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전극 펼친 WK리그 인천현대제철 최인철 감독의 특별한 주문

팀을 6연속으로 정상에 올린 최인철 감독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인천=홍인택 기자] WK리그 정상 6연패 위업을 달성한 인천현대제철 최인철 감독이 대역전극을 노리며 선수들에게 특별한 주문을 불어 넣었다.

최인철 감독이 이끄는 인천현대제철은 지난 5일 인천남동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제철 H CORE 2018 W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경주한수원과의 경기에서 극적으로 승리하며 6연속으로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현대제철은 지난 1차전 원정에서 0-3으로 패배했지만 홈에서 총합 3-3까지 따라붙었고 연장전에서 한 골씩을 주고받아 4-4 동점인 상황에서 베테랑 골키퍼 김정미의 연이은 선방으로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다.

최인철 감독은 “올해는 유독 부상자들이 많았다. 홈에서만큼은 반전을 이루기 위해 우리 선수들과 준비를 많이 했다. 미팅도 많이 하고 혼도 많이 냈다”라면서 밝은 표정으로 경기 소감을 전했다. 그는 “경주한수원의 약점을 파악하고 선수들과 움직이면서 6연패를 이뤘다. 우리 선수들이 대견하다.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았을 텐데 이겨냈다는 점에서 우리 팀은 챔피언이 맞다”라며 기쁘게 답했다.

최인철 감독이 말했던 ‘부상자’들 중에는 팀의 주포 비야가 있었다. 비야는 9월 17일 창녕WFC와 경기 중 상대 선수와 부딪히면서 쇄골을 다쳤다. 10월 2일 발표된 진단 내용은 “6주~8주 치료가 필요하다”라는 내용이었다. ‘시즌 아웃’ 판정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경주한수원과의 1차전에서 현대제철이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3으로 패배하면서 비야의 빈자리가 드러났다. 2차전이 펼쳐진 경기에서도 전반 45분이 모두 지나서야 장슬기의 첫 골이 터졌다. 최인철 감독은 “비야가 있고 없을 때 축구 스타일이 달라진다. 공격 전개 속도가 떨어지긴 한다”라며 비야의 부재에 따른 전술 차이를 인정했다.

인천현대제철은 최인철 감독의 특별한 주문으로 팀의 6번째 우승을 즐길 수 있었다. ⓒ 스포츠니어스

비야가 없는 상황에서 네 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최인철 감독은 1차전을 마치고 인천으로 올라오면서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고민했다. 그러다가 한 경기가 최 감독의 머리를 스쳤다. 작년 3월에 펼쳐진 UEFA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바르셀로나와 파리 생제르망(PSG)의 경기. 당시 바르셀로나는 1차전 원정에서 0-4로 패배했지만 2차전 홈에서는 6-1로 승리하는 대역전극을 펼쳤다. 1999년에 이은 2017 캄프 누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경기였다.

최인철 감독은 “그때 경기 기사를 뒤졌더니 네이마르가 한 얘기가 있더라”라면서 말문을 열었다. 당시 네이마르는 PSG가 아닌 바르셀로나에 있었다. 최 감독은 “네이마르 SNS에 ‘1%의 희망만 있으면 우리는 99%의 믿음으로 움직인다’라는 글귀가 있었다. 그 문구를 써서 우리 선수들에게 보여줬다”라면서 “옛날 얘기겠지만 물도 99도에서는 끓지 않는다고 하지 않나. 우리 선수들이 그 1%를 위해 열심히 뛰어준 것 같다”라며 선수들에게 불어넣은 특별한 주문을 밝혔다.

최 감독은 2차전을 뒤집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는 그 이유로 ‘경험’을 이야기했다. 최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이렇게 전했다. “저 선수들이 오히려 우리보다 심리적으로 쫓길 거다. 저 친구들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 있을 거다. 경기 시간이 지날수록 너희가 경기장에서 느낄 거다.”

그리고 최 감독의 생각은 맞아떨어졌다. 비록 득점이 터진 시간은 계획보다 더 오래 걸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주한수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경주한수원은 후반 종료 직전 인천현대제철에 세 번째 골을 허용했다. 연장전 끝에 승부차기까지 왔지만 ‘베테랑’ 김정미의 벽을 넘지 못하며 무너졌다. 최인철 감독은 “아무래도 심리적인 부분이 크다. 분위기를 어떻게 잡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현대제철의 자부심을 심어주려고 노력했다”라며 선수들에게 위닝 멘탈리티를 심는 데 노력했다고 밝혔다.

최인철 감독의 주문으로 현대제철 선수들은 다리를 움켜잡고 뛰었다. 운동장에 쓰러지고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고 겨우 일어난 선수들은 절뚝거리며 자기 위치를 찾았다. 1%의 가능성과 99%의 믿음을 위해 처절하게 뛰었다. 인천현대제철은 최인철 감독의 주문으로 엠블럼 위에 별 하나를 추가했다.

intaekd@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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