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혜원 의원실 제공

[스포츠니어스 | 임유진 기자]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사퇴한다. 선동열 감독은 14일 KBO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선언했다. 선동열 감독의 임기는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였다.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회에서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던 선동열 감독은 젊은 선수들로 구성해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과정에서 불거진 여론 폭풍을 피하지 못하고 지난달에는 국정감사 증인으로까지 출석했다.

선 감독은 사퇴 발표문에서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이었음에도 변변한 환영식조차 없었다. 금메달 세리머니조차 할 수 없었다. 금메달을 목에 걸 수도 없었다"라면서 "국가대표 감독으로서 금메달의 명예와 분투한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한 데에 대해 참으로 참단한 심정이었다. 그때 결심했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보호하고 금메달의 명예를 되찾는 적절한 시점에 사퇴하기로 마음먹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저는 지난 10월 2018 국회 국정감사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다"라며 "어느 국회의원이 말했다. 그 우승(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그렇게 어려웠다고 생각지 않는다. 이 또한 저의 사퇴결심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됐다"라며 사퇴를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선 감독이 언급한 해당 발언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꺼낸 말이었다. 손 의원은 선수 선발의 공정성에 대한 질의에서도 논리와 근거보다는 "특정 후배를 돕고 싶어서 공정하지 않지만 우승하고 싶어서 결정 내린 것 아니냐"라며 몰아 붙였다. 선 감독은 "소신 있게 뽑았다"라고 했지만 손 의원은 "선 감독 때문에 야구팬이 20% 줄었다. 그 우승(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그렇게 어렵다고 다들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사과하든지 사퇴하든지 하라"고 했다.

한편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손혜원 의원 말고도 정운찬 총재의 발언이 문제였다는 해석도 있었다.

지난달 23일 정운찬 총재는 국정감사에서 전임 감독제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등 선동열 감독에 대한 '비토'의 뜻을 당당하게 얘기했다. 스스로는 오해였다고 해명했으나 선동열 감독에게는 큰 상처가 될 만한 발언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야구인으로 저를 아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저를 도와주신 KBO와 KBSA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선 감독은 이후 질의응답 없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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