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삼성

[스포츠니어스 | 화성=김현회 기자] 이임생 제5대 수원 삼성 신임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임생 감독은 3일 오후 1시 경기도 화성 수원삼성 클럽하우스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며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나에게 기회를 주신 수원 구단에 감사하다. 지금 선수를 위해서 서정원 전 감독님의 노고에도 감사하다. 새로운 코치진이 최선을 다해서 수원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하마터면 이 기자회견, 아니 이임생 감독이 이 자리에 있지 못할 뻔했다. 불과 하루 차이로 수원삼성 5대 감독의 운명이 갈렸기 때문이다. 수원삼성이 하루만 늦게 이임생 감독에게 감독 자리를 제안했더라면 이임생 감독은 지금 다른 팀에 있었을 것이고 수원삼성 감독도 다른 사람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수원삼성은 지난 시즌 서정원 감독이 팀을 잠시 떠났다가 복귀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올 시즌까지만 팀이 이끌고 감독직을 내놓겠다”면서 작별을 예고했다. 수원삼성 측에서는 서정원 감독에게 여러 차례 번복을 제안했지만 서정원 감독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수원삼성은 11월말 공식적으로 서정원 감독과의 작별을 선택하고 새로운 감독을 물색하기로 결정했다.

이 시기 이임생 감독은 싱가포르 홈유나이티드로부터 감독 제안을 받았다. 그는 2010년 홈유나이티드 감독으로 부임해 2014년까지 5년 동안 팀을 이끈 바 있다. 당시 이관우 등을 불러들여 활용했고 지도자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 관계자는 “싱가포르에서 이임생 감독의 신임이 상당히 두텁다”고 전했다. 이임생 감독은 2015년 중국 2부리그 선전루비 감독을 거쳐 2016년에는 중국 1부리그 옌볜푸더 코치 생활을 했다.

2017년 그는 톈진테다 수석코치를 거쳐 감독대행까지 맡았다. 중국 무대에서 몸값도 꽤나 많이 올랐다. 대한축구협회 기술발전 위원장까지 지냈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서는 이임생 감독을 그리워했다. 홈유나이티드가 다시 그에게 감독직을 제안했다. 이 시기는 수원삼성이 서정원 감독과의 작별을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홈유나이티드의 계약서가 이임생 감독에게 이미 도달해 있었다. 이임생 감독은 홈유나이티드 감독 복귀 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 대한축구협회

이임생 감독과 홈유나이티드의 계약 진행에는 걸림돌이 없었다. 계약이 가시화됐다. 하지만 이임생 감독은 계약서를 살피다 홈유나이티드 계약서 여러 세부 사항 중 미세한 한 부분에 대한 수정을 요구했다. 계약이 틀어질 만큼의 세부 사항은 아니었고 세세한 부분이었다. 이렇게 한 차례 계약서가 이임생 감독의 손에서 다시 홈유나이티드로 넘어갔다. 홈유나이티드가 계약 사항을 수정해 이임생 감독에게 다시 넘겨주고 사인만 하면 일은 끝이었다.

그런데 바로 이날 수원삼성에서 서정원 감독과의 작별을 결정하고 이임생 감독에게로 연락이 전해졌다. 수원삼성 5대 감독으로 와 줄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홈유나이티드의 수정된 계약서가 이임생 감독에게 도달하기 딱 하루 전의 일이었다. 고국 무대 복귀를 노리던 이임생 감독은 고민 끝에 수원삼성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하루만 늦었더라면 이임생 감독은 홈유나이티드와의 계약서에 사인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수원삼성은 또 다른 감독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을 것이다. 이 모든 게 하루 차이로 결정된 일이다. 이게 지난해 11월 말의 일이었다. 이렇게 이임생 감독은 하루의 시간을 두고 수원삼성 제안을 받아들였고 지난 달 9일 수원삼성과의 계약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수원삼성 관계자는 “하루만 늦었더라면 우리는 감독님을 홈유나이티드에 빼앗겼을 것”이라고 웃었다.

이임생 감독은 기자회견장에서 이 기회가 간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 있으면서 K리그 복귀를 꿈꿨다. 내게는 간절한 기회였다”고 밝힌 그는 “수원이 어려운 시기에 있다. 팬들의 눈높이가 높다. 굉장히 많은 것을 보여드려야 한다. 그런 걸 보여드리기 위해 코칭스태프 선수가 시즌 시작하면 보여드리겠다. 나는 그게 100% 맞다고 생각한다. 어려움이 있겠으나 수원 팬들이 옆에서 힘이 되어 주시면 그 길을 끝까지 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훗날 이 하루는 과연 어떻게 평가될까. 이제 이임생 감독의 능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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