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의 한 장면 ⓒ주피터 필름 제공

[스포츠니어스 | 최수경 기자] 배우 김주혁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됐다. 김주혁의 1주기를 맞아 채널CGV에서는 30일 오전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를 방영했다.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평범한 30대 회사원 덕훈(김주혁)은 잠깐 함께 일한 적이 있는 프리랜서 프로그래머 인아(손예진)와 길에서 수 년 만에 우연히 마주친다. 덕훈과 인아는 재회하자마자 불꽃 튀는 화학작용을 일으켜 연인이 되고 꿈 같은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덕훈은 동시에 여러 명의 남자를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아로 인해 가슴앓이를 하고 바람 같은 여자를 잡아보겠다며 끈질긴 설득 끝에 결혼에 골인한다. 주연배우 손예진은 노출도 마다 않고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아를 풍부하게 그려냈으며 김주혁 역시 사랑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덕훈의 고뇌를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이 영화에는 축구라는 소재가 끊임 없이 등장한다. 이 둘은 축구를 사랑한다는 큰 공통점을 가졌지만 전혀 다르다. 레알 마드리드 팬 덕훈과 FC바르셀로나 팬 인아는 응원하는 팀이 달라 서로 대립한다. 결혼이라는 제도를 놓고 갈등하는 이 둘의 모습을 축구로 풀어냈다.

이 영화의 원작자인 소설가 박현욱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리네커는 이런 말을 남겼다. '축구는 22명이 공을 따라 이리저리 뛰어다니지만 결국 독일이 이기는 스포츠다.' 독일은 월드컵이나 유로대회 같은 메이저 대회에서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중략) 우리의 부부싸움이란 해봤자 결국 아내가 이기는 그런 싸움이다."

작가는 작품을 쓰기 위해 축구 관련 전문서적과 축구 전문 커뮤니티를 파고 들어 공부했다. 그는 "사람들이 축구를 좋아하니까 그런 파격적 소재에 덜 놀라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나름대로 현실감을 부여해주는 면도 고려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축구 역사와 현재 활약하고 있는 축구 선수들의 인생, 그리고 그를 둘러싼 에피소드, 축구와 관련된 사건, 축구 상식 등에 관한 생생한 자료들을 사건과 상황의 흐름에 절묘하게 끌어들여 단순한 서사와 주인공의 심리 상태에 활력과 몰입감을 불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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