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유종현 “환경 열악? K3리그 다녀오니 여긴 레알 마드리드”



[스포츠니어스|서귀포=조성룡 기자] 유종현. 때로는 ‘쫄깃쫄깃 유록바’라 불리던 인물.

2011년 광주FC의 창단 멤버로 K리그에 데뷔했던 유종현은 팬들에게 나름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그는 아낌없는 팬서비스와 때로는 너무나 난해했던 골 뒷풀이를 선보였다. 디디에 드로그바를 좋아했던 그는 SNS에 자신의 이름을 ‘쫄깃쫄깃 유록바’라고 붙여놨다. 그렇게 유록바, 아니 유종현은 광주 이후 충주험멜을 거쳐 FC안양에 입단했다. 2015년이었다.

과거 안양공고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유종현은 고향 팀에 온 것처럼 좋아했다. 하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다. 그는 2016년 병역 의무를 마치기 위해 팀을 떠나야 했다. 유종현은 약 2년 뒤를 기약하면서 육군훈련소에 입소했다. 그리고 세월은 흐르고 흘러 벌써 유종현이 기약했던 2년이 휙 지나갔다.

열심히 예비군 통지서를 돌리던 상근 예비역은 이제 다시 보라색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전역하고 복학하는 느낌처럼 유종현은 수없이 밟았던 그라운드지만 특히 다가오는 올 시즌이 유독 설레고 있다. 서귀포에서 <스포츠니어스>와 유종현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을 앞에 놓고 신나게 수다를 떨었다. 가끔은 되도 않는 ‘드립’을 쳐가면서.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어떻게 지냈는가?
안양에서 계속 뛰다가 상근 판정을 받고 군에 입대했다. 훈련소 생활을 거쳐 경기도 김포시 구래동 주민센터에서 근무를 했다. 축구선수의 삶은 계속 살았다. 상근인 덕분에 틈틈이 K3리그 김포시민축구단에 입단해 몸을 만들고 경기에 나섰다. 결코 쉽지 않았다. 그렇게 군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전역했다. 사실 지난 시즌 전에 전역 했는데 그 때부터 안양 홈 경기가 없어서 홈 팬들께 인사드릴 시간은 없었다.

얼마 전에는 일본 오사카로 여행을 떠났다. 군 생활을 마치면 유효기간 10년 짜리 여권이 나온다. 기분이 좋았다. 아내와 두 자녀를 데리고 갔다. 감바오사카에서 뛰는 오재석에게 맛집이나 가볼 만한 곳들을 물어봤다. 오꼬노미야끼도 먹고 도톤보리 거리도 걸었다. 그런데 그날 밤에 온 몸에서 두드러기가 나더라. 깜짝 놀랐다. 해외여행 중이라 병원에 갈 수도 없었다. 알고보니 문어 알러지가 있다더라. 살면서 처음 알았다.

사실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다. 군 복무 중에는 금전적으로도 힘든 부분이 많다. 그런데 내게는 아내와 두 자녀까지 있다. 내가 돈을 제대로 벌 수 없으니 아내가 개인적으로 사업을 하면서 아이도 돌보고 가정도 꾸려나갔다. 제대했을 때 무엇보다 아내에게 가장 고맙더라.

그럼 해외여행이 아니라 집안일을 도와야 하는 거 아닌가.
나 나름대로는 많이 도왔다. 특히 훈련소 갔다와서 잘했다. 원래 내가 집안 청소 등은 전담해서 한다. 그런데 아내 전담인 것이 바로 설거지였다. 내가 다른 건 다 해도 설거지는 잘 안했다. 그런데 훈련소에서 나와 가족들과 집에서 밥을 먹었다.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내가 그릇들을 들고 가서 설거지를 했다. 설거지를 하다가 나 자신에게 깜짝 놀랬다. ‘지금 내가 뭐하는 거지?’ 아내도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지금 뭐해?” 설거지 했다고 이상한 사람 취급했다.

