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회] 들을수록 정확해서 오싹한 ‘K리거 이름 궁합’

이 둘이 사이가 좋은 건 다 이유가 있었다. ⓒ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초등학교 시절 좋아하는 여학생이 있었다. 관심을 끌고 싶어 고무줄도 끊어보고 초콜릿도 선물해 봤다. 교환장도 써 봤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절망하게 됐다. 궁합이나 그 어느 성격 테스트보다도 더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그녀와 나는 이뤄질 수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그 애를 향한 마음을 접었다. 그 어떤 테스트보다도 과학적이어서 현재 미국 연방수사국(FBI)도 첩보 활동에 쓰고 있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도 접목했다는 이 테스트를 K리그에 도입해 보고는 경악했다. 신뢰도가 99.9%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보고서를 여러분께 직접 공개한다. 아마 여러분도 놀랄 것이다. 이 테스트가 공개돼 이름점에 대한 신뢰도가 너무 높아지면 아마도 국내 결혼 중개 시장 등에도 일대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하지만 독자들에게는 과학적인 분석을 통한 사실을 전해야 하는 게 임무라고 생각해 고민 끝에 이 테스트를 여러분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미신 정도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오늘 소개할 선수들의 관계를 본다면 아마 여러분들도 앞으로 이게 미신이라고 여기지는 않을 것이다. 이름점이다.

문선민-김도혁 (97%)
지난 시즌 인천유나이티드 생존의 주역 문선민과 김도혁은 남다른 브로맨스를 자랑했다. 지난 시즌 상주와의 경기에서 군 입대를 앞둔 김도혁이 첫 골을 넣고 서포터스에게 달려가 큰절 세리머니를 할 때 가장 먼저 달려가 기뻐해준 사람은 바로 문선민이었다. 문선민이 두 번째 골을 넣자 이 둘은 서로 약속한 댑 댄스를 선보이며 기뻐했다. 흥이 많은 이 둘은 늘 시즌 내내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다. 이 둘은 지난 1년 동안 ‘소울메이트’가 됐다.

김도혁이 아산에 입대한 뒤로도 문선민은 늘 김도혁을 그리워하고 있다. 김도혁도 문선민이 골을 넣고 독특한 세리머니를 할 때마다 “나 없인 세리머니를 100% 완성할 수 없다”고 웃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문선민이 김도혁을 사랑하는 마음이 과학적으로 분석했을 때 97%이기 때문이다. 이건 어떻게 부인할 수가 없다. 과학적인 분석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거짓말을 할 수가 없다. 문선민이 김도혁의 큰절 세리머니 때 다가가 가장 먼저 축하해준 건 다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행동이었다. 문선민은 현재 김도혁의 제대를 기다리고 있다. ‘곰신 카페’에 가입했을지도 모른다,

문선민은 군대에 간 김도혁을 기다리고 있다. ⓒ스포츠니어스

최강희-김성호 (2%)
지난 8월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은 상주상무와의 원정경기 도중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결국 퇴장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은 5분 넘게 자리에서 떠나지 않고 불만을 표했다. 결국 최강희 감독은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불만을 표했다는 이유로 3경기 추가 정지와 제재금 1천만 원의 징계를 받았다. 최강희 감독을 퇴장 시킨 주심 이름은 김성호였다. 문제는 이 둘이 과학적으로도 궁합이 맞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들의 이름을 슈퍼 컴퓨터의 초정밀 이름 분석 시뮬레이션 이름점 분석 시스템에 넣고 테스트 해봤더니 그 문제가 확연히 드러났다.

최강희 감독이 김성호 주심을 2%밖에 좋아하지 않는 게 문제였다.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믿을 수 없어 김성호 주심이 최강희 감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도 반대로 슈퍼 컴퓨터의 초정밀 이름 분석 시뮬레이션에 넣고 테스트 해보니 그 결과는 경악스러웠다. 김성호 주심도 최강희 감독을 2%밖에 좋아하지 않았다. 섬뜩할 정도로 정확한 결과였다. 당연히 이 둘은 과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맞지 않는 게 정상이었다. 참고로 트럼프가 김정은을 81%나 좋아하는데 이 둘의 관계는 이보다도 훨씬 더 못 미친다. 더 놀라운 사실도 있다. 로페즈와 김성호 주심도 16%밖에 맞지 않았다. 이 정도면 미신이 아니라 과학이다.

이 둘은 알고 보니 서로를 좋아하지 않았다. ⓒ스포츠니어스

최문순-조태룡 (92%)
조태룡 전 강원FC 대표가 비위 행위로 논란을 일으키는 동안에도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조태룡 전대표에게 신뢰를 보냈다. 그가 인턴에게 갑질을 한다는 의혹이 나왔을 때도, 구단이 마케팅 활동을 통해 받은 항공권을 무단으로 썼다는 주장이 나왔을 때도 반응이 없었다. 자격도 없는 이가 심리상담사라고 강원 클럽하우스를 돌아다니며 보험 가입을 시키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와도, 횡령에 대한 기사가 나오고 과거 조태룡 전대표가 논문 대필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와도 그에게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최문순 도지사는 늘 그에게 신뢰를 보냈다.

