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순천=조성룡 기자] 현재 수원FC의 슈퍼스타는 누구일까.

사실 많은 K리그의 스타가 수원FC를 거쳐갔다. 스페인 라리가 출신의 시시와 벨기에 국가대표 출신의 오군지미가 있었고 서동현, 서상민, 정훈, 송수영 등 K리그의 내로라 하는 선수들이 수원FC의 유니폼을 입었다. 물론 과거 뿐 아니라 현재도 제법 많은 스타가 있다. 주장을 맡은 백성동을 비롯해 김동찬, 조병국 등 수원FC에는 제법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현재 수원FC의 최고 스타를 꼽으라고 하면 조유민이라고 할 수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조유민은 수원FC의 자랑으로 떠올랐다. 김대의 감독은 그런 조유민에게 올 시즌을 앞두고 부주장이라는 직책을 맡겼다. <스포츠니어스>는 순천에서 조유민을 만나 축구 이야기부터 사생활까지 다 물어봤다.

지난 2018년은 잊지 못할 한 해였을 것 같다.

그렇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사실 중앙대를 졸업하고 프로 진출을 노렸을 당시 그야말로 '붕 뜰' 뻔한 위기였다. 몇 개 팀의 영입 제의가 왔지만 몇 가지 행정적인 착오가 있어서 가지 못했다. 그렇게 2018년에 나는 프로 생활을 하지 못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와중에 수원FC 김대의 감독님이 내게 손을 내밀어 주셨고 감사한 마음으로 잡았다. 무적 신세가 될 뻔 했던 내가 프로 선수가 됐다.

프로 생활을 하면서 미드필더였던 내가 김대의 감독님의 제안으로 중앙 수비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이 또한 신의 한 수 였다.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뛰다보니 김학범 감독님이 눈여겨 보셨고 U-23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었다. 이는 곧 2018 아시안게임으로 이어졌고 금메달도 따냈다. 물론 지난 시즌 수원FC의 팀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는 점은 너무나 아쉽다. 하지만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축하가 늦었다. 금메달 획득을 축하한다.

반 년 지나서 받는 축하인 것 같은데 그래도 고맙다. 당신과 아시안게임 명단 발표 직전에 "얼굴이 이국적이라 현지 적응에 문제가 없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을 본 순간 잃어버린 동포를 만났다"라는 헛소리도 하면서 아시안게임 발탁을 기원했는데 벌써 금메달도 따고 왔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래서 연금은 일시불로 받는가, 분할로 받는가.

에이… 나는 금메달이 하나 밖에 없어서 연금이 안나온다. 이제 더 이상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욕심은 부리지 않으려고 한다. 나이도 U-23에서 넘어가는 바람에 불려갈 일도 없다. 이제 대표팀에 갈 수 있다면 A대표팀 밖에 없다. 소속팀 배려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고 돌아왔으니 앞으로는 수원FC를 위해 몸 바쳐 뛰어야 하지 않겠는가.

사실 축하가 늦은 이유는 아시안게임 이후 팀 성적 때문이었다.

나도 그 때 마음 고생이 심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면서 최고의 순간을 보냈다. 하지만 내가 오고 나서 지독한 연패에 빠졌다. 무려 6연패였다. 솔직히 마음 고생을 안했다면 거짓말이다. 눈치도 많이 봤다. 갑자기 흐름 좋던 팀이 내가 합류하니까 연패에 빠졌다. 괜히 잘 하고 있는 팀이 나 때문에 조직력이 흔들려서 지는 것 같아 걱정했다. 꽤 힘든 시기였다.

다행히 (백)성동이 형이 2골 1도움으로 맹활약한 덕분에 대전시티즌을 3-2로 꺾고 6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무엇보다 안도감이 들더라.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눈물도 조금 났던 것 같다. 6연패를 끝낸 것이 10월이었는데 이제 와서 그것을 변명이라고 하는가. 그러지 말고 수원FC 경기 자주 와라. 나도 인터뷰 하고 형들 동생들 다 인터뷰 많이 해달라.

소속팀 성적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오랜만에 달콤한 휴식을 보냈을 것 같다.

