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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대구=곽힘찬 기자] 그가 다시 돌아왔다. 조현우가 대구로 금의환향했다. 26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대구FC와 경남FC의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장내 아나운서가 “조현우”를 외치자 경기장을 찾은 7,142명의 관중들은 엄청난 환호성으로 그의 복귀를 반겨주었다.

올해 조현우는 대구를 두 번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포함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주전 수문장으로 맹활약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손흥민, 황의조와 함께 와일드카드로 뽑혔고 한국의 2연속 금메달을 이끌어냈다.

이날 경남전은 조현우에게 있어서 두 달만의 홈 복귀전이었다. 오랜만에 대구 스타디움에 발을 내딛은 조현우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생각보다 많은 팬들이 찾아와서 매우 놀랬다”는 조현우는 “다시 돌아와 기쁘고 이제 대구의 상위 스플릿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실점이다. 조현우는 “지난 상주전에서 대승을 거두긴 했지만 2실점을 했고 오늘 경남전에서도 실점을 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뒤에서 내가 잘 막아줘야 되는데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애초 조현우의 복귀가 늦어진 것은 부상 때문이었다. 조현우는 벤투 감독 체제로 출발한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됐지만 아시안게임에서 당한 부상 때문에 하루 만에 명단에서 제외되고 말았다. 본인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조현우는 “부상 부위는 이제 아프지 않다. 그래도 지속적으로 몸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하며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다시 대구의 수문장으로 돌아온 조현우는 여전히 수많은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신인 선수들을 재조명하는 영상을 선보였다. 여기에 조현우가 등장했다.

FIFA는 독일전에서 엄청난 선방쇼를 펼친 조현우의 활약상을 주로 다루며 ‘뉴 슈퍼스타’로 평가했다. 조현우는 “솔직히 굉장히 놀랐고 기분이 좋았다. 무엇보다 한국에도 이런 골키퍼가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 기뻤다. 하지만 월드컵은 월드컵일 뿐이고 앞으로 나의 축구인생에서 더 중요한 경기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지난 일들은 다 잊었다. 이제 다가올 경기에만 신경을 쓸 것이다”면서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FIFA에서 선보인 영상에 등장한 조현우 ⓒ sportainment 유튜브 영상 캡쳐

조현우가 잠시 자리를 비우기 전 대구는 강등권에서 힘든 싸움을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위 스플릿을 노리는 팀으로 바뀌며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구단으로 변모했다. 올 시즌 K리그를 통틀어 손에 꼽을 정도로 반전의 팀으로 자리매김한 대구는 이제 돌아온 조현우와 함께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조현우는 “남은 경기들은 대구가 목표를 달성하는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 당장 있을 포항 원정에서 꼭 승리해 상위 스플릿으로 여유 있게 갈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 팬들의 많은 응원을 부탁드리며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조현우의 눈은 반짝이고 있었다. 대구를 넘어, 대한민국을 넘어, 이제 세계로 뻗어나간 조현우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마주한 대구를 위해 헌신하려고 한다. 대구가 상위 스플릿 진출에 성공한다면 그 중심엔 조현우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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