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그린북' 스틸컷

[스포츠니어스|백창준 기자] 2019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그린북'이 작품상 수상 이후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다.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돌비 극장에서 열린 2019 제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그린북'이 '보헤미안 랩소디', '로마' 등 쟁쟁한 경쟁작을 제치고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발표 전까지 '보헤미안 랩소디' 또는 '로마'의 수상 가능성이 유력해 보인 만큼 예상 외의 결과라고 볼 수 있었다.

피터 패럴리 감독의 ‘그린북’은 지난 1월 9일 개봉한 영화로 1962년 미국 교양과 우아함 그 자체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와 허풍과 주먹이 전부인 그의 새로운 운전사이자 매니저 토니가 미국 남부로 콘서트 투어를 다니며 기대하지 않았던 특별한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초반 흑인 배관공이 마시던 컵을 찜찜하게 바라보다 결국은 쓰레기통에 버리던 토니가 흑인 피아니스트의 운전기사가 되고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훈훈하다. 영화를 더 감독적으로 만드는 것은 이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점이다. 각본을 쓴 닉 발레롱가는 토니 발레롱가의 아들이다. 실제 두 사람의 우정은 50년 가까이 지속됐다.

하지만 이로 인해 '그린북'에 대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존 인물인 셜리 박사의 유가족들이 "셜리와 토니는 친구 관계가 아니었다"라고 영화 내용의 왜곡을 주장했다. 특히 이 영화는 토니의 아들인 닉 발레롱가가 각본을 써서 화제가 됐던 만큼 더욱 논란이 일었다.

이로 인해 과거 닉 발레롱가와 피터 패럴리 감독은 유가족의 주장에 대해 "영화의 이야기 대부분은 사실"이라고 주장했지만 과거 친구라는 두 사람 사이에 함께 찍은 사진이 한 장도 공개되지 않아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번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탄 셜리 박사 역의 마허샬라 알리는 수상 소감에서 "셜리 박사에게 고맙다"라고 말했고 작품상 수상 이후 피터 패럴리 감독 또한 "이 영화는 우리가 서로 다르지만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면서 "진심으로 만든 영화다"라고 영화가 가진 진정성을 강조했지만 오히려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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