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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그랜드힐튼호텔=조성룡 기자] 최강희 감독은 없지만 최용수 감독이 있기에.

26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19 K리그 미디어데이에서 다시 한 번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유쾌한 입담을 과시했다. 과거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던 최 감독은 K리그1에서도 여전한 위트를 구사했다.

과거 K리그1 미디어데이의 최고 '개그 캐릭터'는 전북현대 최강희 전 감독이었다. 당시 최 감독은 김학범 감독에게 "도발하지 말고 머리나 심어라"고 하거나 "(이)근호야, 마흔까지 하고 싶지? 그럼 여기로 오면 돼"라고 갑작스러운 이적 제안을 하는 등 쏠쏠한 재미를 안겨줬다. 하지만 이제 그는 떠났다. 미디어데이가 사뭇 재미 없을 수 있었다. 하지만 K리그1에는 아직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있었다.

초반부터 최 감독은 웃겼다. 영플레이어 조영욱이 3행시를 선보이며 "수요일에 운동 좀 쉬자고 (고)요한이 형이 시켰습니다"라고 하자 최 감독은 "10점 만점에 6점을 주겠다"며 "창의성도 부족하다"라는 등 냉정하게 평가를 내렸다. 다른 감독들이 제자들에게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외치는 것과 사뭇 달랐다. 그러더니 한 마디를 덧붙이며 좌중을 웃겼다. "수요일에 운동은 정상적으로 할 겁니다. 두 번 할 겁니다."

고요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최 감독에게 "나를 더 이상 중학생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최 감독은 "고요한 처음 본 게 그가 중학교 중퇴하고 봤을 때다"면서 "진짜…어른이라고 표현하기는 좀 그렇다. 옛날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경기가 있었는데 관전하러 오지 않더라. 알고보니 그 때 누나들과 파티를 하고 있었다더라. 정말 충격을 받았다"라는 일화를 전해 고요한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진지해졌다. 최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현재 우리 팀을 향해 여론도 좋지 않고 불안한 요소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라면서 "2~3년 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전지훈련 때 선수들과 값진 땀을 흘렸다. 올 시즌 명예회복도 중요하지만 내용이 알찬 축구를 하고 싶다. 우리 선수들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켜봐도 좋다"라고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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