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안양=김현회 기자] 스포츠계에서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말이 있다. 잠깐 성적이 올랐어도 결국 성적이 떨어질 팀은 시간이 지나면 떨어진다는 의미다. 이 말은 어떤 스포츠에서건 통용된다.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킨 팀이 그 기세를 계속 이어가지 못하면 이 말을 쓴다. 비슷한 의미로 시즌 막판 리그 순위 경쟁에서 밀린 팀은 기세가 끝을 모르고 추락하기도 한다. 강등 개념이 없는 리그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선수들이 동기부여를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K리그2에서는 이 말이 안 통한다. 떨어질 팀도 안 떨어진다. 15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KEB하나은행 K리그2 2018 FC안양과 성남FC의 경기를 앞두고 성남 남기일 감독을 만났다. 성남은 최근 세 경기 연속 무패(2승 1무)를 내달리고 있고 여전히 리그 선두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승격을 꿈에 그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남기일 감독은 푸념했다. 그는 “원래 하위권 팀들은 시즌 막판이 되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기세가 떨어지는 게 보통인데 K리그2는 그렇지 않다”면서 “하위권 팀들도 마지막까지 집중한다”고 했다.

성남의 이번 상대 안양이 딱 그렇다. 안양은 리그 최하위권에서 경쟁하는 팀이다. 시즌 초반에는 11경기 연속 무승(3무 8패)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리그 막판을 향해 달려가니 힘을 낸다. 최근 세 경기에서 2승 1무의 좋은 성적을 냈다. 리그 2위 아산을 3-0으로 격파하는 등 최근 두 경기에서는 무려 6골을 뽑아냈다. 탈꼴찌 경쟁을 하는 팀의 경기력이라고 보기 어렵다. 남기일 감독은 “안양이 재창단을 했나. 갑자기 이렇게 잘해서 놀랍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경기를 주도하다가 역습 허용하는 걸 경계하겠다. 우리도 최근 무패지만 안양도 무패다”라고 상대를 경계했다.

남기일 감독은 “부천이 페이스가 좀 떨어지긴 했지만 안양도 좋고 안산도 연승을 하며 분위기가 좋다”면서 “리그 발전을 위해서는 좋은 현상이다. 강등이 없지만 그래도 리그 막판까지 하위권 팀들이 최선을 다해 집중력을 발휘하는 모습이 반갑다. K리그2에서는 떨어질 팀이 끝까지 안 떨어진다. 이런 팀들한테 승점 사냥을 해야 하는데 만만하지가 않다”고 했다. K리그2 종사자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남기일 감독은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남겼다. “그런데 1위팀 감독 입장에서는 전혀 반가운 일이 아니다.”

footballavenue@sports-g.com