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화면 캡처

[스포츠니어스 | 온라인 뉴스팀]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한국체대)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성폭력 피해를 받은 선수가 훨씬 더 많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인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는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가 알고 있는 경우만 해도 대여섯 사례가 있다”며 “피해자 가운데 일부가 용기를 내 가해자의 실명을 공개하고 형사고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준형 대표는 “피해자들은 대부분 현역 선수다. 여기에는 미성년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코치들도 현재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말을 못하는 이유는 드러내더라도 바뀌는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도자들은 그런 행동이 악순환이 되고 강도가 점점 세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알아본 피해자도 보복이 무서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 신고센터가 여러 군데 있지만 유명무실하다. 빙상연맹은 안에서 쉬쉬하며 덮으려고만 한다”며 “대한체육회, 문체부에서 학부모나 선수들이 편하게 얘기할 수 있도록 하고 이런 문제가 안 생기도록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여준형 대표가 구타 파문으로 아픔을 겪은 선수의 가족이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여준형 대표는 경기고 1학년 때 일찌감치 대표팀 생활을 시작해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활약을 펼쳤다.

이듬해인 2004년 친동생 여수연 씨와 함께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활약했지만 그해 동생이 코치로부터 상습 구타 피해를 당한 사실이 드러나 고통을 겪은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당시 세계 정상에 올라 있던 한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코치들에게 상습적인 구타와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훈련해 왔다는 폭로가 이어져 사회적 충격을 줬다.

2000년대 중반 선수 생활을 마친 여준형 대표는 이후 중국·미국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4년부터는 대한민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로도 활약했다. 현재는 젊은빙상인연대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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