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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아산=조성룡 기자] 아산무궁화 박동혁 감독의 눈물에 그의 친구들도 깜짝 놀랐다.

29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아산무궁화와 수원FC의 경기 전 박 감독과 취재진은 마주하고 앉았다. 이날 화제는 단연 박 감독이 흘린 눈물이었다. 박 감독은 22일 부산아이파크 원정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흘렸다. 이 이야기가 나오자 박 감독은 멋쩍게 웃으면서 "나 강성인데…"라더니 "여러가지 복잡한 사정이 있었다. 경기 끝나고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쓰러지기도 했고 라커룸 안에서 우는 선수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지금은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지내는 박 감독이지만 과거에는 '무서운 형'이었다. 후배들에게 무서운 선배였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 울어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대부분 선수들이 운다는 은퇴식 때도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그 때는 좀 울컥했는데 눈물이 흐르지는 않더라"고 말한 박 감독은 "선수 때는 한 번도 울지 않았는데 감독이 되니 울었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박 감독과 아산은 진퇴양난이다. 경찰청의 방침에 따라 올해를 마지막으로 없어질 수 있다. 내년까지 군 생활을 해야하는 14명 선수들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아산시 지역 주민들과 팬들은 일방적 감축이 아닌 단계적 감축을 요구하며 격앙되어 있다. 이러한 복잡한 사정이 박 감독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감독의 지인들은 무엇보다 박 감독이 눈물 흘렸다는 사실에 많은 관심을 보내고 있다. 그와 함께 선수 생활을 한 친구들은 놀랍다면서도 재밌다는 반응이다. "79년생 축구선수들끼리 단톡방이 있다"라고 소개한 박 감독은 "이동국(전북현대)이 단톡방에 우는 사진을 제일 먼저 올리더라. 우는 사진이 올라와 개인적으로는 창피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다시 그 때를 생각하니 부끄러운 듯 보였다.

그래서 요즘 박 감독은 SNS도 잘 못한다. SNS 어플을 켜기만 하면 자꾸 울고 있는 사진이 스마트폰 화면에 떠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산의 존속을 위해서라면 이런 관심조차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제 남은 것은 K리그2와 FA컵이다. FA컵에는 원래 큰 욕심이 없었지만 이 참에 우승을 해버리면 또 우리의 존폐 여부가 이슈화될 것이다. 무조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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