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이끼' 스틸컷

[스포츠니어스 | 온라인 뉴스팀] 영화 '이끼'가 화제로 떠오르면서 동시에 결말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웹툰 원작을 그려낸 윤태호 작가는 과거 인터뷰에서 웹툰과 영화의 결말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가장 궁금증을 자아낸 이영지의 행동에 대해서는 결국 드러나지 않았다. 영화가 600만 관객을 모으지 못했기 때문이다.

2010년 개봉한 영화 ‘이끼’는 17일 오후 EBS에서 방영됐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강우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정재영, 박해일, 유준상, 유선, 허준호 등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는 배우들이 각자의 캐릭터를 연기해 화제로 떠올랐다.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껴왔던 해국(박해일)은 20년간 의절한 채 지내온 아버지 유목형(허준호)의 부고 소식에 아버지가 거처해 온 시골 마을을 찾는다. 그런데 오늘 처음 해국을 본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해국을 이유 없이 경계하고 불편한 눈빛을 던진다.

아버지의 장례를 마치고 마련된 저녁식사 자리. 마치 해국이 떠나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것 같은 마을사람들에게 해국은 `서울로 떠나지 않고 이 곳에 남아 살겠노라` 선언을 한다. 순간, 마을 사람들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감돌고, 이들 중심에 묵묵히 있던 이장(정재영)은 그러라며 해국의 정착을 허한다.

이장 천용덕의 말 한마디에 금세 태도가 돌변하는 마을사람들. 겉보기에는 평범한 시골 노인 같지만, 섬뜩한 카리스마로 마을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듯한 이장과 그를 신처럼 따르는 마을 사람들. 해국은 이곳 이 사람들이 모두 의심스럽기만 하다.

한편 웹툰이 영화화되면서 윤태호 작가도 결말을 바꿨다고. 원래는 해국의 '파멸'을 그리려 했으나 영화의 각본을 쓰던 정지우 감독이 "지금 이 시대에는 해국 같은 사람이 더 가치 있는 게 아니냐. 해국이 나처럼 느껴진다. 해국을 비난하면 내가 비난받는 기분"이라고 전해 고쳤다는 것.

더불어 영화에서는 유선이 연기한 이영지가 의미심장한 모습으로 보여지면서 끝이 난다. 윤태호 작가는 "만화에서 이영지를 반전도구처럼 써서 마음에 걸렸는데 영화에서는 존재감이 확고해져서 좋았다"라면서도 이영지가 진짜로 뭔가 한 것인지, 유해국의 상상인 것인지에 대해서는 "영화 600만 찍으면 말씀드리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결국 영화는 340만 정도에 그치며 그 답은 들을 수 없게 됐다.

윤 작가는 이어 "감독님에게 엔딩신은 정말 제가 쓰고 싶다고 했더니 흔쾌히 허락했다. 다만 너무 심사숙고해서 시간을 넘겼다. 제 엔딩도 크게 다르진 않고 더 음모론 적이다. 해국은 점점 광분하고 영지의 표정은 싸늘해진다"라며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처음 기획서에는 '업'이라고 썼다. 천 이장의 악행이 자기 발목을 잡고, 유목형도 자기가 한 행위가 자기를 구원하고 해국도 손해를 많이 본 승리자라고 해도 그것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하는 거다. 정치사회적인 의미보다는 한 개인의 삶에 대한 태도에 포인트가 있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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