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랜드가 단 한 명의 아이를 위해 기획한 이벤트


서울이랜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 서울이랜드FC

[스포츠니어스 | 홍인택 기자]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었다. 그도 여느 아이처럼 즐겁게 공을 찼다. 성장하면서 함께 공을 찰 수 있는 친구들을 찾았다. 그 아이가 만난 친구들은 네이비색 얼룩무늬의 유니폼을 입고 녹색 운동장을 뛰어다녔다. 아이도 함께 뛰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는 유니폼 대신 환자복을 입어야 했다.

홍인성 어린이는 서울이랜드FC의 U-12 팀에서 친구들과 공을 차며 축구선수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인성이는 병원에서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소아암. 정확히 어떤 병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 부모님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은 많이 아프겠지만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인성이의 걱정은 다시 축구를 할 수 있을지였다.

그 작은 어린이는 그 이후로 축구장에 나오지 않았다. U-12 팀 노민호 코치는 물론 친구들도 인성이의 소식을 잘 알지 못했다. 인성이의 부모는 인성이의 발병 시기나 정확한 상태가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저 아이가 다시 건강을 찾고 운동장을 뛰어다닐 수 있다면, 아니, 그저 침대에서 힘차게 뛰어나와 행복하게 살아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서울이랜드 구단 측도 정확한 사정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인성이의 상황을 전해 들은 뒤로 모두가 가슴 아파했다. 이 일은 비단 유소년팀뿐만이 아니라 구단의 전체 구성원들이 알게 됐고 그들 모두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이랜드의 성적과는 상관없이 그들의 마음 한쪽에는 늘 고민거리가 있었다. ‘인성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인성이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생겼다 ⓒ 서울이랜드FC

그러던 중 희소식이 전해졌다. 인성이가 많이 나아지면서 외출이 가능해졌다는 것. 그리고 다시 경기장에 올 수 있는 단계까지 회복했다는 소식이었다. 구단은 인성이의 회복 소식에 크게 기뻐하면서 그동안 치열하게 고민했던 이벤트를 실행 단계로 옮겼다. 축구선수를 꿈꾸는 아이. 그렇다면 인성이가 좋아할 만한 선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부탁하자.

구단의 전 직원이 직접 발품을 팔았다. 구단의 인맥을 총동원했다. 선수단, 홍보직원뿐만 아니라 구단의 스카우트, 에이전트까지 모두가 움직였다. 직접 연락할 수 없었던 선수들은 인맥의 인맥을 동원했다. “우리 팀에 소아암을 앓고 있는 어린이가 있어. 네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해준다면 그 아이가 기뻐하고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서울이랜드 구성원들의 간곡한 부탁에 선수들도 기꺼이 응답했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구단은 동시에 홈경기가 열렸던 지난 22일 경기 전 행사에 인성이에게 ‘매치볼 딜리버리’를 맡기기로 했다. 이날 인성이는 양 팀 선수들의 입장이 끝난 후 그날 경기의 공인구를 품에 안고 운동장으로 들어왔다. 그날 인성이는 환자복 대신 선수들의 사인이 담겨있는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구단 모자와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아직은 회복단계라 조금 힘에 부치는 듯 보였지만 그 힘든 표정 속에서도 행복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공을 전달하기 위해 준비하는 순간,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의 거대한 전광판에 인성이를 향한 응원에 메시지가 전달됐다. 노민호 코치를 비롯해 현재는 국가대표팀 코치로 자리를 옮긴 최태욱 코치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정대세, 이강인, 백승호, 이재성, 황희찬, 이청용 등 TV나 뉴스로만 지켜보던 형들이 “인성아 잘 이겨낼 거라고 믿어. 꼭 나아서 형이랑 같이 공도 차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라면서 인성이 만을 위한 영상편지를 전했다.

정대세는 “인성아. 힘든 추억일수록 시간이 지나면 정말 추억이 돼요. 힘든 고통이 인성이를 더욱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 거예요”라고 전했다. 이강인은 “인성이 소식을 들었을 때 매우 안타깝고 걱정했지만 이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내고 빨리 나아서 함께 축구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멀리서나마 응원할게. 인성아 화이팅”이라고 전했다. 이어 백승호는 “지금은 조금 힘들더라도 조금만 지나면 더 큰 행복이 올 테니까 조금만 참고 잘 이겨내서 큰 무대에서 같이 볼 찼으면 좋겠다”라며 인성이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재성은 “인성이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씩씩하고 밝은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어”라고 전하며 화이팅을 외쳤다. 황희찬은 “인성이가 조금 아프다는 소식을 들었어. 이겨내려는 의지가 강하다고도 들었어.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운동장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어”라고 전했으며 이청용도 “인성이가 씩씩하게 이겨내고 다시 친구들과 즐겁게 축구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형이 열심히 응원할게. 나중에 기회가 되면 형이랑 같이 공을 찰 수 있는 시간도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자신을 향한 응원 메시지를 지켜보는 인성이 ⓒ 서울이랜드FC

인성이는 행복한 표정이었다. 영상은 인성이와 함께 공을 찼던 U-12 선수들이 모두 함께 보낸 응원 메시지로 마무리됐다. 인성이는 그날 경기의 공인구를 전달하고 심판 선생님, 팀의 주전 공격수 비엘키에비치와 함께 사진을 찍고 식전 행사를 마무리했다. 인성이 만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였다.

서울이랜드 구단 관계자는 “인성이가 좋아할 만한 선수들을 수소문해서 연락한 것으로 안다. 주변에서 엄청 도와주셨다.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들도 “구성원 각자가 여기저기 발품을 팔았는데 취지가 좋아 선수들도 흔쾌히 스스로 영상도 다 찍어줘서 보내줬다”라며 “인성이가 좋아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구단 측은 연휴가 시작하는 날임에도 그날 전광판을 통해 전달됐던 응원 영상을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업로드했다. 영상을 본 서울이랜드 팬들도 인성이를 위해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모두가 인성이를 위해 “힘내. 화이팅”이라며 인성이의 회복을 기원했다. 서울이랜드라는 팀으로 묶인 인연이 모여 구단 유소년 출신의 한 어린이의 회복을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intaekd@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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