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홍인택 기자]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찾아왔지만 FC서울의 부진은 이어지고 있다. 서울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28라운드에서 대구FC를 상대로 0-2로 패배했다. 김대원과 에드가에게 무너졌다. 서울은 결국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서울의 부진은 저조한 득점력과도 이어진다. 현재 서울의 득점은 고요한과 안델손이 책임지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리에는 어울리지 않는 선수인 데다가 둘 중 한 명만 빠져도 서울의 공격력은 반 토막이 난다.

서울은 골잡이가 필요하다. 중원에서의 연계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마무리가 안 된다. 서울이라는 팀도 이를 인지하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마티치를 데려왔다. 그러나 마티치도 좀처럼 서울에 승리를 선물하는 마수걸이 골을 득점하지 못한다. 순위 상승을 노리는 서울에 가장 필요한 건 결국 골이다. 이대로 가다간 서울이 하위 스플릿에서 머물 수 있으며 이번 시즌 하위 스플릿으로 향하는 팀은 그 어떤 팀도 승점 자판기가 된다는 보장이 없다. 6개 팀 모두가 강등 걱정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가을이 찾아오면 늘 박성호가 생각난다. 박성호는 지난 시즌 성남FC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박성호는 가을에 특히 물이 오른다는 전어에 빗대어 가을 전어로 불렸던 선수다. 박성호는 가을만 되면 골을 몰아치면서 팀의 승리를 이끌곤 했다. 봄에는 문선민, 여름에는 데얀이 맹활약을 펼친 것처럼 가을은 박성호의 계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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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초반 성남이 극도의 부진에 빠졌을 때 그 부진을 끊어내고 결국 승격 플레이오프까지 도달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박성호의 공이 컸다. 물론 수비가 안정화되면서 성남에 승점이 쌓였다는 해석이 주를 이루지만 당시 박경훈 성남 감독은 박성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그만큼 높이를 활용한 플레이와 박스 안쪽 장악력은 발군이었다.

가을이 되어도 골을 넣지 못하고 승점을 쌓지 못하는 서울이다. 심지어 이번 상대였던 대구는 수비의 중심이었던 홍정운과 정우재마저 없었다. 대구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비 조직력을 잘 다져놓기는 했다. 그러나 서울이나 되는 팀이 홈에서 수비에 구멍이 뚫린 대구에 골을 기록하는 데 애를 먹는다면 곤란하다.

차라리 가을만 되면 물이 올랐던 박성호가 최전방에 있다면 서울은 적어도 골을 기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선수 등록 기간이 끝난 게 아쉬울 정도다. 만약 가능한 조건이었다면 현재 서울의 상황은 박성호와 11월까지 단기 계약을 맺고 최전방에서 활용하는 게 더 이득인 것처럼 보인다. 박성호를 최전방에 세워둔다면 서울이 이렇게까지 부진하진 않을 것 같다.

물론 웃자고 하는 얘기다. 어제 먹은 전어가 참 맛있더라. 서울 팬들의 터지는 속을 조금이라도 달래려고 시원찮은 소리를 했다. 비록 그 웃음이 헛웃음이나 쓴웃음일지라도 말이다. 그만큼 서울에 믿을만한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뜻이다. 박주영이나 박희성도 가을의 박성호를 넘어설 순 없다. 물론 그들이 이번 시즌 내내 보여준 부진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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