내가 축구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약 3주 간의 휴가를 받았다. 이렇게 휴가가 길었던 적은 처음이었다. 처음 일주일 동안은 정말 미친듯이 놀았다. 매일매일 맥주와 함께했다. 친구들 만나서 맛있는 것 먹고 수다도 떨었다. 정말 이렇게 푹 쉬고 많이 놀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남은 2주일 동안은 전지훈련을 준비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운동했다. 다시 운동 시작할 때 정말 죽을 뻔 했다. 살도 좀 쪘는데 하던 대로 운동을 하니까 온 몸에 근육통이 오더라.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니 참 좋았던 것 같다. 같이 맥주도 한 잔 하고 영화도 봤다. 내가 집에서 막내 아들이다. 경상도 집안이라 다들 무뚝뚝한데 나는 그렇지 않은 편이다. 주변에서는 대구 사투리도 잘 안쓴다더라. 그런데 흥분하면 나온다. 형과도 정말 친하다. 형은 지금 다른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내가 정말 응원 많이 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예전에는 형과 진짜 많이 싸웠다. 주로 내가 많이 까불다가 싸웠다. 한 번은 나랑 형이 정말 열심히 싸우니까 어머니가 형제를 방에다 집어넣고 "둘이서 죽이든 살리든 알아서 하라"고 방문을 쾅 닫으셨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되니 방 안에서 둘이 함께 눈물 질질 흘리면서 나왔다고 하더라. 나는 기억 나지 않지만 어머니가 얘기해주셨다. 그랬던 형이지만 지금은 너무 잘 지낸다. 우리 형이 참 좋다.

정말 달콤했던 휴가지만 이제는 다시 시작이다. 사실 당신이 아시안게임 이야기를 해서 잠깐 이야기를 한 것이지만 나는 이제 좋은 추억으로 묻어두려고 한다. 언제까지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것에 취해서 안주하고 있을 수는 없다. 내게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만큼 중요한 수원FC의 승격을 달성해야 한다. 좋았던 기억은 뒤로 하고 더욱 땀흘려 노력해야 한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나저나 맥주를 도대체 얼마나 마셨기에…

내가 원래 맥주를 좋아한다. 이건 나 뿐 아니라 우리 가족들이 맥주를 다 좋아하는 편이다. 하하.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맥주 한 잔 하면서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시즌 중에는 마시지 않는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마시고 친구들과 마셨다.

나는 개인적으로 "한 병 더"를 외치는 중국산 맥주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리고 대학 시절 벨기에에 가본 적이 있었다. 거기서 맥주를 마셔볼 기회가 있었다.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사실 그 맥주를 앞에 두고도 '어차피 맥주 맛이 다 거기서 거기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한 모금 딱 들이키는 순간 '이건 다르다'라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그 때 맥주는 지금도 그리울 때가 있다.

당신은 아시안게임의 추억을 뒤로 한다지만 관련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조유민의 인생을 크게 바꿔놓은 것 아닌가. 그 대회 하나로 당신은 정말 엄청나게 많은 팬들도 생겼다.

맞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다. 정말 감사하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 프로 문턱도 넘지 못할 뻔한 내가 갑자기 좋아해주는 팬들이 생겼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아시안게임 끝나고 길거리에서 나를 알아봐주는 분들도 있더라. 한 번은 어머니와 함께 쇼핑을 가는데 지나가다 어떤 사람이 나를 보고 "조유민 맞죠?"라고 물어보고 인사하시더라. 물론 우리 어머니는 대구 사람이라 그런 모습이 민망해서 멀찌감치 서 계시더라.

팬들께서 선물도 정말 많이 주셨다.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숙소에서는 팬들이 주신 선물을 모두 갖다놓기 어려워서 대구 집에 내려갈 때 바리바리 싸들고 내려갔다.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 어머니가 대구 분이다. 좀 무뚝뚝하신 편이다. 맨 처음에는 잔뜩 들고 온 선물을 보시더니 "이거 어디다가 놓냐"라고 한숨을 쉬시더라. 정말 많이 받았다.