지난 5월부터 끊임없이 의혹 제기가 이뤄졌고 이 중 대다수는 사실로 드러났다. 결국 연맹에서는 제재금 5천만 원과 함께 그에게 자격 정지 2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강원도의회에서도 압박했고 결국 조태룡 전대표는 사퇴했다. 물론 최문순 도지사가 내린 결단이 아니라 주변에서 조태룡 전대표에게 수 차례 문제를 제기하고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한 결과였다. 최문순 도지사는 논란이 시작된 지난 5월부터 3선에 성공한 6월을 거쳐 10월까지 조태룡 전대표에게 무한 신뢰를 보냈다. 혹시 무슨 약점이 잡힌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는데 알고 보니 그럴 만했다. 최문순 도지사가 조태룡 전대표를 92%나 좋아했기 때문이다. 이제 모든 의혹이 풀렸다.

다 이유가 있었다. ⓒ스포츠니어스

귀네슈-이천수 (4%)
2007년 FC서울과 울산현대의 K리그 경기가 끝난 뒤 이천수를 향해 진행자가 “귀네슈 감독이 최근 ‘K리그 팀들이 우리와 비겨도 즐거워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이런 답을 던졌다. “언제부터 서울이 강팀이었나. 잘난 척 하다가 큰 코 다칠 것이다.” 전국으로 생중계되는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이천수의 이런 발언은 무척이나 셌다. 그는 “서울의 경기력이 작년보다 좋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컵대회 한번 우승한 게 전부이면서 그러면 안된다”고 했다.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10년도 더 된 발언이지만 이제와 과학적인 방식으로 분석해 보니 귀네슈 감독과 이천수는 가까워지려야 가까워질 수 없는 사이였다. 내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슈퍼 컴퓨터가 이미 다 분석을 해 내놓은 결과이니 반박할 수가 없다. 심리학자와 성명학자, 사주 전문가, 프로파일러, 경찰 등이 입회한 가운데 진행된 이름점에서 귀네슈 감독은 이천수를 4%만 좋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게 사이가 좋지 않은 이를 향해 이천수가 내뱉은 말이니 10년이 넘게 지난 지금에야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 과학은 역시 대단하다.

이 둘의 관계가 과학적인 분석으로 11년 만에 밝혀졌다. ⓒ스포츠니어스

김은선-최보경 (99%)
2015년 5월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북현대와 수원삼성의 경기에서 수원 김은선이 뜻하지 않은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후반 16분 역습 상황에서 상대 선수의 거친 플레이 무릎을 잡고 쓰러진 것이었다. 당시 국가대표에까지 이름을 올리며 승승장구하던 김은선은 이 부상을 당한 뒤 아예 그해 시즌을 날렸다. 당시 김은선에게 부상을 입힌 선수는 바로 전북 최보경이었다. 치명적인 부상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를 허무하게 보낸 김은선은 김은선대로 힘든 시기를 보냈고 온갖 질타를 받은 최보경에게도 고통이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이 둘은 악연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름점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2016년 시즌을 앞두고 이 둘이 나란히 안산무궁화 축구단에 입대하며 이름점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적중률을 자랑하는지 입증했다. 입대 후 김은선이 먼저 털털하게 다가갔다. “부상을 당한 이후에도 사이가 나빠지고 그럴 건 없었다. 오히려 내가 그걸로 입대 후 보경이를 많이 갈궜다. 오히려 그 부상으로 편하게 장난을 많이 쳤다.” 최보경은 이 부상 이야기만 나오면 말수가 줄었다. 그러면서도 김은선과는 돈독한 우정을 과시했다. “우리 둘 사이는 말할 것도 없이 친하다. 운동장에서는 물론이고 밖에서도 자주 만난다. 그 부상 이후 서로 같은 팀에서 뛰며 진중한 이야기도 많이 했고 더 가까워졌다.” 이 둘은 이름점에서 99%의 엄청난 궁합을 자랑했다. 굳이 다시 태어나면 태클은 하지 말고 사랑하는 연인으로 태어나길.

이 둘이 관계를 회복한 건 바로 ‘이름’ 때문이었다. ⓒ스포츠니어스

한교원-박대한 (9%)
2015년 황당한 사건이 일어났다. 전북현대와 인천유나이티드의 경기 도중 전북 한교원이 상대팀 박대한을 향해 주먹을 휘두른 것이었다. 이전까지 폭력적인 경기를 펼친 적 없던 한교원이, 그것도 친정팀 선수를 향해 경기 도중 주먹질을 한 이 사건은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다. 박대한이 공격에 가담하면서 한교원과 몸싸움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박대한이 한교원을 뿌리치면서 뺨을 건드렸다. 하지만 한교원은 박대한을 따라가 어깨를 주먹으로 때렸고 이후에도 분을 참지 못해 주먹으로 머리를 가격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한교원이 순간적인 충돌로 폭력을 휘두른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이 행동으로 한교원은 퇴장 조치를 당했고 6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구단에서도 한교원에게 2,000만 원의 벌금을 내도록 명했다. 이 미스터리는 이대로 영원히 묻히는 듯했다. 하지만 VAR보다 훨씬 더 과학적인 이름점을 통해 진실이 밝혀졌다. 한교원은 애초에 박대한과는 맞지 않는 이름 궁합이었다. 이 둘의 이름을 노트에 써놓고 하나하나 세어보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한교원은 박대한에게 9%의 호감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쯤 되면 이 이름점이 VAR보다 훨씬 더 무서워진다.

이름점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스포츠니어스

무시무시할 정도로 정확도를 자랑하는 이름 궁합이다. 애초에 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운명이란 게 존재한다는 걸 이 슈퍼 컴퓨터를 통한 초정밀 이름 궁합을 통해 알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으로 이 엄청난 보고서를 공개한 뒤 재미 삼아 아이유와 나의 이름점을 쳐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95%가 나왔다.

footballavenue@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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