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아산=조성룡 기자]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할 때 아산무궁화 김현은 폭발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보다 팀 걱정 뿐이다.

29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아산무궁화와 수원FC의 경기에서 아산은 김현과 이명주의 골에 힘입어 2-1로 승리, 1위 수성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 김현은 펄펄 날았다. 직접 팀의 선제골을 뽑아냈고 이후 이명주의 골을 도우면서 1골 1도움으로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자리 잡았다. 전역 11일 남은 '말년'이라고 하기에는 활약이 쏠쏠하다.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산 김현은 "팀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 꼭 승점이 필요했다"면서 "선수들끼리 대화를 많이 했다. '이럴 때 승리 밖에 없다'고 다짐했다. 경기 내용보다 무조건 승리하겠다는 말을 수도 없이 되뇌이면서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라고 경기 후 소감을 밝혔다.

아산에서 21개월 군 생활을 곧 마치는 김현은 아산에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있지만 한창 터졌어야 할 때 부진했기 때문이다. "뿌듯함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미안하다"라고 말한 김현은 "이제 겨우 골을 넣고 있기 때문에 미안하다. 게다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전역하는 것이 아쉽다. 전역하면 시원섭섭하다고 하는데 나는 섭섭할 뿐이다. 제대 신고하는 그 순간이 오기 전까지 나는 아산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뛰겠다"면서 가슴에 붙어있는 엠블럼에 손을 갖다댔다.

전역 11일을 앞뒀기 때문에 정말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할 시기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낙엽을 조심하라는 얘기는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전역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도리다. 나는 전남드래곤즈와의 FA컵 경기는 경고 누적이라 출전하지 못한다. 마지막 경기인 대전시티즌전은 꼭 팀에 기여해 큰 도움을 주고 떠나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제서야 그는 과거 전역한 선임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선임이었던 이창용(울산현대), 박형순과 이재안(수원FC) 등은 떠나기 전 "전역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꺼내며 김현은 "그 때는 이해가 안됐다. 입대하고 처음에는 '시간만 가라. 진짜 군대 시간 안간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래서 (한)의권이나 (이)재안이 형이 전역하면서 아쉽다고 하길래 "뭐가 아쉬운가"라고 반박했다. 솔직히 그 선임들이 연기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전역하는 입장이 되니까 그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아직까지 아산 선수다. 그래서 제주 걱정보다는 아산 걱정이 더 많다. 최근 경찰청의 일방적인 발표 이후 팀 분위기가 뒤숭숭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김현은 그 안에 속해 있다. 조심스럽게 이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김현은 "이런 좋지 않은 상황이 더욱 원동력이 됐다"면서도 "솔직히 지금 남아야 하는 14명의 선수들을 보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라고 밝혔다.

지금 소속팀도 중요하지만 김현은 이제 원소속팀에도 눈길을 향할 수 밖에 없다. 제주유나이티드다. 제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김현은 "쉴 때나 일과 후 싸지방(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제주 경기를 보면서 항상 응원하고 있었다. 조성환 감독님이 요즘 힘들어 하시는 것 같더라. 그래서 더욱 응원한다. 우리보다 앞서서 한 경기에서 제주가 이기지 않았나. 그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아산 경기를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김현은 간절히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정말 간절하게 말씀 드리고 싶다"며 입을 연 김현은 "주변에 계신 분들이나 저희 팀에 관심 갖고 계시는 분들에게 진심을 다해 부탁하고 싶다. '제발 우리를 도와달라'고. 지금 상황으로 인해 눈물 흘리는 선수도 있었다. 나도 그것을 보고 울컥했다. 모든 분들께 부탁드린다. '제발 저희를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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