상근이었다니 나름 남다른 군 생활을 했던 것 같다.
뭐 특별한 것이 있었겠나. 구래동 주민센터에서 예비군 통지서 돌리고 전화하고 그랬다. 전화 걸어서 “선배님. 이번에 예비군 훈련 부과되셨습니다. 나오셔야 합니다” 이랬다. 그러면 꼭 전화를 잘 안받거나 받아도 정말 무례하게 대할 때가 있다. 반말로 받는다. “아 뭐야, 나 안나가니까 알아서 해” 이런 식이다. 그런데 규정 상 이런 식으로 수령을 거부하면 안된다.

K리그 100경기를 안양에서 채운 유종현은 예비군 통지서를 돌리기 시작했다 ⓒ FC안양 제공

이럴 경우에는 내가 직접 찾아간다. 아시다시피 내 외모가 썩 다른 사람들에게 친근한 편은 아니다. 군복 입고 찾아가서 문 두들기면 사람이 나온다. 내게 반말을 했던 사람이다. 그 사람에게 “예비군 통지서 나왔습니다” 이러면 “나 안나가”라던 패기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갑자기 공손하게 “아 네. 제가 언제 가면 될까요?”라면서 통지서에 사인도 잘해준다. 우리 예비군 전우들께 통지서는 꼭 잘 받으라고 당부하고 싶다.

K3리그 김포시민축구단에서 뛰는 것은 쉽지 않았다. 내가 이래뵈도 구래동에서 근무한다고 ‘야야 구래’였지만 상근과 K3리그 선수의 삶은 녹록치 않았다. 축구선수의 하루 일과를 보면 훈련도 중요하지만 휴식 또한 회복만큼 중요하다. 그런데 상근 복무를 하면서 축구를 하면 휴식이라는 것이 없다. 일하다가 훈련 받고 그런다. 컨디션 관리를 최상으로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나름 김포는 강팀이었다. K3리그에서도 최강을 다투는 팀이었다. 그런데 환경 자체는 상당히 열악했다. 나는 군 복무 때문에 가지 못했지만 과거 김포가 FA컵에서 부산아이파크 원정을 떠났을 때 새벽에 부산으로 출발해서 찜질방에서 잠깐 쉬고 경기 뛰었다더라. 밥은 중간에 휴게소에서 라면 먹고. 이런 것 보면 K3리그 선수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잘 알 수 있다.

K3리그도 열악하지만 안양도 선수들에게 좋은 환경은 아니지 않는가.
전혀 아니다. 안양 정도면 레알 마드리드다.

유종현 스스로 K리그 복귀에 대한 열망이 컸을 것 같다.
당연하다. 물론 요즘 K3리그에 수준 높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왔고 팀 사정도 좋아지면서 경쟁력 자체는 상당히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K리그와 비교하기는 어렵다. 팀의 여러가지 환경도 있고 확실히 프로 리그는 아니기 때문에 차이는 존재한다. K3리그에서 뛰면서 군 생활을 한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지만 경기력이 저하되는 것은 어쩔 수 없더라.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K리그 경기를 챙겨봤다. 정말 다 챙겨봤다. K리그1 경기 K리그2 경기 가릴 것 없이 봤다. 보고 있으면 정말 K리그로 다시 돌아가고 싶더라. 안양의 경기도 거의 다 본 것 같다. 이제 돌아왔으니 그 때 본 것들의 느낌을 살려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

K리그2 경기는 몰라도 K리그1 경기를 봤다는 것은 이적을 생각했다는 것 아닌가?
그럴 리가 있는가. 유도 질문 절대 안넘어간다. 지난 시즌 안양이 초반에 부진하기는 했지만 막판 뒷심을 발휘하면서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릴 정도까지 되지 않았는가. 나는 반등할 때부터 안양이 K리그1 승격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 일 모르는 것 아닌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서 승격하면 전북현대도 만나고 FC서울도 만나고 수원삼성도 만나야 하니 미리 좀 봤다. 이적 생각은 진짜 안했다. 억울하다.

