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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수원=홍인택 기자] 서정원 감독이 중요한 결전을 앞두고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승리를 거뒀다. 서정원 감독이 꾸린 로테이션 선수들은 이번 시즌 수원에 많은 승리를 선물했다.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수원삼성은 2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33라운드에서 김종민과 김종우의 골로 포항스틸러스를 2-0으로 잡고 4위로 올라섰다.

경기를 마친 서정원 감독은 "상당히 힘들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포항이 계속 상승세고 팀이 변화돼서 좋은 팀으로 바뀐 것 같다"라면서 "뒤에 있는 우리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줬다. 우리 선수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기량이 있는데 의기소침한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도 많이 해주고 자신감을 넣어줬다. 오늘 경기는 선수들의 내용도 좋았고 결과도 좋았다"라며 이번 경기를 총평했다.

특히 김종민과 김종우의 활약이 돋보였다. 두 선수는 이번 시즌 많은 기회를 잡지는 못했다. 특히 김종민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되기도 했고 일본으로 임대를 떠나기도 했다. 골이라도 터졌다면 계속 기회를 받았겠지만 골을 기록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김종민은 이날 팽팽한 두 팀의 균형을 깨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홍철이 올린 크로스를 자신 있게 뒤로 돌아가며 빈 골문에 머리로 공을 집어넣었다. 김종우도 최근 들어 눈에 띄는 활약이 적었으나 팀의 추가골을 기록하며 포항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서 감독은 "(김)종민이, (김)종우 둘 다 많이 경기에 못 나갔다가 오랜만에 운동장에 나갔다"라며 입을 열었다. 서 감독은 "종민이는 마음에 상처가 많이 있다. 다쳐서 반년씩을 나왔다가 다시 뛰는 아픔이 있었다. 그 선수가 터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터졌다"라며 김종민을 칭찬했다. 이어 "종우도 좋은 선수인데 많이 의기소침해져 있었다. (한)의권이도 그런 면이 있었다. 그런 선수들에게 스킨십하면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얘기를 많이 해줬다. 오늘 경기에 그런 선수들이 활기차게 해줬다. 노동건도 오랜만에 나와서 오늘 승리의 키라고 할 수 있는 역할 해줬다"라며 선수들의 칭찬을 끊임없이 말해줬다.

서 감독은 이번에도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시즌 초반부터 AFC챔피언스리그와 FA컵을 병행하면서도 K리그에서 현재 순위까지 올라와 있는 건 로테이션 선수들의 역할이 컸다. K리그 상위권 팀은 4월마다 빡빡한 일정으로 항상 어려움을 겪는다. 수원도 그 '지옥의 4월'을 견뎌냈다. 특히 비주전 선수들이 공백을 잘 채워주며 승점을 차곡차곡 쌓았다.

서정원 감독은 "로테이션이 힘든 일일 수도 있다. 팀을 두 개로 나눠서 굴린다는 건 위험성도 있고 힘든 면이 있다"라면서도 "지금까지 세 개 대회를 이어온 원동력이 있다. 확실한 주전 선수들만 기용했다면 지금의 FA컵 4강과 AFC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끌고 오지는 못했을 것이다. 핵심은 우리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뒤에 있는 선수들도 준비하는 동기부여가 잘 되어 있어서 자신 있게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게 해줬다. 그런 게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오늘 경기도 모든 선수가 잘해줬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서 감독은 "내가 돌아올 때 우리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돌아왔다. 우리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보여주는 걸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해서 선수들도 따라주는 것 같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라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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