 대해서는 “첫 경기라 변수가 많았을 것이다. 아마 조만간 경기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 전 동네 아저씨들처럼 K리그2 팀들의 전력을 평가했던 이 둘은 3일 오후 3시 이 둘만의 전쟁을 시작했다. 남의 일일 것만 같았던 승부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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