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을 호소하는 아산 박동혁 감독 ⓒ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아산=홍인택 기자] 박동혁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동료들과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박동혁 감독이 이끄는 아산무궁화는 21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33라운드에서 성남FC를 상대로 팽팽한 공방을 펼치다 후반 42분 조성준의 결승골에 힘입어 성남을 1-0으로 꺾었다. 승점 차이는 7점까지 벌어지면서 사실상 1, 2위 싸움에서 아산이 매우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경기를 마친 박동혁 감독은 "1위와 2위 같은 경기를 했다. 우리 선수들이 조금 더 준비를 잘했고 조금 더 경기를 잘 풀었다. 결과도 가져와서 만족스럽다"라며 경기를 총평했다. 이어 박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이 정도다. 축구인, 미디어가 우리 팀을 조금 더 도와달라"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이날 아산은 K리그2에서 승점 60점으로 1위, 성남은 승점 56점으로 2위를 기록 중이었다. 시즌이 막바지에 이른 현재 사실상 승부의 분수령이 될 수 있던 경기였다. 그만큼 두 팀은 서로 거칠게 경기를 치렀다. 아산은 연계 플레이와 세트피스를 노렸고 성남은 세트피스에서 줄곧 기회를 노렸다. 박 감독은 "내 선수 경험으로 보면 이런 중요한 경기는 세트피스에서 승부가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준비도 많이 했고 대비했다"라며 이날 경기의 승부처를 전했다.

박동혁 감독은 후반 42분 조성준의 세트피스 골이 터질 때 유난히 흥분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감독은 "오늘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로 예상했고 기회가 왔을 때 살리지 못한 부분이 있다"라며 "골이 들어갔을 땐 나도 경기장에서 뛰면서 세리머니하는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이번 시즌 중 가장 기뻤던 골이다"라고 그 이유를 전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2 1위를 수성하며 K리그1으로의 승격이 매우 가까워졌지만, 박 감독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경찰 측은 선수 충원을 중단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내년에는 이 팀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에 처해있다. 박 감독은 앞서 "축구인과 언론이 우리 팀을 도와달라"라고까지 말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1위를 하는 건 쉽지 않다"라면서 "우리 선수들이 군·경팀이지만 이렇게 열심히 하고 성장했다.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안 좋은 얘기가 나오는 게 마음이 아프고 하루하루가 신경이 많이 쓰인다"라며 호소했다.

박 감독은 "지금 축구 붐도 불고 있는데 축구팀이 하나라도 더 생겨야 하는 처지에서 없어진다는 소식이 들린다. 우리 팀도 K리그1에 올라가는 과정인데 한 번만 더 선수 충원을 통해 K리그1으로 올라갈 수 있게 도와주셨으면 한다"라며 말을 쉽게 잇지 못했다.

박동혁 감독이 이끄는 아산무궁화는 이제 세 경기가 남았다. 남은 세 경기 중 한 경기만 승리를 거둬도 자력으로 우승할 수 있다. 선수 충원만 제대로 됐었더라면 플레이오프 없이 바로 K리그1으로 승격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박 감독은 "다음 경기는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 오늘 경기에만 모든 걸 쏟아부었다"라면서 "나는 매 경기를 준비하는 게 아니라 1년을 준비하는 사람이다. 해왔던 패턴대로 좋은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해야 경기장에서도 자신감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똑같이 준비하겠다"라며 남은 시즌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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