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프만 계약해지’, 포항 “좀 더 합리적인 쪽 택한 것”

ⓒ 포항 스틸러스 제공

[스포츠니어스 | 곽힘찬 기자] 당장 시즌 개막을 앞두고 포항 스틸러스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5일 포항은 채프만과 계약해지를 발표했다. 워낙 갑작스런 주전 선수의 이탈이었기에 최순호 감독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 모두 당황했다.

채프만은 지난 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포항이 3년 만에 상위 스플릿으로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채프만의 활약 덕분이었다. 포항의 경기력을 좌우할 정도로 큰 존재감을 드러냈던 채프만은 최순호 감독 전술의 핵심이었다. 이에 포항은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지난 시즌 종료 후 채프만과 2년 연장 계약을 맺었다.

갑작스런 계약해지, 왜?
하지만 지난 1월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선수단에 소집됐던 채프만은 시무식 뒤 진행된 산행이 끝난 후 갑자기 감기몸살을 호소했다. 병원에서는 ‘기생충 감염’이라는 진단을 내렸고 포항은 채프만이 원하는 대로 호주에서 치료를 받도록 했다. 그리고 치료 후 포항의 전지훈련지인 터키 안탈리아로 곧바로 합류하라고 했지만 채프만은 계속 통증을 호소하며 합류하지 않았다.

이에 포항은 치료와 훈련을 병행하자고 제안했고 채프만은 결국 터키 안탈리아로 날아와 선수단에 합류했다. 하지만 터키 현지에서 의학적으로 어떠한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채프만은 계속 통증을 호소하며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급해진 포항은 채프만에게 17일까지 정확한 몸 상태를 알려달라고 했고 15일 채프만으로부터 “올 시즌은 힘들 것 같다. 3월에 뛸 수 없을 것 같다”는 최종 연락을 받았다. 시즌을 앞두고 결정을 내려야 했던 포항은 결국 채프만과 계약해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채프만의 해외 이적 추진, 포항의 입장은?
갑작스럽게 포항과 채프만의 계약해지 소식이 알려지자 “채프만이 타 구단 이적을 위해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며 계약해지를 했다”, “포항과 채프만 사이에 불화가 있었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또한 호주 골닷컴이 채프만과 인터뷰를 진행한 이후 “채프만이 유럽이나 일본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논란은 더욱 가중됐다.

ⓒ 호주 골닷컴 캡쳐

계약해지 당시 포항은 채프만의 해외 이적 추진을 조금이나마 짐작하고 있었다. 포항 관계자는 “채프만이 포항에 보낸 영상에 ‘abroad’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갈 것이라는 것을 짐작은 하고 있었다”면서 “그렇게 짐작은 하되, 훈련이 전혀 안 된 상태라 바로 3월에 다른 팀을 찾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채프만이 정말 해외 이적 추진을 위해서 ‘기생충 감염’ 핑계를 대며 포항과 갑작스럽게 계약해지를 했다면 포항 입장에서 봤을 때 채프만이 괘씸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포항은 그러한 감정보다 코앞에 닥쳐온 현실이 더 급했다. 채프만은 포항 내에서도 고액 연봉자에 속했다. 게다가 아시아쿼터였기에 높은 연봉을 부담하면서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선수를 데리고 가는 것은 위험 부담이 매우 컸다.

포항 관계자는 “채프만이 포항을 떠나 타 구단을 가기 위해서 그런 핑계를 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건 선수의 개인적인 문제이며 우리가 가치 판단을 내릴 문제가 아니다”면서 “포항은 뛰지 못하는 선수를 위해 고액 연봉을 계속 지급할 여력이 없다. 채프만을 빨리 내보내고 뛸 수 있는 대체 선수를 찾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포항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혔다.

갑작스러운 채프만의 이탈, 포항의 대책은?
일단 채프만의 자리를 유준수가 메울 가능성이 높다. 유준수는 지난해 12월 말 태국의 부리람 유나이티드를 떠나 포항에 합류했다. 포항 관계자는 “유준수가 가장 가능성이 높고 상황에 따라서 하창래가 올라와서 뛸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채프만처럼 안정적이면서 상대에게 압박을 가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현재 대체 선수를 찾기 위해 포항 전력강화팀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간이 촉박해 스카우트를 파견할 여유가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순호 감독 역시 채프만의 갑작스런 이탈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은 기존의 자원으로 시즌 초반을 버텨야 하는 포항이다.

포항은 지금의 상황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한다. 과거 채프만이 포항으로 이적할 당시 채프만은 포항이 가장 먼저 영입하려고 했던 선수가 아니었다. 원래 호주 국가대표 미드필더인 올리버 보자니치를 영입하려 했다. 하지만 보자니치가 메디컬 테스트에서 탈락하며 이적이 결렬되면서 그 대체로 채프만을 영입하게 된 것이다. 오히려 그때처럼 잘 풀려서 잘 될 수도 있기에 포항은 이번 시즌에도 늘 그랬듯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emrechan1@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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