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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벤투 감독의 손흥민 선발 기용은 얻은게 더 많았다. 팀으로서도 상승세를 탈 수 있었고 선수도 더 많은 휴식 시간을 갖게 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우리 대표팀은 한국시간 16일 오후 10시 30분부터 아부다비에서 열린 2019 UAE AFC아시안컵 조별예선 C조 3차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2-0으로 승리하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남은 경기 일정을 치르게 됐다.

이날 경기에 앞서 가장 뜨거운 논쟁 거리는 손흥민의 출전 여부였다.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서 거의 3~4일 간격으로 매번 출전했던 탓에 손흥민의 체력이 걱정됐다. 손흥민의 몸 상태가 떨어지기 시작한다면 토너먼트를 진행할수록 강팀을 상대로 만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걱정이다.

벤투 감독은 이와 같은 여론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매우 원론적으로 대답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과 이야기해 볼 것"이라며 "선수와 팀 모두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출전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의 최종 결정은 손흥민의 선발 기용이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손흥민과 대표팀 모두에 이익을 안겨줬다. 이날 경기는 우리 대표팀이 59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을 노리는 데 있어서 분수령같은 경기였다. 중국에 무승부를 거두거나 패배하게 된다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는 상황이었다. 조 2위로 진출한다면 이란이나 일본같은 강력한 우승후보를 만나게 될 가능성도 큰 데다가 경기장 이동에도 어려움을 겪어 체력 소모가 더 커진다.

게다가 조 1위로 진출하게 되면 이틀에 가까운 휴식 시간을 더 벌 수 있다. C조 2위는 한국시간 20일 오후 11시에 16강을 치러야 하는 반면 C조 1위는 22일 오후 10시에 16강전을 치르게 된다. 회복시간이 3일 주어진다는 것과 5일 주어진다는 것은 체감 자체가 다르다.

결과적으로 손흥민은 3~4일 간격으로 치르던 토트넘 일정에 비해 좀 더 많은 시간을 휴식할 수 있게 됐다. 손흥민은 분수령과 같았던 중국과의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며 최상의 몸 상태임을 증명했다. 손흥민으로서는 아시안컵 대회 분위기를 파악할 필요가 있었고 대표팀 동료들과 전술적으로 발을 맞춰볼 필요도 있었다. 중국은 손흥민의 대회 적응을 위한 최고의 스파링 상대였던 셈이다.

우리 대표팀은 손흥민의 선발 출전으로 중국을 꺾으며 좋은 일정과 대진을 얻을 수 있었다. 손흥민은 평소보다 하루 내지는 이틀의 휴식시간을 더 벌 수 있었다. 선수와 팀이 서로 윈-윈한 결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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