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르센 감독은 생존을 확정지은 뒤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인천=김현회 기자] 인천유나이티드 욘 안데르센 감독이 잔류를 확정지은 기쁜 날에도 작심발언을 했다. 안데르센 감독은 작정한 듯 구단 운영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인천은 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전남드래곤즈와의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마지막 라운드 홈 경기에서 남준재와 무고사, 문선민의 연속골에 힘입어 3-1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인천은 올 시즌 승점 42점으로 9위를 확정지으며 생존에 성공했다.

시즌 막판까지도 강등권에 머물렀던 인천은 4연승을 거두며 극적으로 또 다시 살아남았다. 상주를 2-1로 제압한 뒤 강원 원정에서 3-2로 이겼고 서울 원정에서도 1-0으로 승리했던 인천은 이미 강등이 확정된 전남까지 잡으며 시즌을 기분 좋게 마쳤다.

안데르센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뒤 “오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 기쁘다. 선수들에게도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다”면서 “정말 쉽지 않은 경기였다. 비겨도 잔류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반드시 이기고 싶은 경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전술적으로 보여주는 게 힘들었다”면서 “전남이 성적에 대한 압박감이 없어서 그런지 시즌 내내 보여준 경기보다 더 강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우리 선수들이 잘 극복해 냈고 그런 팀을 상대로도 이길 수 있는 강인함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이후 안데르센 감독은 작심한 듯 구단 운영을 지적했다.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에 앞서 꼭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고 밝힌 그는 미리 준비한 종이를 꺼내 읽어 내려갔다. 안데르센 감독은 “인천유나이티드는 인천 시민들의 구단이자 팬들의 구단이다. 오늘 성공적으로 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면서 “하지만 그 결과는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슬픈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안데르센 감독은 “우리가 왜 매년 강등권에서 싸우는 게 반복돼야 하는지 그게 슬프다”면서 “길지 않았던 7개월의 기간 동안 인천 구성원이 조금 더 서로를 위해 존중하고 같은 목표를 위해서 싸웠으면 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특히 인천유나이티드의 스카우트 부분에 있어서 의견을 제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카우트 관계자 분들이 자기 본분에 맞는 위치를 인정을 하고 의견을 서로 공유하고 나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분명하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우리 스카우트 팀이 선수 계약 관련해서 다시는 코치진과 감독 의견 없이 모르는 상태로 어떤 선수가 계약되거나 그런 부분이 다시는 없었으면 한다. 이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데르센 감독은 “지금 이 순간부터 감독 스스로뿐 아니라 관계자 구성원들 모두 정신을 차리고 미래에 좋은 팀이 되기 위해서 다같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인천유나이티드라는 올바른 축구 브랜드를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년에는 우리 인천이라는 팀이 더 이상 강등권에서 싸우는 팀이 아니라 K리그1 상위권에서 높은 자리를 위해서 싸우는 강한 팀으로 발전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안데르센 감독은 계약 기간이 1년 더 남아 있다. 그는 “100%는 아니지만 내년에도 팀에 남고 싶다”면서 “이 메시지를 통해 긍정적인 팀이 됐으면 한다. 인천은 환상적인 팬들을 보유하고 있고 이런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팬들이 응원을 보내줬다. 오늘도 1만 명에 가까운 관중이 왔다. 앞으로 1만5천 명, 2만 명의 관중이 올 수 있는 팀이다. 우리 구단이 좋은 쪽으로 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 시즌에 반드시 목표를 이루기 위해 강한 팀을 만들어야 한다. 외국인 선수 뿐 아니라 국내 선수들이 더 퀄리티 있는 선수들로 구성돼야 한다”면서 “무고사와 부노자, 아길라르는 인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 더 큰 구단에서 많은 돈을 제시하고 있다. 이 선수들을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구단에서도 지켜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내년에 뵙겠다”는 말을 남긴 채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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