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승부조작의 유혹을 거절할 수 있었던 것은 '절박함'이었다.

지난 9월 21일 밤 전직 축구선수 출신인 장학영이 원정경기를 앞두고 부산의 한 호텔에서 투숙 중인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대표이사 박성관)의 이한샘에게 부정행위를 제안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건은 연맹 주최하에 진행된 부정방지교육이 이뤄진지 3일만에 벌어졌다. 이에 이한샘은 교육 당시 들었던 것들을 기반으로 하여 구단 감독 및 코칭스텝 그리고 구단 직원들에 해당 사실을 알렸다. 이를 안 구단은 경찰에 신고함과 동시에 연맹이 부정방지 목적으로 24시간 운영중인 K리그 클린센터에 신고하며 대처했다.

경찰은 해당 호텔에서 장 씨를 긴급 체포했다. 장씨는 경찰에서 “공범인 브로커 C씨가 축구단을 설립하면 감독직을 시켜주겠다며 5천만 원을 대신 전달해달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장씨가 5천만 원을 건넨 당일 오후 중국으로 이미 출국했다.

무엇보다 이한샘이 재빠르고 용기 있게 대처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절함' 때문이었다. 최근 아산은 존폐 위기에 놓여 있다. 따라서 구단에서는 승부조작 등의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 승격과 성적에 대한 동기부여가 떨어지면 승부조작에 노출될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이었다. 특히 이한샘이 제안을 받았던 부산아이파크전은 존폐 위기 논란이 막 발생한 시점이었다.

구단 관계자는 "코칭스태프 쪽에서 꾸준히 동기부여를 했다"면서 "비록 존폐 논란이 있지만 선수단은 현재 '무조건 우승'이라는 충분한 동기부여가 생겼다. 그래서 지금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K리그2 1위를 차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한샘 개인에게 금전적인 유혹이 오더라도 아산의 선수단 모두가 성적 만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록 구단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없어질 수도 있지만 아산 선수단은 "우리가 잘하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동혁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은 "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성적으로 증명하는 길 뿐이라고 판단했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구단 유지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은 이한샘의 소신 있는 결정으로 어느 정도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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