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서울 최용수 감독이 스스로 “감독 자격 없다”고 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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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홍인택 기자] 최용수 감독이 “황현수가 두 골을 넣은지 몰랐다”라며 “감독 자격이 없는 것 같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라운드 개막전 포항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황현수의 두 골로 2-0으로 승리, 9년 만에 개막전 승리를 거뒀다.

경기를 마친 최용수 감독은 “K리그 개막전에서 8년 동안 이기지 못했다. 지난해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다. 선수들이 팬들 앞에서 명예 회복에 대한 확실한 목표로 경기에 임했다. 그 부분을 칭찬하고 싶다”라며 “전반전에 우리가 원했던 모습대로 우리가 주도적으로 했지만 경기 운영에 부족한 면이 있었다. 후반전 모습을 보면 연속성에 관한 점에서도 부족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러나 선수들이 집중력과 협력, 소통을 통해 무실점으로 막았다고 본다. 특히 무실점으로 막은 점을 칭찬해주고 싶다. 이번 시즌 전력상 우리가 K리그를 주도할 수는 없다. 우리는 따라잡는 분위기로 갈 것”이라며 경기를 총평했다.

이날 거둔 무실점 수비에 관해서는 “1차 전지훈련 때부터 엉성한 조직력으로는 또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봤다. 수비 조직 훈련을 치르긴 했다. 아직은 강팀으로 주목받는 팀들과 경기가 남아있다. 그때 시험해봐야 한다”라며 “아직 수비 조직력에서 많이 부족해 보였다. 사실 좀 불안했다”라고 전했다.

수비 콘셉트에 대해서는 “우리는 역습에 관한 반복훈련을 했다. 오늘 그런 모습이 많이 나오진 않았다. 중앙 수비수들의 공격적인 움직임은 훈련에서 강조를 많이 했다. 상대 원 톱을 우리가 기다릴 필요가 없다. 공격적인 마인드를 주문했다”라며 “우리는 세트피스에서 강점이 있다. 박주영의 구질이 무섭다”라며 자평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최용수 감독은 이날 두 골을 기록한 황현수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황현수는 작년에 힘든 시기를 겪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좀처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았고 급기야 전력에서도 제외됐다. 최 감독은 “제가 중국으로 가기 전 3년 동안 훈련만 같이했던 선수다. 기회를 주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경기를 보면서 가능성을 봤다. 복귀하고 현수에게 많은 주문을 했다. 오스마르가 부상으로 수비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 친구에게 기회를 줬다”라며 “사실 선발이 아니었다. 훈련에 임하는 태도가 좋았다. 황현수와 대화를 많이 나눴다. 본인 노력 덕분인 것 같다. 세트피스에 강점이 있는 건 사실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 감독은 “황현수가 한 골을 넣은 줄 알았는데 두 골 넣었다더라. 나는 감독 자격이 없는 것 같다”라며 농담을 던졌다.

이날 최용수 감독은 서울의 아쉬운 슈팅 장면에서 예전과 같은 큰 리액션을 보여주며 화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는 “과한 액션에 대해서 질타도 많이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다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출발점이다. 초심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면서 “우리 선수들은 오늘 경기가 잘못됐어도 박수를 받아야 한다. 완벽한 경기가 나오기에는 기대하기 어렵다. 점점 좋아지는 모습이 ‘희망도 키우면 자란다’라는 말이 와닿는다. 계속 이렇게 요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최용수 감독은 “달라진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이는 실제로 경기장에서 나타났다. 빠른 압박과 활동량으로 포항을 압도했으며 수비 조직은 견고했다. 최 감독은 “지금껏 우리가 무기력한 경기를 하지 않았나. 압박이나 포지션에서 느슨했던 거 같다. 기초적인 일이다. 그것부터 수정했다. 압박 타이밍이나 훈련 때 했던 게 좀 나왔다. 그래도 첫 경기라 완벽하지는 못했다”라며 “오늘 나왔던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공격적으로 훈련을 많이 했다. 슈팅과 크로스가 많이 나와야 한다. 그런 게 달라지지 않을까. 적극적으로 빠른 예측을 통해서 압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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