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와 무리뉴를 승리로 이끈 뉴캐슬전 전술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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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스포츠니어스 | 임형철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무리뉴의 승리라고 표현하고 싶다.

무리뉴 감독을 향한 여론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경기 전까지만 해도 매우 부정적이었다. 맨유는 9월 22일 울버햄튼전을 시작으로 프리미어리그와 카라바오 컵, 챔피언스리그에서 4경기 무승을 달리고 있었다. 지난 주말 웨스트햄 원정에서 1-3으로 패한 뒤 홈에서도 발렌시아를 상대로 0-0으로 비기자 무리뉴 감독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다. 경기 후 무리뉴 감독의 선수를 비난하는 인터뷰 내용까지 도마 위에 오르면서 남아있던 팬들의 옹호마저 부정적으로 돌아서고 말았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맨유는 이날 뉴캐슬전 전반전에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팀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탓에 수비와 미드필더가 따로 놀았고 수비진끼리도 위치를 잡지 못하는 등 잦은 실수가 나왔다. 결국 뉴캐슬의 속공에 전반 10분 만에 두 골을 내주며 큰 위기로 내몰렸다. 당황한 무리뉴 감독은 전반 19분 만에 중앙 수비수 에릭 바이를 빼고 미드필더 후안 마타를 넣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팀의 전형은 4-2-4 형태로 변했다. 그러나 풀백과 윙어의 협력만으로는 측면에서 쉽게 기회를 만들 수 없었다. 주구장창 왼쪽을 뚫어봤지만 뉴캐슬의 압박에 빈번히 막히고 말았다.

팀 분위기가 바뀐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자신이 준비한 선발 명단마저 이른 시간부터 문제를 드러내고 있었다. 조직력마저 온데간데없는 모습에 무리뉴 감독은 꼼짝없이 대위기를 맞이하고 말았다. 특히 답답한 공격을 풀리게 하기 위한 빠른 전술 변화가 필요했다. 시종일관 답답한 표정을 짓던 무리뉴 감독은 전반전 휘슬이 불리자마자 라커룸으로 향하며 후반전 45분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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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무리뉴의 전술 변화
무리뉴 감독은 평상시처럼 마루앙 펠라이니를 투입해 변화를 꾀하려 했다. 하지만 주목할 변화 요소는 따로 있었다. 에릭 바이를 대신해 전반 중반부터 중앙 수비를 봤던 스콧 맥토미니가 여러 차례 실수를 범하자 무리뉴 감독은 맥토미니를 펠라이니와 교체시키고 네마냐 마티치를 중앙 수비수로 내렸다. 그리고 폴 포그바를 중앙 미드필더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한 단계 낮은 위치에 배치했다. 이어서 마타와 펠라이니가 중앙 미드필더로 서는 역삼각형 중원 구성으로 전술 변화를 감행했다. 후반전 맨유는 4-3-3 시스템으로 출발했다.

