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김대원-정승원 ‘대승조합’, 대구FC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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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대구=곽힘찬 기자] 올 시즌 대구FC의 팀 색깔은 ‘젊음’이다. R리그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어린 선수들이 1군으로 올라와 활약하고 있다. 대구는 그동안 외인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컸다. 팀의 성적이 이들의 활약에 따라 결정될 정도였다. 과거 조나탄, 주니오, 에반드로 등과 함께 K리그1 승격과 1부 리그 잔류를 이끌어내며 외인 선수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했고 이로 인해 대구는 K리그의 대표적인 ‘외인 사관학교’라 불렸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대구의 모습은 정반대였다. ‘외인 사관학교’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외인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주니오를 울산 현대로, 에반드로를 FC서울로 이적시키면서 그 대체자로 카이온과 지안을 영입했지만 단 1골도 기록하지 못한 채 계약을 해지했다. 다행히 월드컵 휴식기 중에 자유계약(FA)으로 데려온 에드가가 현재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하면서 대구를 강등권의 수렁에서 구해냈다.

돌풍의 주축이 된 ‘젊은 피’
시즌 초반 최하위를 맴돌고 있던 대구가 FA컵 4강 진출을 포함해 지금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세징야와 에드가를 비롯한 외인 선수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지만 ‘젊은 피’들의 비중 역시 빼놓을 수 없다. 1997년생 선수들이 주축이 된 ‘젊은 피’들은 시즌 초반 대구가 부진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강팀들을 상대로 결코 물러서지 않는 경기력을 유지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대승라인’, ‘대승카드’라 불리기도 하는 김대원-정승원 조합은 대구가 낳은 보물이었다. 이제 대구의 주전으로 발돋움한 이들은 외인 선수들과 함께 대구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20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전남 드래곤즈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두 선수는 뛰어난 호흡을 보여주며 맹활약했다. 후반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대구는 전남에 0-1로 끌려가고 있었지만 김대원이 교체 투입된 후 곧바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과감한 드리블이 장점인 김대원은 전남의 측면을 무너뜨렸고 결국 정승원의 역전골을 어시스트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경기가 끝난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정승원은 “대원이가 들어오면서 분위기가 우리 쪽으로 넘어왔다. 대원이 덕분에 내가 공격적으로 나가게 되면서 역전골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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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감독도 인정한 둘의 호흡
두 선수의 호흡은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조광래 사장이 직접 영입한 유망주들인 두 선수는 함께 R리그에서부터 발을 맞췄고 어느새 프로 3년차에 접어들었다. 안드레 감독 역시 이들의 훈련과 공식 경기 중에서의 호흡에 대해서 “2군 리그에서부터 함께 발을 맞춰 온 것이 지금 빛을 발하고 있다. 현재 대구 공격의 주축이 되는 만큼 전술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선수들이다”고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김대원, 정승원 두 선수는 대구를 대표하는 ‘97라인’이다. 그리고 생일도 2월로 똑같다. 이들은 경기장 밖에서도 함께 시간을 보낼 정도로 친하다. 김대원과 정승원 함께 입을 모아 “카페도 많이 가고 장난도 많이 친다. 비슷한 점이 많아 마음이 잘 통한다. 그래서 그라운드 위에서도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 둘의 조합은 유효기간이 없다
조광래 사장은 유망주들을 발굴해 1군 자원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그것이 자연스럽게 대구의 팀 색깔로 이어진 것이다. 대구는 시민구단이기에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팀이 아니다. 그래서 조광래 사장은 유망주들의 발굴을 통해 기존의 외인 선수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팀의 방향을 정했다. 소위 말하는 ‘조광래 유치원’의 결과물이 바로 정승원, 김대원인 셈이다.

R리그에서부터 발을 맞춰온 만큼 이 둘의 조합은 유효기간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눈빛만 봐도 서로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 정도로 호흡이 좋다. 지난달 26일 경남FC와의 경기가 있기 전까지 대구는 정승원, 김대원 두 명의 선수가 동시에 선발로 출전했을 경우 7승 1패 승률 85%를 기록했다. 야구로 비유하자면 삼성 라이온즈가 KBO리그를 평정하던 때의 ‘필승조’와 같다.

올 시즌 김대원은 3골 5도움, 정승원은 4골 3도움을 기록했다. 어린 선수들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면서 팀에 많은 도움이 되어주고 있다. 이들이 갓 대구에 영입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 두 선수가 이토록 좋은 호흡을 보이며 뛰어난 활약을 펼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관심도가 적은 R리그에서 계속 발을 맞추던 이들은 이제 K리그1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대구는 이제 미래지향적인 팀으로 변모했다. 과거와 다르게 젊은 선수들을 발굴해서 성장시켜 주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이 곧바로 ‘K리그1’이라는 실전 무대에서 결과를 내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대구는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시간을 줬고 이제 이들이 성장해 대구가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올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10년만의 FA컵 4강행과 리그 4연승은 결코 우연찮게 달성한 것이 아니다. 이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emrechan1@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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