알겠다. 믿어주겠다. 이제 당신도 한 팀의 고참이 됐다.
얼마 전에 신인 선수와 이야기하는데 깜짝 놀랐다. 어느 학교 출신인지 물어보면서 친해지고 있었는데 그 선수가 동북중학교를 나왔다고 하더라. 나와 함께 선수 생활을 했던 친구 중 한 명이 일찍 은퇴하고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그 친구가 동북중학교에서 코치 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서 “어? A 코치 나랑 친한데 동북중에서 코치한다”라고 했더니 그 선수도 눈빛이 흔들리더라. “저 중학교 때 그 코치님께 배웠습니다…” 그 친구 입장에서는 선생님이랑 같이 뛰는 셈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보니 안양에 30대 선수가 거의 없더라. 양동원, 김원민, 그리고 나다. 그 다음이 주현재. 여기까지 30대다. 고참으로의 책임감 또한 꽤 무겁다. 그러면서도 앞으로의 축구 인생에 대해 고민도 많이 하게 된다. 고참들끼리 이야기 하면 지도자 자격증 얘기를 많이 한다. 다음 인생을 설계해야 하니까. 그리고 팀 안에서도 지금까지 친화력을 발휘하고 장난도 잘 쳤지만 이제는 좀 묵직하게 굴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쓴소리도 할 줄 아는 선배가 되려고 노력한다.

이게 군대 갔다오고 철든 것일까? 분대장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 사실 동사무소에 상근예비역이 나 포함 세 명이다. 후임 두 명 있는 분대장이었지만 어쨌든.

무언가 아쉽다. 과거 기괴한 세리머니를 또 볼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유종현은 광주FC 시절 골을 넣고 코너 플래그에서 개가 소변을 보는 제스처의 골 뒷풀이를 해 많은 관심 아닌 관심을 받았다. 당시 유종현은 “홈 경기여서 여기는 우리 땅이라는 영역 표시의 의미로 그렇게 했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사실 과묵하고 싶다고 했고 자제하려고 생각한다. 하지만 태생 어디로 갈지 의문이다. 게다가 그 뒷풀이는 안양에서 하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안양 경기장의 별명이 ‘아워네이션’ 아닌가. 우리 팀이고 우리 홈 경기장이고 우리 땅이라는 의미로 그 뒷풀이를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물론 팬들의 생각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개인적으로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안양에서 골 넣으면 한 번 할 생각이다. 안양 이적 후 아직까지 골이 없다. 게다가 난 안양공고 출신이다.

골 넣으면 이거 한다는 이야기다. 어렵게 찾았다 ⓒ 광주FC 제공

요즘도 깊숙한 내면에서 ‘드립 욕구’가 종종 꿈틀댈 때가 있다. 웃기고 싶은 욕구, 농담 던지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요즘 친구들 말을 알아듣는 것부터 어렵다. JMT(존맛탱, 맛있다는 뜻) 정도는 아는데 유튜브 크리에이터나 아프리카BJ 이야기 하면서 그 분들 유행어 따라하는 건 도저히 모르겠더라. 어린 친구들 대화에 함께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그만큼 나이를 먹은 것 같다.

노력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내가 군대에 가기 전까지는 후배들이 굉장히 나한테 까불거리고 장난도 많이 쳤다. 그런데 갔다오니 이제는 후배들이 내게 다가오는 것 만으로도 어려워 하더라. 한 번은 훈련이 끝나고 호텔 방에 올라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여기에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나와 일부 선수가 탔다. 한 명 정도는 더 타도 될 것 같더라. 그런데 후배들이 아무도 안타더라. 그래서 “한 명 더 타”라고 했더니 권우경 코치님이 “야, 너는 그걸 웃으면서 말해야지. 애들이 타겠니?”라고 타박하더라. 나는 그냥 챙겨주고 싶어서 다정하게 타라고 한 건데…

한편으로는 후배들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 내가 신인 때 30대 형들 보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 괜히 어렵고 말 한 마디 꺼내려고 해도 ‘이거 버릇없는 것 아닌가?’란 생각을 했다. 그래도 최영훈이 있을 때는 그나마 내게 장난 치는 후배가 있었다. 최영훈은 나 말고도 코칭스태프에게도 장난 많이 쳤다. 미워할 수 없이 까불어서 많이 아꼈는데 가끔은 그립기도 하다.

