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수원=명재영 기자] 집중력 싸움에서 이긴 제주유나이티드가 2018년의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수원은 사임이 확정된 서정원 감독의 고별전마저 패배하면서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한 채 올해 일정을 마쳤다.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제주가 찌아구와 알렉스의 득점에 힘입어 홈팀 수원삼성을 상대로 2-0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로 제주는 리그 5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스플릿 5경기에서 1무 4패를 기록한 수원은 상위 스플릿 그룹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수원은 4-1-4-1 전술로 경기에 나섰다. 골문은 지난 2경기에 결장했던 신화용이 지켰다. 수비진은 홍철, 곽광선, 이종성 그리고 장호익으로 꾸려졌다. 이종성은 미드필더 자원으로 분류되나 주전 수비수 조성진이 경고 누적으로 결정함에 따라 중앙 수비수 역할을 맡았다. 중원에는 오랜만에 경기에 나선 조지훈을 필두로 염기훈, 사리치, 김종우, 전세진이 나섰다. 최전방 공격수에는 데얀이 자리했다.

원정팀 제주는 3-5-2 전형으로 수원에 맞섰다. 박한근 골키퍼를 중심으로 이광선, 권한진, 알렉스가 최후방을 맡았다. 미드필더는 이은범, 김현욱, 김호남이 2선을 맡았으며 권순형과 이찬동이 그 뒤를 바쳤다. 공격수로는 마그노와 찌아구가 짝을 이뤘다.

결정적인 기회는 제주가 먼저 잡았다. 전반 11분 박한근 골키퍼의 긴 패스가 최전방에 있던 마그노에게 바로 이어지며 신화용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이 만들어졌다. 완벽한 기회였지만 슈팅은 골대 왼쪽으로 빗나가고 말았다. 13분에는 수원 전세진의 슈팅이 제주의 골망을 흔들었지만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데얀의 반칙이 선언되면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선취점은 제주가 뽑았다. 공격진의 개인 기량이 돋보이는 득점이었다. 찌아구는 전반 26분 수원의 중앙 수비수 이종성과 곽광선을 접는 개인기로 무력화시킨 뒤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골키퍼조차 제대로 반응할 수 없는 깔끔한 마무리였다. 기세가 오른 제주는 4분 뒤 두 번째 득점을 뽑아냈다. 이번엔 세트 플레이였다. 먼 지역에서 권순형이 올린 프리킥을 뒤에서 침투한 중앙 수비수 알렉스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제주의 침착함과 수원 수비진의 집중력 부족이 엇갈린 두 장면이었다.

전반 33분 수원 수비진의 실책성 패스가 찌아구에게 연결되면서 수원은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신화용 골키퍼가 몸을 날리며 세 번째 실점을 겨우 막았지만 수원 입장에서는 답답한 순간이었다. 제주는 전반이 끝날 때까지 여유 있는 플레이로 공세를 이어나갔다. 반면 수원은 무력한 모습만 보여준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수원은 후반 시작 전 이례적으로 골키퍼를 교체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최근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노동건이 신화용을 대신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중원의 사리치를 중심으로 수원은 후반 초반 공격의 강도를 높였다. 후반 4분에는 염기훈이 페널티 박스 우측에서 날카로운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박한근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수원은 계속해서 좋은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골대 앞에서의 아쉬운 마무리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전반보다 다소 라인을 내린 제주를 상대로 수원은 후반 막판까지 총공세를 펼쳤지만 박한근 골키퍼를 비롯한 제주의 수비진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남은 시간을 필사적으로 버틴 제주는 무실점 승리로 시즌 최종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hanno@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