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축구협회

[스포츠니어스 | 화성=김현회 기자] 이임생 제5대 수원 삼성 신임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임생 감독은 3일 오후 1시 경기도 화성 수원삼성 클럽하우스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며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에게 기회를 주신 수원 구단에 감사하다. 지금 선수를 위해서 서정원 전 감독님의 노고에도 감사하다. 새로운 코치진이 최선을 다해서 수원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이임생 감독은 카리스마형 지도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좋게 말해 카리스마지, 안 좋게 말하면 강해 보이고 차가워 보이고 요즘 말로 ‘꼰대’처럼 보이기도 한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붕대 투혼을 선보이며 강한 인상을 풍겼고 2002년 K리그 무대에서는 경기 도중 이영표에게 호통을 치는 듯한 장면으로 ‘꼰대’ 이미지가 굳어졌다. 17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이임생 감독은 여전히 이 장면으로 회자된다.

하지만 그를 경험해 본 이들은 다른 이야기를 했다. 이임생 감독은 차범근 감독 재임 시절 수원삼성에서 수석코치를 지냈는데 차범근 감독 재임 시절부터 구단에 몸 담은 관계자가 하는 말은 달랐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이임생 감독을 차갑고 강하고 때로는 ‘꼰대’라고 볼 수도 있지만 알고 보면 그런 분은 아니다. 차범근 감독님이 선수들을 ‘강강강강’으로 대할 때면 선수들을 찾아가 풀어주는 게 이임생 코치의 역할이었다.”

이 관계자는 말을 이었다. “당시 수원삼성은 슈퍼스타 군단이라 선수가 두 경기만 못 나가면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는데 이걸 중간에서 해결한 게 이임생 코치였다. 불만을 토로하는 이천수의 방까지 찾아가 마음을 돌린 것도 이임생 코치의 역할이었다. 일부에서 보는 것처럼 차갑고 강하고 ‘꼰대’는 아니다.” 물론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임생 감독은 아직까진 차갑고 강해보였다. 미소를 띄우기 보다는 진지한 자세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 수원삼성

이날 기자회견 바로 전 이임생 감독은 선수단과 첫 미팅을 가졌다. 거의 모든 선수들이 이임생 감독과 처음으로 마주하는 상황이었다. 기존의 이미지 때문에 걱정을 하는 선수도 있었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끝난 뒤 만난 한 수원삼성 선수는 이임생 감독의 첫 인상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선수들과 마음으로 소통하려는 게 느껴졌다. 정말 무섭고 차가운 이미지라고 생각했는데 한편으로는 인성 좋기로 알아주던 서정원 감독과도 비슷한 면을 많이 느꼈다.”

이임생 감독은 기자회견을 하면서 차범근 감독에게 배운 지혜를 이야기했다. 그는 "감독님이 선수들을 마음으로 대하면 못 풀 게 없다는 말을 많이 해주셨었다"며 "선수들 저마다 마인드나 개성이 다르다. 이런 부분을 깰 수 있는 것이 마음으로 다가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부분을 풀어내면 '원팀'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을 알려준 차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아직 이임생 감독에 대한 이미지는 차갑고 강하고 무서운 게 사실이다. 이게 하루 아침에 바뀔 수는 없다. 하지만 그와 오랜 시간 함께한 이는 물론이고 이제 막 첫 미팅을 가진 이도 그가 보이는 이미지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했다. 물론 공식적인 이야기만 딱딱하게 하는 기자회견장에서 마주한 그의 모습은 아직까지도 강하고 차가워 보인 게 사실이다. 이 이미지는 과연 바뀔 수 있을까. 조금 더 그가 편한 사람이라고 느껴지면 기자회견장에서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무서워서 묻지 못한 그 질문을 웃으며 한 번 해보고 싶다. “감독님, 이영표 선수에게 한 마디 해주시죠.”

footballavenue@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