특히 신인 선수를 비롯한 어린 선수들과 잘 어울려야 하지 않겠는가?
내 룸메이트가 김명진이다. 올해 단국대에서 새로 안양에 입단한 신인이다. 고참과 신인이 한 방을 쓰는 것이다. 그런데 김명진 이 친구 참 말을 안한다. 방 안에 있으면 거의 묵언수행을 한다. 서로 말이 없다. 그래서 내가 먼저 입을 연다.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어본다. 김명진은 대답을 하기는 한다. 그런데 말이 짧다. 대부분 단답형으로 대답한다. “네”, “아니오”, “그래요”와 같이 말한다. 그리고 내가 말을 걸기 전까지 내게 말을 안건다.

나는 이 친구가 정말 묵언수행을 하거나 성격 자체가 과묵한 친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게 또 아니었다. 방은 같이 쓰지만 밥은 각자 자유롭게 먹는다. 김명진은 꼭 같이 입단한 신인 동기들과 밥을 먹는다. 밥 먹을 때 보면 김명진이 말하는 게 장난 아니다. 퀵마우스다 퀵마우스. 거의 노홍철 급으로 떠든다. 그렇게 쾌활하고 말 많은 친구가 호텔 방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말이 없어진다. 어쩐지 룸메이트 확인하고 표정이 어둡더라.

나는 김명진과 좀 친해지고 싶어서 노력했다. 전지훈련 오고 얼마 되지 않아 저녁에 커피 한 잔 하러 카페 가자고 했다. 같이 커피 마시면서 두런두런 이야기하면 친해질 것 같았다. 그러니 김명진이 “저는 원래 커피 안마십니다”라고 거절을 하더라. 그리고 최근에는 휴식일이라 외출이 허락되서 김명진에게 서귀포 시내 맛집에서 밥을 먹자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 “과제를 해야한다”라고 하더라. 아니 축구선수가 무슨 과제인가. 내 아내도 이 정도로 나에게 퇴짜 놓지는 않았다.

그렇게 강제 ‘묵언 수행’을 하면 고참들과의 대화 때는 방언이 터질 것 같다.
지금도 오랜만에 당신을 만나니 정말 많이 떠들고 있다. 고참들끼리 있으면 앞서 말한 것처럼 지도자 자격증 이야기를 많이 한다. 특히 내 나이가 되면 대부분 팀 내에서 고참 역할을 하거나 은퇴하고 지도자 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많다. 종종 친구들을 만나면 대부분 지도자 자격증이나 은퇴 이후의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생각보다 결혼이나 자녀들 이야기는 많이 안한다.

특히 지금 지도자를 하고 있는 친구들과의 이야기에서 많은 것을 느낀다. 사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감독님이나 코칭스태프가 느끼는 고충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그저 감독님 지시사항을 잘 따르려고 노력할 뿐이지. 그런데 이제 친구들을 통해서 코칭스태프의 힘든 점 등을 파악하게 된다. 그것을 팀에서도 잘 조율하려고 노력한다. 이것 또한 고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결혼과 육아 이야기 많이 하고 싶다. 그런데 친구들이 잘 안한다. 내가 정말 딸이 볼 때마다 예뻐서 친구들에게 “너무 예쁘다”라고 사진을 자주 보내준다. 그러면 친구들이 “네 새끼 너나 예쁘지”라면서 자꾸 보내지 말라는 것이다. 나는 솔직히 친구들의 반응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어느 날 친구가 “내 딸 예쁘다”라면서 사진을 보내줬는데 그 때 친구들의 심정이 곧바로 이해됐다.

게다가 나는 결혼 생활도 정말 행복하다. 유부남들 보면 “결혼 하지 마라”는 충고 많이 한다는데 나는 정반대다. 친구들에게 “결혼 할 수 있으면 빨리 하라”고 한다. 물론 내가 아내와 좋아 죽어서 결혼한 것도 있고 지금도 아내를 정말 사랑하는 것도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친구들은 오히려 반응이 “너 보면 결혼 하면 안될 것 같다”라고 하더라. 결혼 이후 내가 살이 빠져서 그렇다나. 어쨌든 나는 결혼도 적극 추천한다.

