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해설위원은 여러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KBS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KBS 이영표 축구 해설위원이 쓴 자서전 내용이 뒤늦게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영표 해설위원이 지난 6월 출간한 자서전 ‘말하지 않아야 할 때’의 한 대목을 지적하는 글들이 게재됐다.

논란이 된 내용은 책의 ‘무통 주사’라는 대목에 등장했다. 이영표는 “우리 가정에 셋째가 생겼다. 간호사가 요즘 거의 모든 산모가 통증을 없애는 무통 주사를 맞는다며 의향서를 갖고 왔다”고 적었다. 이어 “나는 하나님께서 여자에게 해산의 고통을 주신 것과 남자에게 이마에 땀을 흘려야 먹고 살 수 있다고 하신 창세기 3장 16절을 찾아 읽었고 주님께서 주신 해산의 고통이라면 피하지 말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첫째와 둘째 모두 무통 주사 없이 출산하며 그 고통을 잘 알고 있던 아내는 내 의견에 따라 무통 주사를 맞지 않았다”고 썼다. 그러면서 “말씀에 따라 살려는 노력은 힘들고 고통스럽다”면서 “신기하게도 그런 노력으로 느껴지는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아내와 나는 앞으로도 쉽게 사는 방법과 말씀대로 사는 방법 사이에서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내용에 대해 아내의 자유를 남편이 침해했다는 의견부터 정작 자신은 무릎 수술을 할 때 마취를 했으면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성경을 남녀 차별적으로 해석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기독교계 일각에서는 무통주사를 비성서적으로 해석한 이영표 위원의 무리수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영표 해설위원의 발언 중 논란이 되는 발언은 이뿐 아니다. 그는 지난 5월 출간한 <생각이 내가 된다>(두란노)에서, 동성애를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위험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동성애 차별 발언을 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이 책에서 “동성애를 '틀린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를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위험한 사람들이다. 다른 것을 틀리다고 말하고 틀린 것을 다를 뿐이라 말하는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다른 것을 세상 속에서 다른 것을 다르다고 말하고 틀린 것을 틀리다고 말하는 것이 이제는 위대한 일이 되어 버렸다”고 밝혔다.

그는 “예수님의 사랑을 가지고 동성애를 행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되, 동성애라는 행위 자체는 죄이며 잘못된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 속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죄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현역 시절이던 2006년 토트넘에서 뛸 당시 동성애 혐오 응원 근절 캠페인에 동참한 바 있다. 당시 토트넘은 경기 도중 솔 캠벨의 잠적을 동성애와 연관시켜 비하하는 노래를 불러 물의를 일으켰고 이후 토트넘은 홈 경기에서 동성애 혐오 근절 캠페인 문구를 내보내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토트넘은 당시 “‘모든 종류의 성, 인종, 종교 등의 차별과 희롱’에 대해 강력히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고 이후 프리미어리그의 다양한 팀들이 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현재는 프리미어리그 경기장에 대기 중인 경찰들도 동성애 혐오나 인종 차별 발언이 나오면 즉시 조치할 정도로 축구장에서의 차별은 근절 추세에 있다.

토트넘에서 한창 동성애 혐오 근절 캠페인을 벌일 당시인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뛰었던 이영표 해설위원의 동성애 혐오 발언은 최근 불거진 ‘무통주사 거부 논란’보다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당시 토트넘에서 주전으로 3년간 활약하며 동성애 혐오 근절 캠페인에 동참했던 선수가 은퇴 이후 동성애 차별 발언을 했다면 국제적인 논란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편 2009년 이영표 해설위원은 한 개신교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가 벌인 선교 활동도 자랑스럽게 밝혀 논란이 됐던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다른 여러 중동 국가와 마찬가지로 이슬람교가 국교다. 타종교 선교 행위가 엄격히 금지돼 있고 해외 타종교인의 출입도 엄격히 규제된다. 개종을 했다가는 처형을 당하는 일까지도 있을 만큼 이슬람 국가는 무척이나 폐쇄적이다.

하지만 이영표 해설위원은 한 개신교 방송에 출연해 “유럽에서 뛰다 사우디 알 힐랄에서 이적 제의를 받은 뒤 구단 최고 권위자와 면담을 할 때 계약 조건을 하나 내걸었다. ‘제가 원하는 한국인 몇 명의 비자 발급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구단에서는 내가 지정한 한국인의 비자 발급을 도와줬다”면서 “이들은 목사님과 선교사님이었다. 선교가 힘든 중동에 복음 전도자들을 입국시킬 수 있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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