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감독과 친해져야 하는 FC서울 조영욱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프로 데뷔 시즌이 참 만만치 않다. 본인은 "파란만장하다"라고 전했다.

FC서울은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6라운드 전남드래곤즈와의 경기에서 박주영의 후반 추가 시간 페널티킥 골로 천신만고 끝에 승점 3점을 따냈다. 리그 13경기 만의 승리였다. 아직 잔류를 확정하지 못한 서울로서는 매우 귀중한 승리였다.

반가운 얼굴이 있었다.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AFC U-19 챔피언십 대회를 치르고 온 조영욱이었다. 그는 후반전 39분 윤주태를 대신해 경기에 나섰다. 먼 길을 다녀왔지만 피로의 여파는 보이지 않았다. 그는 스로인 찬스에서 곧바로 공을 받기 위해 앞으로 빠르게 치고 달렸다. 박주영을 바라보고 크로스를 올렸지만 골키퍼 이호승에게 막히고 말았다.

사실 그가 인도네시아에 다녀올 동안 서울은 가장 큰 변화가 있었다. 그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온 사이 팀의 감독이 이을용 감독대행에서 최용수 감독으로 바뀌어 있었다. 19세 이하 대표팀에 뽑힐 만큼 어린 나이에 프로 데뷔 첫 시즌을 치르는 동안 벌써 세 번째 감독과 조우했다.

오랜만에 복귀한 최 감독은 여전히 선수를 파악 중이다. 그와 함께한 선수들도 있었지만 그 사이에 선수 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최용수 감독은 선수들의 인상을 전해주면서 조영욱에 대한 언급을 했다. 최용수 감독은 조영욱에 대해 "걘 아직 안 친해져서 잘 모르겠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조영욱도 마찬가지였다. 조영욱은 "아까도 경기하기 전에 교체 선수들을 부르셔서 어떻게 준비하고 있으라고 얘기하셨는데 저한테는 아직 어떻게 주문해야 할지 모르겠다고도 하셨다"라며 "자신 있게, 과감하게 하라는 주문을 받았다"라며 최용수 감독의 주문 내용을 전했다.

이어 "출전 시간은 많지 않았지만 교체로 들어간 뒤 득점이 나와서 승리할 수 있었다. 이번 주 훈련 자체가 분위기도 좋았고 잘됐다고 생각했다. 이길 것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쉽지는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프로 적응, 대표팀 차출, 감독 교체 등 다사다난했다 ⓒ 대한축구협회

황선홍 감독과 이을용 감독대행이 팀을 지휘하는 동안 조영욱은 유망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전방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면서 저돌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골이 필요할 때는 골도 넣었다. 최용수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조영욱에게도 기회가 주어질지가 관건이었다. 일단 두 사람이 서로를 잘 모르기에 친해질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장난기가 많은 최 감독과 농담으로 친해질 수는 없을까. 조영욱은 기겁하며 "어우, 그러면 큰일 날 것 같다. 아직 덜 친해져서 어렵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조영욱은 "제가 더 보여드려야 한다. 보여드리면 좋게 생각해주실 것 같다. 우선 경기장에서 열심히 뛰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조영욱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에서 후반 만회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조영욱은 AFC U-19 챔피언십 대회와 이번 전남전을 통해 "잃을 것도 없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뛰었다. 다른 사람들도 그러겠지만 휘슬 울리는 순간까지 노력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런 걸 제일 많이 배웠다"라며 국제 대회에서 얻은 경험을 얘기했다.

FC서울에 입단했을 때만 하더라도 조영욱의 미래는 밝아 보였다. 어린 나이에 U-20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고 스타 선수들이 많은 서울에 입단하며 차세대 스타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그의 프로 데뷔 시즌은 파란만장했다. 소속팀의 부진, U-19 챔피언십 결승진출과 함께 감독 교체까지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제 서울은 두 경기가 남았다. 파란만장한 시즌을 겪은 조영욱도 남은 미션이 있다. 조영욱은 "아직 강등권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 한 경기라도 빨리 이겨서 마음 편하게 잔류 확정을 지어야 한다"라며 남은 경기 각오를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최용수 감독과 빨리 친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프로 1년 차가 쉽지 않다"라고 물으니 조영욱이 답했다. "정말 파란만장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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