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박동혁, 다른 팀 감독 제안 거절한 사연은?


박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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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부천=김현회 기자] 아산무궁화 박동혁 감독이 실업자가 될 수도 있는 처지에서 안정적인 제안을 거부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1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부천FC와 아산무궁화와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박동혁 감독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이미 K리그2 우승을 확정지었지만 경찰청의 선수 수급 중단 결정으로 이 경기가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대책이 없으면 아산은 K리그1 승격 자격은 물론 내년 시즌 K리그2 참가도 어려워진다. 사실상의 해체 수순으로 가야한다.

경기 전 만난 박동혁 감독은 “오늘은 그동안 출전하지 않았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면서 “이 선수들도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다. 이번 주는 부담 없이 즐겁게 훈련에 임했다.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는데 준비가 돼 있으니 결과도 충분히 챙길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비기거나 지려고 온 건 아니다. 즐기되 이기는 축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미 우승을 확정지은 아산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산은 조급하다. 프로축구연맹은 오는 19일까지 의경 신분 선수의 충원을 지속하기로 결정되면 아산에 승격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19일까지 이같은 조치가 없을 경우 2위를 확정한 성남FC에 승격 자격이 돌아간다. 박동혁 감독은 “좋은 성적을 냈으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좋겠다”면서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대표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신경써 주고 계신다. 마지막 홈 경기에서 드라마 같은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관중도 많이 왔고 시장님도 그 모습을 보셨다. 좋은 방향으로 일이 풀리긴 기대한다”고 했다.

박동혁 감독은 “확실하게 답할 수는 없지만 최악으로만 흘러가던 상황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 문제를 언급하는데 있어서 대단히 조심스러웠다. 박동혁 감독은 “선수들도 나한테 일이 어떻게 해결되고 있느냐고 자주 물었다”며 “일단은 우리가 우승을 해야 한다. 그래야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수들도 이 위기에서 오히려 팀워크가 더 생겼다.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불안함 속에 매일울 보내고 있는데 그 와중에도 너무 잘해줬다. 오늘도 우리 선수들이 잘 할 것”이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박동혁 감독은 한 가지 사실을 고백했다. 선수들이 불안한 미래 때문에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동혁 감독이 다른 K리그 팀의 이적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공개했다. 박동혁 감독은 “어떤 팀인지 말하기에는 그렇지만 두 달 전쯤 한 구단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 구단이 없어질지도 모를 상황에서 내 거취를 미리 정하고 싶진 않았다. 팀이 우승을 확정하기도 전이었다. 시즌이 끝나고 그런 제안이 왔다면 고민해 봤겠지만 그 이전 상황에서 내 거취를 정하는 일을 생각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박동혁 감독은 당장의 걱정도 있지만 지도자로서의 갈 길을 묵묵히 갈 예정이다. 올 시즌이 끝나면 P급 지도자 자격증도 준비한다. 현재 A급 지도자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박동혁 감독은 이제 한 단계 더 높은 자격증에 도전할 예정이다. A급 지도자 자격증 보유자가 P급 지도자 자격증을 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워낙 도전자가 많아 대한축구협회에서는 모두에게 기회를 줄 수가 없어 프로팀 감독에게 우선적으로 응시 자격을 주고 있다. 박동혁 감독은 “올해 처음으로 프로팀 감독이 됐는데 그러면서 P급 지도자 자격증을 응시할 수 있게 됐다. 운이 참 좋다”고 덧붙였다.

박동혁 감독의 올해는 참 다사다난했다. 그는 “최연소 감독을 하면서 말도 많았는데 우승을 했다. 승부조작 제안을 받고는 이를 신고한 적도 있다. 마음 고생이 많았던 한 해였는데 일단은 우승을 해서 다행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이제는 결과를 기다리겠다”면서 “우리가 우승을 한 뒤 내가 너무 많이 부각된 것 같다. 고생은 다 선수들이 했는데 모든 공이 나한테 왔다.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다. 나야 뭐 최악의 상황에서도 시간을 가지고 팀을 찾으면 되지만 선수들은 당장 뛸 곳이 없어진다. 그러니 최악을 생각하지 않겠다.” 박동혁 감독은 그렇게 당당한 각오를 밝히며 마지막 경기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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