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그랜드힐튼호텔=명재영 기자]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는 역시 당돌찬 유망주가 제격이었다.

2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19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K리그1 12개 구단의 감독과 대표 선수 2명이 참가했다. 시즌 첫 공식 일정이라서 그랬을까. 많은 취재진 앞에서 선수들은 다소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질의응답 속 삼행시 코너였다. 구단의 대표 영플레이어 자격으로 참가한 12명의 선수가 소속 구단의 감독 이름으로 삼행시를 선보였다. 보통 이런 행사에서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고 진부한 말들이 오가기 마련이다. 실제로 초반에는 그런 느낌이 진하게 느껴졌다. “감독님과 함께 멋진 축구를 하겠습니다”와 같이 자신감 넘치지만 진부한 말이 이어졌다.

그때 진행자들의 시름을 한순간에 덜어준 ‘용자’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대구FC의 정승원이었다. 정승원은 외국인 감독의 이름이라는 어려운 조건을 완벽하게 극복하고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 안: 안 그래도 긴장되고 어려운데
  • 드: 드럽게 어려운 거 시키네요
  • 레: 레(내)한테 불만 있나

다소 도발적인 삼행시가 울려 퍼지자 받아적기에 몰두하던 취재석에서도 폭소가 쏟아졌다. 안드레 감독은 통역을 거쳐 전해들은 뒤 “얼굴이 잘생겨서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겠다”고 평가했다. 삼행시 특유의 느낌이 통역으로 온전히 전해졌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그 스승에 그 제자”라는 말이 나올 만큼 센스가 넘치는 사제였다.

hanno@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