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의 서울’에 비수 꽂은 강원 정승용의 반격 이야기


강원 정승용
동점골의 주인공 정승용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홍인택 기자] 그는 ‘완전한’ 친정에 비수를 꽂았다. 이제는 강원FC 유니폼을 입고 측면을 담당하는 정승용의 이야기다.

정승용은 2010년 FC서울에 입단했지만 빙가다 감독 체제에서 단 한 번의 기회도 잡지 못했다. 이후 2011년 최용수 감독 체제에서는 잠시 경남FC로 임대를 떠나 5경기에 출전하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임대 생활을 마친 정승용은 서울로 돌아왔지만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서울 유니폼을 입고 뛴 적은 2012년과 2013년 통틀어 단 두 번이었다. 그는 2014년에도 서울에 있었으나 기회를 잡지 못하며 팬들에게도 잊혀진 선수가 됐다.

결국 그는 K리그 챌린지에 있었던 강원으로 이적했다. 강원으로 소속을 옮긴 뒤 그는 41경기에 출전하며 4골 2도움을 기록,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두 경기에 출전하며 입지를 다졌다. 이후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하며 이번 시즌까지 강원의 유니폼을 입은 그의 모습을 찾는 건 어렵지 않게 됐다.

정승용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4라운드에서 선발 풀타임으로 출전하며 오랜만에 친정팀 운동장을 밟았다. 정승용은 왼쪽 측면을 활발하게 오가며 활약했고 박주영에게 실점하자마자 측면에서 기회를 잡은 뒤 팀의 동점골을 기록하면서 승리가 간절한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이날 팀의 천금 같은 동점골을 기록한 정승용은 “디에고가 원래 패스를 잘 안 하는 선수인데”라면서 “공간이 나오면서 큰 소리로 디에고를 불렀다. 그게 들렸는지 보지도 않고 패스를 주더라. 그래서 이건 때려야겠다 싶었다. 잘 맞아서 들어갔다”라면서 골 장면을 설명해줬다.

정승용은 “우리가 많이 밀린 경향이 있었다. 실점하고 나서 끝까지 어떻게든 따라붙었다는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라면서 “우리는 승점 1점을 땄지만 어떻게 보면 3점 같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남은 네 경기에서도 유리한 위치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강원 정승용
그는 최 감독이 돌아온 ‘완전한’ 친정에 기어코 비수를 꽂았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정승용의 동점골은 의미가 많다. 첫 번째로 이날 김병수 감독은 선수들에게 정신력을 강조했다. 하위 스플릿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능보다도 정신력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승용은 실점 후에 곧바로 친정에 동점골을 기록하며 강원의 정신력을 받쳤다. 정승용은 “감독님이 기능적인 면을 많이 강조하신다. 우리가 아직 감독님과 훈련한 시간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그런 부분은 미흡한 면이 많았다”라고 설명하면서 “오늘 같은 경우는 정신적인 부분을 많이 강조해주셨다. 선수들이 그런 건 많이 해왔다. 좀 더 집중을 할 수 있었다. 실점에도 흔들리지 않고 동점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정승용은 “서울에 있다가 강원에 왔다. 작년 K리그 클래식에서 만났을 때는 서울과 붙을 때 친정팀이라는 느낌도 있었다”라면서도 “그땐 최용수 감독님이 계시지 않았다. 제가 서울에 있었을 때는 최 감독님도 있었다. 그런 완전한 서울을 상대해서 이겨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마침 감독님 홈 복귀전에서 동점골을 넣었다. 만족한다”라며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최용수 감독은 서울을 떠나며 가장 후회로 남는 일을 두고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지 못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 기회를 잡지 못한 정승용은 강원으로 이적한 이후 강원의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기어코 승리가 간절한 친정팀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그들의 축제를 막았다. 서울 원정까지 올라와 승점 1점을 추가하며 하위 스플릿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정승용은 “우리가 조금이나마 포인트가 앞서 있어서 다른 팀보다 좀 더 여유가 있다. 오히려 우리에게 이기려고 들어오는 팀을 역이용하면 남은 네 경기에서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라면서 하위 스플릿 생존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intaekd@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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