그런데 나중에는 어머니가 더 좋아하시더라. 짐을 풀고 있는데 어머니가 오시면서 하나 하나 살펴보시면서 "이건 너무 예쁘다"라고 하시고 "이건 너무 귀엽다, 이건 먹을 수가 없겠다"라고 말하시더라. 어머니도 내심 아들에게 팬이 있다는 사실에 좋아하시는 것 같았다. 어머니가 그렇게 도와주신 덕분에 팬들이 주신 선물들은 지금 다 대구 집에 잘 간직하고 있다.

앞으로 당신은 팬들에게 잘해야 한다.

물론이다. 팬들은 내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이자 내 심장을 뛰게 하는 존재다. 앞으로도 팬 서비스는 열심히 할 생각이다. 지금까지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팬들이 원하는 것은 최대한 하려고 한다. 내가 SNS를 운영하는 이유 또한 팬들과의 소통을 하기 위함이다. 내 팬들 중에는 어린 분들이 많더라. 항상 뵐 때마다 귀엽고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팬들을 위해서는 연애를 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것 아닐까.

아… 그런데 어떻게 하지. 나는 연애를 하고 싶다. 단순히 여자를 만나고 노는 것이 아니라 정말 제대로 된 연애를 하고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뭔가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다. 어릴 때는 그저 여자 만나고 노는 것이 좋다지만 나는 그런 취향이 아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결혼도 빨리 하고 싶다. 팬들에게는 내가 이해를 구해야 하지 않을까…

왜 그렇게 무모한 선택을…

수원FC에서 뛰는 선배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 팀에는 제법 유부남이 많다. 주장 성동이 형을 비롯해 결혼해서 자녀도 두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보면 마냥 부럽다. 훈련 끝나고 저녁 먹고 자유 시간에 틈만 나면 유부남 선수들은 영상통화 하면서 형수님 얼굴도 보고 아이들 얼굴도 본다. 가끔은 나도 옆에서 보면서 인사도 드린다. 그럴 때마다 마음 한 구석에서는 부러움이 스멀스멀 피어 오른다. 워낙 우리 선배들이 애처가들이다. 그래서 나도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이 참에 당신의 이상형을 알려달라. 이 인터뷰를 통해 운명의 상대를 만날 수도 있지 않는가.

이런 것을 꼭 얘기해야 겠는가. <스포츠니어스> 유도심문은 항상 알고도 당한다. 음… 사실 이상형은 있지만 설명하기 어렵다. 남들은 연예인을 예시로 들면서 이야기 하는데 나는 그런 편은 아니다. 외모보다는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매력을 느껴야 한다. 그 '삘'이 딱 통하는 순간 빠져드는 것 같다. 자기관리를 한다면 더 좋다. 개인적으로는 운동도 한다면 좋을 것 같다. 어떻게 설명은 못하겠는데 취향은 확실하다.

연애를 시작하게 되면 하고 싶은 것은 많다. 그저 형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들이 제법 있다. 내가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여자친구와 함께 커플룩 코디를 하고 싶고 가끔은 경치 좋은 풀빌라에 여자친구와 놀러가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막 운동같은 활동적인 것 하는데 잘 안되서 애쓰는 모습을 보면 너무 귀여울 것 같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중요한 것은 여자친구가 없다는 사실이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소개시켜 달라.

내 코가 석자다.

… 남자들은 꼭 여자 이야기만 하면 서로 신이 나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이제 다시 축구 이야기를 하자. 올 시즌을 앞두고 부주장에 선임됐다.

부주장의 책임감이 막중하다. 김대의 감독님과 주장 성동이 형이 나를 부주장으로 선택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이후 성동이 형이 내게 부주장을 맡아 달라고 부탁했고 나는 별 다른 고민 없이 하겠다고 나섰다. 감독님과 성동이 형이 나를 믿기 때문에 내린 선택이라 생각했고 나는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아마도 나에게 부주장을 맡긴 것은 가교 역할을 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성동이 형은 고참 선수들을 비롯한 전체적인 선수단을 지휘할 것이다. 나는 어린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과 성동이 형의 구상에 어린 선수들이 녹아들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요즘도 성동이 형과는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사소한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알고 함께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성동이 형 뿐인가. 감독님께도 코치님들께도 내가 잘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말이 안되는 일이다. 스물 넷의 나이고 겨우 K리그 2년차인 선수에게 부주장을 맡긴다는 일이. 다 믿어주시고 맡겨주시니 내가 잘해야 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나의 인기를 활용한 전략적 선임이라고 하던데 전혀 아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나는 부주장이 되면서 주장과 코칭스태프의 확실한 지지를 느꼈다. 그래서 더욱 잘해야 한다.

