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사태’ 보는 2위 팀과 5위 팀 감독의 복잡한 속내


광주전을 앞두고 만난 남기일 감독이 '아산 사태'에 대해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성남=김현회 기자] K리그2 아산무궁화가 해체 위기에 놓여 있다. 아산무궁화는 내년 시즌 신입 선수를 뽑지 않기로 하면서 존폐 위기에 쳐해졌다. 내년 시즌 전역자를 제외하면 14명의 선수단만이 남게 되는 아산은 이 인원으로는 K리그에 참가할 수가 없다. 이 사태에 대해 축구인들이 앞장서 아산무궁화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이 가운데 경찰청 측과 아산 구단 사이의 진실게임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아산 사태’는 K리그에서 가장 관심이자 논란이다.

2위가 다이렉트 승격할 수도 있는 상황
‘아산 사태’를 바라보는 복잡한 심경의 두 팀 감독이 있다. 바로 성남FC 남기일 감독과 광주FC 박진섭 감독이다. 아산이 K리그2 단독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성남은 아산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1위 팀만이 다이렉트 승격을 확정짓고 2위 팀부터 4위 팀까지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K리그1 11위와 승강을 놓고 승부를 펼쳐야 한다. 1위와 2위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그런데 만약 아산이 올 시즌 정규리그 최종전까지 선수 충원 계획을 내놓지 못하면 승격이나 승강 플레이오프 자격이 박탈된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아산이 K리그 클럽의 자격 요건인 보유 선수 20명을 채우지 못하면 승격 또는 승강 플레이오프 대상에서 배제될 수 있다”며 “향후 추이를 지켜보고 이사회가 결정할 사항이지만 자격 자체를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프로연맹의 클럽 자격 조건 규정에 따르면 ‘승격 대상 또는 승강 플레이오프 대상 클럽이 선수 20명 이상이 되지 않을 경우 차순위 팀에 자격을 양보한다’고 돼 있다. 만약 이대로 아산이 K리그2 우승을 차지해도 아산이 내년 시즌 대비를 하지 못할 경우 다이렉트 승격 자격은 2위 팀에 돌아가게 된다.

현재 2위를 기록 중인 성남으로서는 ‘아산 사태’의 결말에 따라 다이렉트 승격도 가능하다. 현재 아산은 승점 57점으로 1위고 성남은 승점 55점으로 2위를 기록 중이다. 아산의 일이 꼬이면 성남은 그 반사이익을 얻는다. 하지만 성남 남기일 감독은 대단히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다. 13일 성남탄천운동장에서 벌어진 KEB하나은행 2018 K리그2 광주FC와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남기일 감독은 “아산이 1위를 확정짓는다면 그대로 아산이 승격을 하면 된다”면서 “하지만 모든 상황이 안갯속에 가려져 있어 변수가 너무 많다”고 한숨지었다. ‘아산 사태’가 해결되지 않아 어떤 시나리오도 쓰지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다.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의 평가전을 앞두고 아산을 살리기 위한 서명운동을 벌어졌다. ⓒ스포츠니어스

