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 스틸러스 제공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국내 최고의 기생충학 박사인 서민 교수가 채프만에 대해 심각한 진단을 내놨다.

K리그1 포항스틸러스 소속이던 채프만은 비시즌 내내 기생충에 감염됐다고 주장하며 훈련에 집중하지 않았다. 동계훈련을 앞두고 인도네시아 발리로 여행을 떠났던 채프만은 “현지에서 기생충에 감염됐다”면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포항에서 실시한 채프만의 기생충 검사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채프만은 “고향인 호주로 가 다시 한 번 기생충 검사를 받겠다”고 했고 호주로 떠났다. 그리고 그는 호주에서 기생충에 감염됐다는 진단서를 포항 구단으로 보냈다.

이후 포항 선수단은 터키 안탈리아로 전지훈련을 떠났고 채프만은 현지 합류를 차일피일 미루다 뒤늦게 선수단에 합류했다. 하지만 현지에서도 기생충 감염을 주장했고 안탈리아에서 받은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자 이스탄불로 날아가 다시 한 번 기생충 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몸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채프만은 이후 영국 런던으로 가 다시 검사를 받겠다고 했고 결국 이 검사에서도 이상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포항 구단을 향해 “몸이 아파 6월까지는 운동을 할 수 없다”면서 훈련을 거부했고 결국 포항은 그와 상호 계약 해지를 알렸다. 시즌 개막을 2주 앞두고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와 상호 계약을 해지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포항은 현재 채프만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채프만은 고국으로 돌아간 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도전을 원한다”는 발언을 해 또 한 번 논란을 증폭시켰다. 포항에서는 기생충 때문에 몸이 아파 뛸 수 없다고 주장했던 그가 하루 아침에 말을 바꿨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채프만이 다른 리그로 가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부터 '한국에 올 수 없는 실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다.

이런 가운데 <스포츠니어스>는 국내 최고의 기생충 전문가인 서민 교수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민 교수는 채프만의 상태를 듣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서민 교수는 “섬모충에 감염되면 운동 능력이 떨어진다”면서 “섬모충은 근육에 침범해 운동 선수에게는 치명적인 증세를 일으킨다. 근육이 아프고 움직이기도 어렵다. 섬모충에 감염되면 몇 달 동안은 운동을 할 수가 없다. 아마도 채프만이 섬모충에 감염된 것 같다”고 말했다.

채프만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표정의 서민 교수 ⓒ방송 화면 캡처

채프만의 상태가 걱정되는 듯한 말투였다. “이 선수가 발리에 여행을 다녀온 뒤 기생충 감염이 됐다고 주장한다”는 말을 들은 서민 교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서민 교수는 “섬모충은 멧돼지나 곰 등의 고기를 덜 익혀 먹었을 때 감염을 일으킨다”면서 “이 선수가 혹시 발리에 가 멧돼지를 사냥하거나 곰을 날로 먹었느냐”고 반문했다. 혹시라도 채프만이 발리에서 멧돼지나 곰 사냥을 했다면 섬모충을 의심해 볼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서민 교수는 “섬모충이 아니면 포충 감염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민 교수는 채프만의 국적이 호주라는 사실을 듣더니 “포충은 우리나라에는 거의 없고 세계적으로 목축업을 하는 지역에 만연한다”면서 “포충 역시 운동 능력을 떨어트린다. 채프만이 포충에 감염됐더라면 정말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꾀병’이라고 의심하는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야속했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 말을 듣자 포충증도 아닌 듯했다. 서민 교수는 “포충은 개나 늑대의 분변에 오염된 충란에 의해 감염된다”고 했다. 채프만이 개나 늑대의 분면에 오염된 충란과 접촉할 일이 있었을까. 그러면서 그는 “포충증이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노동자들과 몽골에서 온 노동자를 통해 한국에서 발견된 적은 있다”고 덧붙였다. 채프만이 이런 희귀한 포충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극히 희박하다.

그런데 채프만의 증상을 ‘꾀병’으로 생각하고 있던 그때 서민 교수가 명확한 병명을 내놓았다. 서민 교수에게 채프만이 여러 국가의 병원을 돌며 이상이 없다는 소견에도 불구하고 계속 기생충 감염을 주장하다가 계약 해지 후 새로운 도전을 원한다는 인터뷰를 했다고 말하자 곧바로 증상을 이해하더니 생소한 기생충 이름 하나를 댔다. 바로 이게 채프만이 걸린 질병이었다. 서민 교수는 “채프만은 톡소포자충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민 교수는 “채프만이 자꾸 반사회적인 행동을 한다”면서 “톡소포자충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 기생충은 사람 뇌에 살면서 사람을 이상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채프만은 구단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이 기생충에 감염되면 사람이 약속을 안 지키고 반사회적인 행동을 한다”며 “채프만의 행동을 상식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그는 톡소포자충 감염 환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민 교수는 마지막으로 “톡소포자충증은 치료약이 없다. 면역이 억제되면 확 증상이 발현된다”며 “그냥 차분하고 조용히 살아야 한다. 남하고 다투지 말고 스트레스 받는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채프만이 포항 팬들에게 상처를 줬으니 최대한 얌전히 살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채프만 미스터리는 이렇게 풀렸다. 그를 향한 추측이 난무했지만 적어도 “기생충에 감염됐다”는 채프만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 기생충은 ‘톡소포자충’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게 우리나라 최고 기생충 전문가의 소견이다.

footballavenue@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