선수단의 가교 역할을 잘 하려면 역시 단합이 중요할 것 같다. PC방에서 '카트라이더'도 좀 하고.

그런데 내가 PC방에서 게임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친구들 만났을 때 다 같이 PC방에 가서 게임을 하면 그 때는 같이 한다. 하지만 외박 받아 나왔을 때 혼자서 사복 입고 PC방에 가서 게임하는 것은 진짜 싫어한다. 내가 PC방에 가는 것은 친구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하면 게임도 재밌고 하니까 가는 것이지 '겜 덕후' 취향은 아니더라. 아예 안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방 탈출 카페를 좀 간다. 내가 또 방 탈출 카페 많이 해봐서 고수다. 수원FC에 내 또래 선수들에게도 방 탈출 카페를 전도했다. 그래서 수원에 있을 때는 자주 간다. 단골집은 다섯 개 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다 깼다. 수원역 근처 시장 골목에 방 탈출 카페가 있는데 거기 자주 갔다. 영화도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못봤다.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아쿠아맨'이다. 동계 훈련 오기 직전에 어머니와 형 데리고 봤다.

개인적인 취미는 옷 구경이다. 옷을 사는 것보다 돌아다니면서 옷 구경하는 것을 더욱 좋아한다. 그래서 아울렛 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요즘은 쇼핑몰 테마파크라고 해서 하남과 일산에 있다고 하더라.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나지 않아 못가고 있다. 그것은 아껴둘 생각이다. 여자친구 생기면 같이 가보려고 한다.

너무나 뻔한 대답이 나오겠지만 목표는 역시 승격?

K리그2 팀에서 뛴다면 다들 목표가 승격 아니겠는가. 일단 첫 번째 목표는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이것은 희망사항이 아니라 무조건 해야한다 무조건. 2년 동안 승격 플레이오프 맛을 보지 못했다. 다들 열심히 땀을 흘리는 만큼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한다. 승격은 그 다음 목표다. 우리가 올라 본 자리인 만큼 다시 돌아가도록 노력하겠다.

프로 입단 전을 생각하면 정말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당연하다. 지금 내게 있어서 신경써야 할 일은 축구 밖에 없다. 예전에도 그랬다. 물론 가끔은 평범한 삶이 부러울 때도 있었다. 특히 대학교에 다닐 때 그랬다. 내가 학교 축제를 제대로 즐긴 적이 한 번도 없다. 특히 내가 다니던 중앙대는 축제 때 초청 가수 라인업이 끝내줬다. 그런데 꼭 늦은 밤에 오더라. 그 때가 되면 축구부 선수들은 숙소에 들어가야 한다. 그게 제일 아쉽긴 하지만 후회는 없다. 내게는 축구가 제일 중요하니까.

물론 축구를 하면서 매일매일 '행복하다' 이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지금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항상 감사하게 살고 있다. 지금도 보면 정말 간절하게 축구를 하고 땀 흘리는 선수들이 많지만 프로에 입성할 수 있는 선수들은 극히 소수다. 새로운 팀을 구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선수들도 많고 프로의 문턱 바로 앞에서 좌절하는 선수들도 많다. 나도 그 중 하나일 뻔 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새로운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선수가 됐다. 그 점에서 감사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조유민과의 속 깊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김대의 감독이 왜 조유민을 부주장으로 낙점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는 소년이었다. 여전히 20대 중반의 천진난만함과 패기를 가지고 있었다. 흥분할 때는 사투리가 튀어 나왔고 아직 있지도 않은 여자친구 이야기를 할 때는 미소를 짓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책임감 또한 있었다. 누구보다 자리의 무게감을 알고 있었고 무게를 견딜 줄도 알았다. 과연 K리그 2년차에게 부주장을 맡긴 수원FC의 2019 시즌은 어떻게 될까. 누군가는 도박이라고 보겠지만 그를 만난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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