복잡한 남기일 감독, 그리고 박진섭 감독
남기일 감독은 “우리가 2위를 하고도 누군가의 결정에 의해 다이렉트 승격을 하는 건 그다지 원하는 그림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자력으로 승격을 확정짓고 싶다. 일단 우리가 1위를 하면 해결되는 아주 간단한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기일 감독은 “올 시즌 중반 이후 아산 관련 문제가 일어나면서 많은 팀들이 희망을 품게 됐다. 하위권에 있던 서울이랜드와 수원FC, FC안양, 수원FC 등도 모두 플레이오프행 희망을 안고 있다.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다들 포기하지 않는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누구보다도 승격 열망이 강렬한 성남으로서는 아산 사태로 인해 이득을 볼 수도 있지만 남기일 감독의 입장은 신중했다. 그러면서도 경쟁자인 아산을 응원했다. 사태가 잘 풀리길 바란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남기일 감독은 “승격 경쟁을 하는 팀 감독 입장을 떠나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아산은 당연히 존재해야 한다”면서 “팀이 하나 없어지면 그만큼 선수와 감독, 코치, 직원들까지 생계를 잃는 사람들이 많다. 아산의 해체는 축구계에 정말 중요한 신체 일부가 없어지는 것이다. 계속 유지되어야 하는 팀이고 존재해야 한다. 우리와 계속 좋은 경쟁을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성남을 상대한 광주도 ‘아산 사태’를 유심하게 지켜보는 팀 가운데 하나였다. 광주는 현재 K리그2 5위를 기록 중이다. 4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티켓을 위해서는 기적 같은 결과가 필요하다. 리그 4위 부산아이파크와 승점 8점차이가 나는 5위 광주는 남은 5경기에서 이 승점 8점차를 뒤집어야 하는 부담스러운 숙제가 남겨져 있다. 그런데 또 다른 변수 하나가 있다. 바로 아산이다. 아산이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선수 충원 계획을 내지 못한다면 5위 팀까지 플레이오프 티켓이 주어진다. 그들에게는 ‘아산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 되느냐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광주 박진섭
광주 박진섭 감독도 아산이라는 변수를 걱정하면서도 그들이 살아남길 응원했다. ⓒ스포츠니어스

5위가 플레이오프 갈 수도 있는 상황
그나마 1위와 2위 싸움을 하는 성남보다도 훨씬 더 이 상황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광주는 4위를 탈환하지 못해도 아산이 승격이나 플레이오프 자격을 잃으면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갈 수도 있다. 하지만 박진섭 감독은 일단 아산 사태로 이득을 바라지는 않는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그는 “5위로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건 마지막까지 가 봐야 알 수 있는 일”이라면서 “우리는 자력으로 어떻게든 4위까지 만들어 높고 싶다. 우리가 다섯 경기를 남겨 놓고 있는데 그 중 세 경기가 홈 경기다. 홈 경기는 모두 이긴다고 생각하고 승점을 대량으로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은 광주가 치르는 경기들에만 집중을 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말을 이었다. 박진섭 감독은 “우리와 순위 경쟁을 하는 대전은 상대적으로 강팀과 격돌을 남겨두고 있다”면서 “우리는 부산과 원정경기를 치르는데 이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놓고 그 다음에는 아산이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또한 박진섭 감독은 무엇보다도 선수들의 집중력을 요구했다. 그는 “선수들이 5위로도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다는 나약한 생각을 하면 안 된다. 우리는 아산 사태가 잘 풀린다고 생각하고 4위 안에 드는 걸 목표로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박진섭 감독도 남기일 감독과 마찬가지로 아산과 경쟁하면서도 아산을 응원했다. 무엇보다도 현역 시절 상무에서 복무하며 군 팀의 혜택을 입은 박진섭 감독은 더더욱 경찰축구단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나도 군 팀에서 혜택을 입었다. 만약 당시 상무에 가지 못했더라면 이후에도 더 오랜 시간 현역으로 활동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 지금까지 지도자로 활동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면서 “군 팀은 선수들이 경력 단절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데 반드시 필요하다. 어린 선수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유연하게 잘 결정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아산과 경쟁하면서도 아산 응원하는 두 감독
1위 아산의 존폐 위기를 바라보는 2위 팀 성남 남기일 감독과 5위 팀 광주 박진섭 감독의 심정은 복잡했다. 일단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승격을 위한 시나리오를 짜는 일은 어려워졌다. 여기에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반드시 필요한 경찰축구단의 존재에 대해서도 공감했고 그들이 살아 남길 바라는 응원의 마음도 컸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아산 역시 이들에게 순위 경쟁을 펼치는 경쟁 상대다. 남기일 감독과 광주 박진섭 감독의 속내는 참으로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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