무리뉴 감독의 전술 변화는 바로 효과를 봤다. 폴 포그바와 후안 마타가 후방 빌드업을 맡으면서 뉴캐슬의 압박을 풀어 나오는 게 가능해졌다. 후방 빌드업이 원활해지자 상대 진영으로 빠르게 넘어갈 수 있었다. 전반과 다른 맨유의 빠른 공격 전환을 의식한 뉴캐슬은 더는 압박으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게다가 상대에게 측면을 내준 탓에 깊숙한 위치까지 내려앉을 수밖에 없었다. 무리뉴 감독은 일단 전술 변화로 후반전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측면에도 활력이 더해졌다. 전반 중반부터 4-2-4 시스템을 감행했을 때는 두 명밖에 없는 중앙 미드필더들이 측면으로 붙어주는 움직임을 가져갈 수 없었다. 한 명이라도 자기 위치를 벗어나면 그대로 상대 역습을 허용할 공산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맨유는 전반 내내 루크 쇼와 앙토니 마샬, 반대쪽에서 빠르게 넘어온 후안 마타를 제외하고는 왼쪽 측면에서 공격에 참여하는 선수가 없었다. 오른쪽 역시 인원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뉴캐슬의 압박을 풀기 위해 가장 중요했던 측면에서의 위력이 너무나도 떨어져 있었다. 뉴캐슬 수비는 맨유의 측면 공격을 간파한 채 손쉽게 수비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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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45분에 역전골을 넣은 알렉시스 산체스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그러나 후반전 무리뉴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를 세 명으로 늘렸다. 적어도 한 명 이상의 중앙 미드필더가 측면으로 붙어서 풀백, 윙어와 연계해주는 것이 가능해졌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맨유는 후안 마타와 폴 포그바가 자주 왼쪽 측면으로 붙어주며 루크 쇼, 앙토니 마샬의 전진을 도왔다. 후반 중반부터는 교체 투입된 알렉시스 산체스까지 적극적으로 왼쪽 측면을 향한 움직임을 가져갔다. 왼쪽에서 수적으로 밀리기 시작한 뉴캐슬은 선수단의 기동력마저 문제가 발생하면서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흐름은 자연스럽게 맨유로 넘어가고 말았다.

맨유는 마타의 프리킥 골을 시작으로 왼쪽에서 포그바와 마샬의 합작으로 동점 골을 터트렸고 추가 시간에는 물러서 있던 뉴캐슬 수비 사이에서 산체스가 극적인 헤더 골을 넣어 3-2로 승리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행해진 무리뉴 감독의 선수 교체와 전술 변화가 제대로 효과를 거뒀다. 경기가 끝난 후 맨유 레전드 피터 슈마이켈은 자신의 SNS에 “무리뉴가 훌륭했던 경기였다”며 소감을 남겼다. 평소 무리뉴 감독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쏟아내던 맨유 레전드 폴 스콜스도 이날만큼은 “무리뉴가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좋은 변화를 줬다. 그의 열정적인 모습이 보기 좋았다. 팀을 잘 바꿔놓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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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 정말로 달라졌을까?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이 기회를 살리는 건 무리뉴의 몫
맨유의 후반전은 인상적이었다. 과감한 교체술과 의미 있는 전술 변화로 경기를 다른 국면으로 풀어갔다. 0-2로 끌려가던 맨유는 3-2 대역전극을 완성하며 5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다. 감독 경질설과 무승 흐름에 무너지는 듯했던 맨유가 침체한 분위기를 기어코 뒤집는 데 성공했다. 무리뉴 감독을 질타하던 팬들, 비난을 일삼던 전문가와 구단 레전드들 조차도 이번만큼은 무리뉴 감독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이 분위기를 어떻게 살릴지는 이제 전적으로 무리뉴의 몫이다. 어렵게 뒤집은 경기긴 했지만 상대인 뉴캐슬은 이번 시즌 무승(8경기)에 최악의 출발을 보이던 팀이었다. 최하위 팀을 상대로 무리뉴 감독이 사전에 꺼내든 선발 명단과 전술은 좋지 못했고 이는 전반전 맨유를 0-2로 끌려가게 했다. 무리뉴 감독이 취한 후반전 극단적인 공격 전술도 이미 극한까지 몰린 상황이었기에 가능한 카드였다. 웬만큼 전력이 올라온 팀을 상대로 평상시에 쉽게 꺼낼 수 있는 전략은 아니었다. 그래서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뉴캐슬전 승리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경기를 뉴캐슬전처럼 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직 무리뉴 체제 맨유의 문제점은 남아있다.

게다가 맨유는 10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첼시, 유벤투스, 에버튼을 연달아 만나는 지옥의 일정을 앞두고 있다. 눈앞에 찾아온 반등의 기회를 잡는 데 성공했지만 이 분위기로 그간의 부진을 확실히 떨치기 위해서는 더 명확한 해답이 필요하다. 아직 부족하다. ‘뉴캐슬전 승리’라는 기회를 잡은 무리뉴 감독이 이 분위기를 어떻게 끌고 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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