새로운 감독과 새로운 시즌을 준비한다. 느낌은 어떤가?
대화를 많이 한다. 감독님 전술을 이식하기 위해 축구 얘기를 많이 한다. 첫 이미지는 딱딱하다고 생각했는데 장난도 많이 치고 운동장에서 분위기를 활발하게 이끄는 분이 감독님이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상당히 세밀하게 얘기를 해주신다. 전술적으로 큰 틀을 잡고 선수들 포지션 별로 각자 세밀한 포인트를 잘 짚어주고 있다. 새로운 스타일의 감독님이다.

재밌는 사실은 감독님의 축구가 선수들에게는 조금 낯선 감이 없지 않다. 뭐랄까. 지금까지 쉽게 해보지 않았던 축구? 빌드업을 강조하고 매력적인 축구다. 우리가 훈련을 하루에 세 번씩 한다.

낯설다는 것은 전술이 어렵다는 것 아닌가?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런데 굳이 말하자면 프리미어리그나 라 리가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전술을 하자고 하신다. 물론 팀에 완전히 녹아들기에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도 평소에 유튜브 등으로 축구 영상을 보지 않는가? 그 영상을 보면서 ‘나도 이런 축구를 하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바로 그 축구를 우리가 조금씩 하려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다들 재미를 느끼고 있다.

축구 얼마 안한 것 같은데 벌써 8~9년차가 됐다. 나는 축구를 오래 하고 싶다. 아직 인생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무조건 축구에 올인이다. 지금 자녀가 두 명 있다. 첫째가 여섯 살이고 둘째가 세 살이다. 내가 군대에 있을 때 딸이 어디 가면 “우리 아빠는 군인이야”라고 했다. 사실 내가 군 복무 중이었으니까 당연한 이야기인데 이게 이상하게 낯설더라.

이 딸이 벌써 여섯 살이 됐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금 내 목표는 내 자식들이 어디 가서 “우리 아빠 축구선수야”라고 말하고 축구장에 와서 내가 뛰는 모습을 보고 응원하는 것이 꿈이다. 첫째는 클 만큼 컸고 이제 축구선수인 것도 알았으니 이제 절반의 목표는 이뤘다. 하지만 둘째가 마저 크고 알 때까지 열심히 뛰고 싶다. 마흔까지 할 것이다. ‘대박이 아빠’ 이동국처럼. 나는 둘째가 아들이라 축구 꼭 시키고 싶다. 오래오래 안양에서 선수 생활 하면서 FC안양 유소년 팀 입단 시키고 싶다.

그러려면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
내가 진짜 몸 관리 열심히 한다. 얼마 전에 기사를 봤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근육량 50%에 체지방 7%이라고 하더라. 근데 내가 근육량 52%에 체지방 6%다. 그래서 안양 구단 측에 “내가 호날두보다 몸이 좋다. 왜 나는 기사 안뜨는가?”라고 했더니 아무 말 하지 않고 무시하더라.

그럼 우리가 대신 독자들에게 알리겠다. “안양 유종현, 내가 호날두보다 낫다”
내가 호날두보다 몸 관리를 열심히 했다는 자부심은 있지만 괜히 자극적인 기사를 써서 날 욕먹이지 마라.

마지막 질문은 식상하게 가자. 올 시즌 목표는?
K리그1에 올라가고 싶다. 경기 많이 뛰면서. 내가 1부리그를 밟아본지 오래됐다. 게다가 나는 덩치가 큰 센터백이다. K리그2는 좀 작고 빠르고 어린 선수들의 패기로 뛰는 반면 K리그1은 굵직한 공격수가 많다. 말컹과 제리치가 그런 선수다. 내 입장에서는 그런 선수와 붙어보면 많은 경험도 쌓이고 또 잘하면 내가 돋보일 수 있다. K리그1에 승격해서 그런 무대에서 제대로 맞붙고 싶다. 그리고 뜬금없지만 한 마디 덧붙이고 싶다. 우리 아내, 정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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