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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수원=홍인택 기자] K리그에 복귀한 서정원 감독과 최용수 감독을 만나는 조성환 감독이 "승부의 세계는 어쩔 수 없다"라며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조성환 감독이 이끄는 제주유나이티드는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KEB하나은행 FA컵 6라운드(8강전)에서 수원삼성에 연장 종료 직전 동점골을 기록하며 2-2까지 따라갔으나 결국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신화용의 벽을 넘지 못하며 종합 점수 1-2로 탈락하고 말았다.

제주는 전반 이른 시간부터 데얀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어려움을 겪었으나 후반 김성주가 동점골을 넣었고 연장전에서도 박기동에게 실점했으나 종료 직전 찌아구가 침착하게 처리하면서 2-2로 120분 경기를 마쳤다. 패배하지 않기 위해 끝까지 따라갔으나 결국 권순형, 찌아구, 김성준이 연달아 신화용의 선방에 막혔고 마지막 이창근의 킥이 골문 위로 뜨면서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경기를 마친 조성환 감독은 "이번 시즌도 FA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뒀는데 그게 무산된 게 아쉽다. 우리 제주 팬 여러분께 승리를 안겨드리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면서도 "그러나 오늘 경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부차기까지 간 것은 우리 선수들의 좋은 점이다"라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조 감독은 이어 "더는 주저앉을 시간이 없다. 빨리 추슬러서 마지막 서울과의 홈 경기를 준비하겠다"라며 경기를 총평했다.

이창근의 킥 순서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120분을 뛰었다. 근육 경련이 일어난 선수들이 많았다. 근육 피로도가 높아서 이창근을 마지막 선수로 꼽았다"라며 이유를 전했다.

제주는 후반에 투입한 김성주와 찌아구가 모두 골을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에 승부수를 띄운 것처럼 해석되는 지점이다. 조성환 감독은 "오늘 경기뿐만 아니라 토요일 경기를 고려해 전략적으로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이어 "결과까지 따라왔다면 좋았겠지만 아쉽다. 우리 선수들은 잘해줬지만 기술적, 체력적인 부분은 프로선수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부분이다. 페널티킥도 멘탈을 내가 더 주문하고 강한 멘탈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이기려고 하는 의지는 있었다. 부담감에 초반 기선제압을 못 하고 분위기가 수원으로 넘어갔다. 체력적, 기술적, 멘탈적으로 강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신화용의 페널티킥 활약에 대해서는 "우리는 경남전 이후부터 매 훈련 끝날 때마다 승부차기 연습을 했다. 전북전에 보여준 신화용의 활약을 비디오로 분석했고 장점을 연구했다. 준비했지만 아쉽다"라고 밝혔다.

조성환 감독은 공교롭게도 K리그 무대에 복귀한 감독과 2연전을 치른다. 지난 15일 팀에 복귀한 서정원 감독을 상대로는 승부차기 끝에 패배를 거뒀다. 이어 다가올 토요일에는 FC서울의 최용수 감독을 만난다.

조 감독은 "서 감독, 서울 최 감독, 다 감독이라면 동질감을 느끼고 있다. 경기가 아닌 상황에서는 다들 잘됐으면 한다. 너무 많은 스트레스로 건강이 걱정된다"라며 동료 감독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조 감독은 이어 "새롭게 다시 팀을 맡았지만 우리는 승부의 세계에 있다.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라며 냉정함을 되찾았다.

조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난 뒤에는 서 감독의 눈시울 붉어진 것 같더라. 감회가 새롭지 않겠나. 이 세계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라며 냉혹한 승부의 세계를 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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