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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수원=홍인택 기자] 백성동이 수원FC의 악몽을 깨웠다.

백성동은 1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32라운드에서 2골과 1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대전시티즌을 3-2로 꺾고 연패 숫자를 '6'에서 끝내며 승리를 거뒀다. 두 팀이 서로 치고받는 명승부가 펼쳐졌다.

백성동은 이날 수원FC가 기록한 3개의 득점에 모두 관여했다. 첫 번째 골은 코너킥으로 도움을 올렸고 두 번째 골은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고명석과 헤딩 경합에서 공을 따내며 놀라운 골을 기록했다. 치열한 2-2 무승부 상황에서 백성동은 결국 흘러나오는 공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집념을 발휘하며 팀의 결승골을 기록했다.

경기를 마친 후 기자회견장을 찾은 백성동은 "오랜만에 여기 앉아본다"라며 감격한 모습이었다. 그는 "짜릿하다면 짜릿하다. 일단 6연패를 끊었다. 보람을 느낀 경기"라며 짧은 소감을 밝혔다.

수원FC는 백성동이 맹활약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특히 두 번째 골은 인상 깊었다. 백성동은 큰 키를 내세운 공격수가 아니다. 드리블 능력과 빠른 스피드로 측면을 파괴하며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유형의 공격수다. 그런 백성동이 알렉스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반응하며 머리를 갖다 댔다. 공은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골문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날 수원FC가 골을 넣으면 대전도 바로 쫓아왔기에 백성동으로서는 차이를 벌려야 했다. 작은 키에도 멋진 헤딩골을 기록했다는 말에 백성동은 씨익 웃으며 "그러게 말이다. 나는 헤딩에 가담하면서 경합하는 선수는 아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백성동은 "이번 주 훈련에서도 그렇고 훈련할 때 얼리 크로스를 대비하면서 가까운 쪽 포스트를 항상 책임지는 편이다. 좋은 공이 올라왔고 훈련 때처럼 그 자리를 찾아갔다. 운도 따랐다. 상대 선수 머리에 맞기는 했는데 궤도가 변하지 않고 그대로 골문 안쪽으로 들어갔다"라며 헤딩 골 상황을 설명했다.

백성동이 오랜만에 웃었다 ⓒ 스포츠니어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백성동의 마지막 결승골이 터지는 순간은 수원FC가 우승을 거둔 것 같은 순간이었다. 벤치에서도 양손을 높이 들고 운동장 안으로 뛰어들어 왔으며 선수들은 결승골을 기록한 백성동을 끌어안았다. 백성동의 골로 수원종합운동장이 들썩였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엔 김다솔과 조유민이 쓰러져 흐느꼈다. 화면에 잡힌 백성동의 눈시울도 붉게 물들어 있었다.

백성동은 "그만큼 우리한테는 앞선 6경기가 악몽 같았다"라면서 "순위싸움을 해야 하는 시기에 코치진, 선수들 모두가 힘들었다. 아마 그 힘들었던 게 마지막에 표출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끝나고 굉장히 힘들더라. 몸이 너무 힘들었는데 아마 눈물을 흘렸던 다른 모든 선수들도 감격했을 것이다. 악몽 같았던 6경기에 대한 설움과 아쉬움이 터져 나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수원FC의 승리를 이끈 백성동은 "수치로 보면 내가 2골을 넣고 1개의 도움을 기록했지만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반전의 발판으로 삼자고 선수들끼리도 얘기하고 코치진과 많은 준비를 했다. 모든 선수들, 아마 팬들도 그렇고 경기를 보신 분들이라면 우리 팀이 준비를 잘하고 나왔다는 걸 느꼈을 거다. 수치적으론 내가 했지만 모든 선수들이 다 같이 일군 성과고 승리다"라며 승리의 공을 팀에 돌렸다.

백성동은 "경기 끝나고 반전의 발판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오늘 경기가 잘못됐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나머지 네 경기가 참 힘들었을 것이다. 다음 주부터 희망이 있다는 느낌이 가장 먼저 들었다"라며 "다음 광주전도 이번 주 준비한 것 그 이상으로 준비하겠다. 네 경기가 남았지만 우리는 매 경기가 마지막인 것처럼 싸워야 한다"라며 이날 느낀 감격의 기쁨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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