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삼성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수원삼성 구대영이 안양에 미안함을, 그리고 새 팀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21일 수원삼성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천후 측면 수비수 구대영을 영입했다고 전했다. FC안양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아산무궁화를 거쳐 수원에 입단한 구대영은 K리그 통산 109경기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이번 이적을 통해 구대영은 프로 입성 이후 처음으로 K리그1 무대에 나서게 된다. 수원 구단은 "특히 100m를 11초에 주파하는 빠른 스피드와 왕성한 활동량을 갖추고 있어 이임생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에 잘 맞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스포츠니어스>와의 통화에서 구대영은 착잡한 목소리로 "마음이 썩 좋지 않다"라고 말했다. 수원 이적에 대한 기쁨보다 안양을 떠난다는 것이 더욱 아쉽기 때문이었다. 그는 "안양은 나를 프로 선수로 성장시켜 준 고마운 구단이다. 팬들 또한 많은 사랑을 넘치도록 주셨다"면서 "안양 팬들께서 군 전역까지 기다려 주셨는데 이대로 떠난다는 아쉬움이 크다. 새 팀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안양 팬들이 눈에 밟힌다"라고 토로했다.

그래서 구대영은 떠나면서 안양 구단 사무실에 깜짝 꽃바구니를 선물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아산에서 전역한 이후 팬들에게 떠난다는 인사를 드리지 못하고 이적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라고 말한 구대영은 "조금이나마 내 마음을 담은 작은 선물이라도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꽃바구니를 구단 사무실로 보냈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안양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대영은 이적을 선택했다. 이유는 바로 '도전'이었다. 그는 "안양을 떠나는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도전을 하고 싶었다"면서 "게다가 다른 팀도 아닌 K리그1에서 명문이라고 불리는 수원삼성의 제의였다. 그래서 쉽지 않았지만 이적을 결정할 수 있었다. 나 또한 수원에서 K리그1 무대를 경험하고 한 단계 더 성장해서 국가대표까지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더 성장하기 위해 도전을 택했고 이적을 결심했다"라고 설명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일부에서는 안양을 거쳐 수원에서 선수 생활을 할 구대영에게 FC서울에 대한 감정을 궁금해 한다. 이 이야기를 전하자 구대영은 웃더니 "이 또한 안양에서 배웠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2017년 서울과 맞붙었던 FA컵 경기를 기억한다. 그 때 팬들께서 보여주신 퍼포먼스는 여전히 잊지 못한다"면서 "그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깨달았다. 팬들이 그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셨고 얼마나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싶어 하셨는지 알았다. 그래서 그 날 정말 이기고 싶었다. 적어도 한 골이라도 넣어서 우리 팬들에게 상처를 준 팀에 작은 생채기를 내고 싶었다"라고 소개했다.

이제 그는 슈퍼매치를 통해 서울과 맞붙는다. 서울은 같은 K리그1 소속이다. 최소한 세 번 이상은 만난다는 이야기다. 구대영 또한 슈퍼매치에서 뛸 날을 기다리고 있다. "안양과 서울도 민감한 관계지만 수원과 서울 역시 슈퍼매치라는 경기로 뜨겁지 않는가"라고 말한 구대영은 "슈퍼매치에서도 지지 않도록 힘껏 뛸 것이다. 내가 수비수지만 골을 넣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현재 구대영은 팀에 합류해서 한창 수원 구단에 적응하고 있다. "합류한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배려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이임생 감독님 역시 반갑게 맞아 주시면서 내가 빠르게 팀에 녹아들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계시다"라고 말한 구대영은 "더욱 예쁨을 받아 감독님이 손수 깎아 주시는 배 한 번 먹어보고 싶다"라는 소박한 바람을 드러내며 미소를 지었다.

수원에서도 그는 등번호 90번을 달 예정이다. "내가 대학 시절에 12번을 달다가 프로에 오면서 12번이 서포터스를 위한 번호라는 것을 처음 배웠다"라고 입을 연 구대영은 "당시에는 90번을 전혀 생각 못하다가 안양 구단의 깜짝 아이디어로 90번이라는 번호를 달았다. 이제는 너무나 마음에 든다. 나를 확실하게 어필할 수 있는 번호다. 수원에서도 90번을 달 것이고 아마 은퇴할 때까지 나는 90번을 달고 뛸 것 같다"라고 소개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