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홍인택 기자] 대구FC를 이끄는 안드레 감독이 전략가의 면모를 드러냈다.

안드레 감독이 이끄는 대구FC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28라운드에서 FC서울에 2-0 승리를 거뒀다. 김대원과 에드가가 골을 기록하면서 7년 만에 서울 원정에서 승리를 거뒀다.

경기를 마친 안드레 감독은 "원정은 항상 쉽지 않다. 특히 서울을 상대로 서울 홈에서 경기하는 거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다. 선수들도 쉽게 경기 풀어가지 못할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우리가 최근 두 경기에서 좋은 경기를 유지했기 때문에 상대를 분석하고 전략을 준비했는데 잘 들어맞아서 승리할 수 있었다"라며 경기를 총평했다.

안드레 감독이 강조한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서울의 조급함을 이용했다. 안드레 감독은 "서울로서는 홈 경기이고 승점 3점을 노리는 상황에서 상위 스플릿에 올라가려면 공격적으로 나올 거라고 예상했다"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조급한 건 서울이라고 예상했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강조했다. 수비 간격을 좁히고 촘촘하게 하면서 상대 선수들을 끌어들이도록 요구한 뒤에 역습을 이어가도록 강조했다"라고 전했다. 안드레 감독은 "서울은 전반 실점에 더 공격적이었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역습 기회가 더 많이 나왔다"라면서 전략가의 모습을 보였다.

대구는 치열한 강등권 싸움에서 조금씩 상승세를 탄 모습이다. 하위 스플릿에 있는 모든 팀이 그렇지만 정규 시즌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경기 내용과 전술보다도 실리가 중요한 시점이다. 실질적으로 한정된 자원으로 선수단을 운영하는 대구로서는 상대에 맞춘 전략을 내세워야 승점을 쌓고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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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가' 안드레 감독은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주입한 부분이 있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오늘 경기 승패에 따라 여러분의 목표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안드레 감독은 "늘 말하지만 우리는 겸손하게 매 경기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뿐이다. 강등권 싸움에서 벌어질수록 자연스럽게 목표는 위로 간다고 생각한다. 아직 위로 간다고 볼 수는 없지만 매 경기에서 승점을 쌓다 보면 나중에 결과도 따라올 것"이라고 전했다. 9년 만에 수원삼성을 꺾고 7년 만에 서울 원정에서 승리를 챙긴 대구는 이제 6위와 승점 차이가 2점밖에 나지 않는다.

안드레 감독은 "사실 지난번 9년 만에 수원을 이겼다고 들었을 때도 몰랐다. 오늘도 7년 만의 서울 원정 승리 소식을 듣고 나서야 알았다"라면서 "이렇게 뭔가 기록을 남긴다는 거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다. 또 나 혼자만의 힘으로 거둔 게 아니고 코치진과 구단 구성원 모두가 이뤄낸 좋은 성과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기쁜 마음을 전했다.

한편 대구는 최영은을 비롯한 김대원, 정승원, 장성원 등 20대 초반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안드레 감독은 "구단의 운영 방향이 미래 지향적"이라면서 "어린 선수들이 당장 투입돼서 결과를 내긴 쉽지 않다. 시즌 초반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어린 선수들이 경기를 많이 뛰면서 경험이 쌓이고 여유를 찾다 보니 팀이 뭉쳤을 때 그들의 기량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안드레 감독은 "조현우 대신 최영은을 계속 쓸 것"이라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조현우가 오랜 시간 대구의 골문을 지킨 경력이 많기 때문에 그가 주전임은 당연하다. 조현우의 몸 상태가 완벽하다면 조현우를 쓰는 게 맞지만 100%가 아니라면 리스크를 않고 뛰게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라면서 최영은을 향한 신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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